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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12

철도, 역사를 바꾸다 - 빌 로스 / 이지민 : 별점 2점

철도, 역사를 바꾸다 - 4점
빌 로스 지음, 이지민 옮김/예경

<<책장을 바꾸다>>에서 추천했던 책입니다. 제목 그대로 인류 역사에 관여한 주요한 철도를 주로 소개하고 있는 미시사 서적입니다.

언뜻 보기에 책의 완성도는 높습니다. 도판도 좋아 보였고요.
실제로 담고 있는 내용도 나쁘지 않아요. 교통 수단으로서의 활용을 넘어서서 철도의 보급을 통해 일반인들이 일상에서 벗어난 '여행'을 즐기게 되는 등 사회와 관련 산업이 변화했다는걸 실제 사례를 통해 잘 보여주는 레스터-러프러버 철도 이야기나 인도 철도의 역사를 다루며 영국의 식민지 지배의 흥망성쇠까지 함께 알려주는 대인도 반도 철도 이야기, 크림 전쟁을 승리로 이끌며 군수 산업으로서의 가능성을 한껏 보여준 그레이트 크리미안 철도 이야기, 초기 미국을 양분하지 않도록 도와준 센트럴퍼시픽 철도 이야기 등 책의 부제인 '인류 문화의 흐름을 바꾼 50가지 철도 이야기'에 잘 들어맞는 이야기들을 소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차와 관련된 문학 작품과 그림, 컨텐츠 들을 알려주는 파리-르아브르 철도 이야기나 도시 교통망을 재정립한 지하철 탄생을 다룬 메트로폴리탄 철도 이야기, 추리 소설 애호가라면 누구나 알고 있을 <<오리엔트 특급 열차>>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를 소개한 시카고-세인트루이스 철도 이야기처럼 관련된 여러가지 재미있는 정보도 많고요. 디젤 엔진을 발명했던 독일의 루돌프 디젤 박사가 런던행 열차에서 홀연히 사라진 뒤 바다에서 시신이 인양되었다는 이야기는 정말이지 흥미진진했습니다!
센트럴퍼시픽 철도를 놓을 때 중국인 노동자들의 엄청난 희생이 있었고, 이 철도는 미국 원주민 거주지를 파괴했다는 사실에 대한 냉정한 서술, 그리고 중국 징장 철도와 일본 도카이도 철도와 같이 동양의 유명 철도도 망라하는 등 공평한 시각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 정도면 철덕이 아니더라도 당연히 좋아할만한 책일겁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같은 단락에서 동일한 지명도 다르게 쓴다던가, 이야기에서 주요하게 언급하고 있는 지명은 도판으로 수록된 지도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던가, 미시사 서적으로는 중요할 연도 표기에 오류가 있다던가 하는 등의 문제가 많다는 치명적인 문제가 존재합니다. 전체적인 번역 자체도 그리 좋아 보이지 않았고요. 쉽게 읽힌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2점. 번역에 조금만 더 신경을 써 주었더라면 지금보다는 훨씬 좋았을텐데 여러모로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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