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전히 재미와 감으로 써보는 2015 프로야구 예상!
몇 년 전에 프로야구 관련 글도 많이 썼었는데, 오랫만에 써 봅니다.
사실 작년 시즌, 오랫만에 두산 베어스 시즌 예상을 올리려다가 반쯤 쓰고 관 뒀었습니다. 그런데 작년에 올리지 않은건 천만다행이었어요. 저는 재작년 우승 전력을 온전히 유지한데다가 주력 선수들이 FA로이드 효과로 더 강한 모습을 보일거라 확신해서 통합 우승을 할 거라고 생각했었거든요. 하지만 잘 아시다시피 예상은 완벽하게 빗나갔습니다!
이유는 투수진 붕괴 탓이 컸지요. 선발 중 이용찬 선수는 부진을 거듭하다가 부상 후 수술로 초반 시즌 아웃되었고, 외국인 투수 플렉센도 여러 달 자리를 비웠습니다. 국가대표 우완 정통파로 활약이 기대되었던 이영하 선수는 전년도 17승에서 달랑 5승에 그치며 막판에는 선발진에서도 탈락했고, 유희관 선수는 선발진 합류 이후 최소 이닝을 투구하는 최악의 부진을 보였으니까요. 시즌 전 예상했던 5선발 중 로테이션을 제대로 지켜준 선수는 1선발 알칸타라 선수 뿐이었습니다.
중간 계투진도 마찬가지로, 전년도 마무리 이형범 선수는 부상으로 시즌 아웃, 그리고 기대가 컸던 김강률 선수와 윤명준, 김명신 선수 등도 미미한 활약만 보여주었습니다. 노장 이현승 선수도 좋지 못했고요. 이 선수들 WAR를 다 합쳐도 1이 안될겁니다.
계투로 시즌을 시작해서 선발로 전환했던 최원준 선수가 10승을 거둬주고, 트레이드로 영입했던 홍건희, 이승진 선수의 활약 등으로 중반 이후 투수진은 어느정도 새 판을 짤 수 있었지만 그 전에 까먹었던 경기가 너무 많았어요.
야수진도 기대에 미치지는 못했습니다. 내야 여러 포지션을 맡아서 대활약했던 최주환 선수 외에는 FA로이드가 별로 효과가 없었습니다. 허경민, 정수빈 선수는 전년 대비 살짝 웃도는 활약을 보여주었고, 오재일 선수와 김재호 선수는 되려 전년보다도 살짝 못 미치는 모습이었지요.
다행히 한국 시리즈까지 올라가는 저력과 뚝심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거기까지가 한계였습니다. 2위라도 차지해서 플렉센 선수를 조금이라도 아꼈더라면 해 볼 만 했겠지만, 준 플레이오프부터 거치며 우승을 하는건 아무래도 무리였어요.
작년의 아쉬움은 이쯤에서 마치고, 올 시즌을 한 번 예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투수진 :
전년도 시즌 시작 전 5선발진 거의 대부분이 교체되는 시즌입니다. 이 중 가장 큰 변수는 외국인 투수 2명 교체고요.
새 외국인 투수 둘이 합쳐 25승 정도만 해 주고, 국내 선발진이 뒤를 받치면 작년 정도 성적은 기대해볼 만 합니다. 작년 붕괴 덕에 어느정도 후보군이 갖춰진 상황이기도 하죠. 작년 10승 투수 최원준 선수에 5선발로 가능성을 보여주었던 김민규 선수, 선발을 노리는 좌완 함덕주 선수, 잠실 한정 유희관 선수 등 면면은 나쁘지 않습니다. 이영하 선수는 학폭이 걸림돌이고, 이용찬 선수는 계약도 아직 하지 못했지만 작년에도 둘이 합친 WAR은 1.4 정도에 불과했었습니다. 때문에 출장을 못한다 하더라도 큰 변수라고 보기는 힘듭니다. 팀 분위기에 문제만 없다면 말이죠.
