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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1/02

강력 1반 - 요코야마 히데오 글 / 토코로 주조 그림 : 별점 3.5점

강력1반 4 - 8점
토코로 주죠 지음/학산문화사(만화)

석원님의 추천으로 보게 된 추리 만화 시리즈입니다.

몰랐는데 원작이 따로 있더군요. 원작자 요코야마 히데오는 일전에 "사라진 이틀"이라는 작품으로 접해 본 적이 있습니다. "사라진 이틀"의 경우 추리소설은 아니라 생각되었던 만큼 원작자가 이 사람인줄 모르고 구입했기에 표지만 보고 이거 또 뒤통수 맞는거 아닌가 싶었지만 의외로 정통적인 경찰 수사물이고 또한 재미까지 있어서 놀랐습니다.
현재 4권까지 발간중인데 1권은 수사 1과 1반, 2권은 2반, 3권은 3반이 각각 권마다 주역이 되어 하나의 이야기가 완결되며, 4권은 수사 1과 과장이 1,2,3반을 통솔하며 3건의 다른 사건을 해결하는 내용으로 하나의 싸이클을 완성하고 있습니다. 다른 만화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상당히 독특한 방식으로, 매 권마다 저마다 특색있는 반원들과 캐릭터성이 강한 반장을 주인공으로 이야기 중심이 이동함으로써  흥미와 재미를 배가시킵니다.
경찰들이 주역으로 등장하는 무게감있는 수사물은 만화에서도 엄청나게 많았지만 보아온 바에 따르면 대체로 주인공의 활약에 기댄 액션 영웅물에 다름아닌 작품들이 태반이었죠. 하지만 이 작품은 수사과정 전개의 대부분을 용의자 취조에 할애하는 등 나름대로 현실감을 잘 살린 설득력있는 전개, 그리고 바스트샷을 위주로 하는 담담하면서도 리얼하지만 조용한 그림 등으로 그러한 한계를 극복하면서도 "웃지않는" 야스마사 반장이나 공안 출신의 냉정한 2반 반장 마사미 같은 만화적인 캐릭터도 스토리에 잘 조합시켜 독특하면서도 성공적인 정통 추리-수사 만화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통 추리물로 보기에는 어설픈 면도 많이 눈에 띕니다. 특히 1권같은 경우에는 트릭이 좀 난데없고 진상을 파악하는 경위도 납득하기 어렵더군요. 그래도 2권 이후부터는 트릭이나 전개, 설정 모두 상당한 수준을 보여줘서 추리 매니아로서도 만족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3권의 이야기가 추리적으로나 이야기의 완성도로나 제일 좋았다 생각되네요. (물론 저는 1반 반장인 "파란귀신" 야스마사가 제일 마음에 들어서 1권도 좋아하긴 합니다만...)

어쨌건 구입하고 후딱 읽어버린 재미난 작품이었습니다. 간만에 기대되는 추리-수사 만화를 하나 발견한 것 같아 기분이 무척 좋네요. 4권 이후가 빨리 나왔으면 합니다. 추천해 주신 석원님께도 감사드립니다.^^

미소지은 남자 - 헤닝 만켈 / 권혁준 : 별점 2점

미소지은 남자 - 4점
헤닝 만켈 지음, 권혁준 옮김/좋은책만들기

스웨덴의 도시 이스타드의 범죄 수사관인 형사 쿠르트 발란더는 한 남자를 사살한 과거 때문에 1년여를 방황하며 경찰을 그만둘 결심을 하게 된다. 때문에 그가 휴양하는 도시 스카겐에 찾아온 옛 친구 변호사 스텐의 의뢰 -자신의 아버지의 의문의 죽음을 조사해 줄 것-를 거절하지만 이스타드에 돌아온 직후 스텐마저 살해된 것을 알게 되자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다시 경찰에 복귀한다.

그는 조사를 거듭할 수록 스웨덴의 존경받는 기업가 알프레드 하더베리가 사건에 깊은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수사 방향을 그에게 집중시키지만 확실한 물증이나 근거가 없어 시간은 계속 흘러가고 검사와 약속한 수사 기한도 얼마 남지 않은 와중에 옛 경찰이자 지금은 알프레드 밑에서 경비책임자로 일하는 스트룀의 은밀한 제안을 받아들이게 되는데...


헤닝 만켈의 쿠르트 발란더 시리즈입니다. 제가 읽었던 두번째 작품 "하얀 암사자"에서 발생한 사건때문에 괴로워하는 발란더의 모습이 등장해 이채롭네요.
또 전작과 비교해 볼때 보다 감성적인 부분으로 접근했더군요. 특히 심리묘사가 뛰어난데 예를 들면 오만가지 생각을 가지고 있는 쿠르트 발란더에 대한 적절한 묘사라던가, 그 외의 여러 수사관들의 묘사를 들 수 있겠습니다. 악역인 "미소지은 남자" 알프레드 하더베리 역시 쿠르트 발란더의 유년시절의 기억과 잘 교차시켜 그 성격을 보다 확실히 구체화하는데 일조하고 있고요. 이런 점에서 본다면 심리 묘사에 따른 문학적 성취도는 분명하다고 할 수 있죠. 이번 작품에서부터 등장한 여성 형사 얀-브리트의 캐릭터가 개성적이고 독특하면서도 나름의 설정이 확실하다는 것도 마음에 든 부분이에요.
거기에 더해 경찰의 문제점을 차분히 짚어나가면서도 수사에 대한 자세한 묘사로 사회파적인 느낌도 팍팍 내 주고 있는 것도 좋았습니다.

