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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26

두산 베어스, 트레이드 단상

 

응원팀 두산 베어스가 라이벌 LG 트윈스와 좌완 함덕주, 우완 채지선 선수를 내주고 내야수 양석환, 좌완 남호 선수를 받는 트레이드를 단행했습니다.
찾아보니 두 팀의 트레이드는 두산이 이재영, 김용의 선수를 LG의 최승환, 이성열 선수와 바꾸었던 2008년이 가장 최근이었습니다. 두산이 트레이드를 자주 했던 팀인데도 불구하고, LG와의 트레이드가 유독 없었던 이유는 라이벌 팀이기 때문일테지요. 어느 한 쪽으로 무게추가 기울면, 다른 팀과의 트레이드 대비 팬들에게 훨씬 큰 원망을 들을 테니까요.
하지만 이런 위험에도 불구하고, 베어스 프런트와 코치진은 오재일 선수가 떠난 1루 자리를 채우기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 듯 싶습니다. 동계 훈련과 연습 경기, 시범 경기를 거치며 테스트했던 김민혁, 신성현 선수 모두 신뢰를 주는데 실패한 거지요. 특히 이 중 반드시 자리를 잡아주어야 할 기대주 김민혁 선수는 아무래도 시간이 많이 필요해 보이더군요.

개인적인 견해를 말씀드리자면, 괜찮은 트레이드로 보입니다. 양석환 선수부터 살펴보자면, 출루율이 낮은 공갈포 유형이라죠. 하지만 지금 두산에게 가장 필요한건 뭐다? 바로 장타력입니다! 애초에 출루율까지 높았다면 트레이드 대상이 되지도 않았을거에요. 1루 수비도 좋다니 더할나위 없습니다. 1991년 생이니 앞으로 3~4년은 기량을 유지하는데 문제도 없어 보이고요. LG에서 타 팀으로 갔던 타자들이 대폭발했던 사례와는 다르게, 같은 잠실 구장을 쓰는 만큼 갑작스러운 기량 향상은 기대하기 힘듭니다만, 두산에서 1루수 주전 자리를 확보한 상태에서 타격을 한다면, 보다 나은 모습을 보이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습니다.
그리고 남호 선수는 좌완 파이어볼러로 최고 148Km까지 던질 수 있는, 2020년 고졸 신인인데 트레이드가 되었다니 아주 의외였습니다. 작년에 선발로 좋은 모습을 보였던 기억이 나거든요. 1군에서 던진 이닝은 적지만, 가능성만큼은 충분한 기대주라 생각되네요.

물론 두산에서 내 준 선수들도 모두 좋은 선수들인건 분명합니다. 함덕주 선수는 국가대표로 아시안 게임 금메달을 따기도 했던, 한 때 국내를 대표하던 좌완 셋업맨으로 나이도 20대 후반에 불과하니까요. 채지선 선수 역시 20대의 군필 투수로 150km를 상회하는 빠른 직구와 위력적인 체인지업이 주무기인 떠오르는 젊은 투수입니다. 급작스럽게 떠나보내게 되어 굉장히 아쉬워요.
그러나 함덕주 선수는 140Km를 넘어야 위력이 배가되는데, 작년 기준으로 구속이 영 회복되지 않고 제구도 그닥이라 좋을 때와 좋지 않을 때 편차가 컸습니다. 무엇보다도 코치진이 선발로 투입하지 않기로 결정한게 이번 트레이드의 결정적 요인이 아니었나 싶네요. 채지선 선수도 이닝당 1개 꼴로 삼진을 잡아내기는 했지만 볼넷도 이닝당 0.7개 수준, FIP도 5.22라 필승조로 투입하기에는 좀 애매했었고요.
그래서 코치진은 함덕주 선수가 맡아 줄 좌완 불펜은 남호 선수와 이현승 선수로, 채지선 선수 역할은 돌아온 김강률 선수로 충분히 채울 수 있다고 판단한게 아닐까 싶습니다. 솔직히 남호 선수는 선발로 키워 보았으면 싶네요.

어찌되었건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습니다. 이제 두산 베어스 선수가 된 양석환 선수, 남호 선수 환영합니다! LG로 간 함덕주, 채지선 선수도 멋진 활약 보여줘서 프로야구 역사에 윈윈 트레이드 사례로 오래도록 기억되기를 바랍니다. 두산 전은 살살 해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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