계투와 마무리도 박치국, 김강률, 홍건희, 이승진 선수를 중심으로 이형범, 김명신, 윤명준 선수 등이 가세해주면 좌완이 부족하지만 꽤 괜찮아 보여요. 기대가 크지는 않지만 장원준 선수가 부활하거나 권휘나 최세창 선수 등이 가능성을 보여주면 더욱 좋을 테고요.
그러나 선발진에서 압도할만한 에이스가 보이지 않는 문제는 큽니다. 작년 두산 선발진이 줄부상 사태에서 그나마 버틸 수 있었던건 알칸타라 선수의 압도적 피칭 덕분이었지요. 이렇게 외국인 투수들 중 한 명은 반드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습니다. 국내 선발진도 고만고만한 선수들 중 확실하게 10승을 해 줄 수 있는 선수가 한 명 이상 필요하고요. 계투진은 김강률, 이승진 선수 컨디션이 가장 중요한 변수라 생각됩니다.
이러한 가정이 모두 좋은 쪽으로 풀린다면 10개 구단 중 전체 4~5위, 그렇지 못하면 7~8위 수준의 투수진으로 보이네요.
야수진 :
김재환, 정수빈, 박건우 선수가 지키는 외야와 페르난데스 선수가 주로 맡는 지명, 박세혁 선수를 중심으로 한 포수진은 다른 구단과 비교해 보아도 크게 나쁘지는 않습니다. 백업도 김인태 선수가 네 번째 외야수로 중심을 잡아준다면 꽤 괜찮고요.
그러나 최주환, 오재일 선수가 FA로 이적한 내야는 문제입니다. 허경민 선수의 3루를 제외하면 타 팀 대비 특별히 나아보이는 포지션이 전무해요. 조금 많이 쳐 줘서 유격수 정도?
믈론 팀도 문제 보완을 위해 FA 보상 선수 두 명 모두 내야수를 지명했습니다. 군 제대한 김민혁 선수도 있고요. 허나 공격력, 특히 장타력에서는 차이가 큽니다. 최주환, 오재일 선수가 합쳐서 30개 정도 홈런을 쳤다고 볼 때, 새로 영입한 선수들이 이 숫자를 보완한다는건 아무래도 무리입니다. 오재원 선수와 김재호 선수의 에이징 커브도 두드러 질 테고요.
그나마 김재환, 박건우 선수의 FA로이드 활약, 그리고 개인적으로 강승호 선수에게 기대가 가기는 합니다만 이 정도면 10개 구단 중 중하위권 야수진인 셈입니다.
페르난데스 선수가 공격력을 유지한 채 1루 수비를 소화하고, 외야에서 김인태 선수가 자리를 잡아 주는게 그나마 좋아 보이는데, 시범 경기에서 주전과 포지션이 판가름날 것으로 보입니다.
결론 :
잇단 선수 유출도 끝났습니다. 타 팀에서 탐낼만한 선수는 이제 없어요. 그래도 젊은 투수 몇 명은 나왔는데, 야수진은 암울합니다. 가장 문제는 장타력이고요. 어쩔 수 없이 두점 베어스 모드로, 한 점 짜내기 시도가 많은 시즌이 될 걸로 보입니다. 오랫만에 발야구도 보여줄테고요.
이 경우 과거 KILL 라인처럼 중간 계투진 역할이 중요할텐데, 박치국, 홍건희, 김강률, 이승진 선수에게 이 정도 역할을 바라는건 솔직히 팬이지만 무리로 보이네요... 그래도 제가 예상한 올 시즌 두산 베어스 순위는 5위입니다.
기본 전력이 탄탄하고 투자 중심이 명확하며 작년 대비 유출이 없는 NC와 LG가 1, 2위를 차지할건 확실해 보이지만 다른 팀들은 리빌딩을 기조인 한화를 빼면 전력이 엇비슷하니 혹시 모르잖아요? 언제나 변수가 존재하는게 스포츠고, 여러가지 우주의 기운이 모일 수도 있으니까요.
안되면 아예 기대를 접고, 투타의 중심 곽빈과 김대한 선수 (혹은 다른 난세의 영웅이)가 자리를 잡을 때까지 5년 버티는 것도 방법인데, 그러기에는 이번 FA투자가 아깝긴 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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