그러나... 역시 추리적인 부분은 건질게 거의 없더군요. 변호사 살인사건만 해도 너무 작위적이고 만들어 놓은 듯한 상황 설정이라 설득력이 제로이며, 연계되는 단서 역시 실질적인 증거로서의 역할이 너무나 취약하거든요. 그나마 변호사 살인사건만 진행했더라면 보다 밀도가 있었을지도 몰랐는데 장기밀매와 같은 부가적인 소재를 이거저거 때려 넣어 악당을 대단한 악마같은 존재로 부각시킨 것은 오버일 뿐이었어요.
게다가 사건의 해결은 전적으로 범인의 대사에서만 이끌어 내고 있는 결말에 이르러서는 과연 이 작품을 추리소설이라고 불러야 할지조차 애매해질 정도였습니다. 덧붙이자면 범인도 캐릭터와 설정에 비해 막판 치밀함이 너무나 모자라 안타까왔고요.

한마디로 결론 내리자면 예상대로 "추리소설"은 아니고 프레드리히 뒤렌마트의 작품이 연상되는 범죄 심리 소설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완성도는 높지만 추리적으로는 실망스러웠기에 별점은 2점입니다. 나름 재미와 품격, 수준은 갖춘 작품이지만 제 취향은 아닌 탓에 아무래도 개인적으로는 이 시리즈를 더 구해서 읽을 일이 없을 것 같네요.

PS : 그나저나, "하얀 암사자"에서는 국제적인 킬러들의 활동무대로 쓰이고 이 작품에서는 범 세계적인 기업가가 벌이는 범죄를 다루고 있는데 완전무결한 복지의 천국인줄 알았던 스웨덴에 왜 이리 대형 사건이 많은지 좀 이해가 안 되네요.

2005/11/01

신화 진시황릉의 비밀 - 당계례 : 별점 1.5점


고고학자 잭은 친구인 물리학자 윌리엄의 요청으로 고대의 "무중력"세계를 구현했던 유적지를 찾아 그 수수께끼를 풀려 한다. 하지만 이 수수께끼에 다가갈 수록 자신이 계속 꾸는 진시황 시절 몽 장군과 옥수 공주의 사랑에 대한 꿈과 겹쳐지는 것을 느끼게 되고, 결국 꿈에서 본 장소인 한 폭포 속에서 완벽한 무중력으로 구현된 진시황의 지하 궁전을 발견하게 되는데...

공사가 다망한 관계로 (?) 포스팅이 뜸했네요. 짬내서 주말에 본 성룡의 최신작입니다.

사실 성룡 영화를 저도 예전에는 매년 놓치지 않고 봤었지만 어느 순간에서부터인가 슬슬 보지 않게 되었습니다. "중안조" 이후의 영화는 안 본 영화가 더욱 많은 것 같네요. 이유야 여러가지이겠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성룡의 유머가 슬슬 사라지면서 영화의 재미가 많이 떨어졌다는 느낌이 강했거든요. 왠지 유머와 재치를 돈으로 커버하려 한 듯한 느낌이 많이 나서 싫어지더군요.

그런데 이 영화 역시 제가 싫어한 부분을 극대화해서 답습하고 있습니다. 성룡의 유머와 재치는 거의 드러나지 않고 액션도 성룡 특유의 아크로바틱 코믹 액션은 묘지에서의 액션과 끈끈이 공장에서의 액션, 딱 2장면에서만 드러나고 나머지는 흔해빠진 중국 무협 영화의 도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어서 불만스럽고요. 제일 용서가 안되는건 클라이막스의 액션을 와이어로 땜빵한거에요. 이건 성룡이 아니야!
이야기도 당위성과 설득력 모두 굉장히 부족할뿐더러 "불사의 약"에 관련된 시공을 초월한 사랑과 윤회에 관한 이야기는 이미 "진용"에서 써먹은 것이라는 점, 그리고 식상해진 설정임에도 불구하고 10여년 전에 발표된 "진용" 쪽이 이야기의 밀도나 설득력은 훨씬 높다는 것 역시 당황스러운 점이었어요. 이야기가 해피엔딩이었으면 좀 더 마음에 들었을지 모르는데 언해피 엔딩이라는 것도 별로였고 말이죠. 게다가 악당역의 "구선생"이 왜 무공 고수인지에 대한 설명이 전혀 등장하지 않는 것도 이해 불가능의 영역입니다. 떡하니 등장해서 최고수의 무예를 급작스럽게 선보이니 기가 막힐 뿐이죠. 중국은 쿵후 고수만 교수를 할 수 있나?
이러한, 10여년 전에서 전혀 발전하지 못한 전개와 설정은 빼 놓더라도 장예모 쪽이 성룡보다는 더욱 진나라 무사에 어울리는 비쥬얼이라는 문제도 큽니다. 성룡은 아무리 생각해도 외모상으로만 본다면 미스 캐스팅이에요.

그래도 무중력에 관한 접근이 진시황릉의 비밀로 이어지는 과정과 그것을 구현한 상상력 하나는 꽤 괜찮았다고 보여지고, 김희선의 연기는 잘 모르겠지만 비쥬얼 하나만큼은 정말 최고(!) 수준이었습니다. 성룡도 몇몇 장면에서 나이를 잊은 듯한 모습과 액션을 가끔 보여주는만큼, 성룡과 김희선의 팬이라면 볼 만한 수준의 영화라 생각되긴 합니다. 그래도 대단한 팬이 아니시라면 TV에서 방송할 때 까지 기다리는 것이 훨씬 낫을거에요. 제 별점은 1.5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