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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21

Q.E.D Iff 증명종료 7 - 카토 모토히로 : 별점 2.5점

Q.E.D Iff 증명종료 7 - 6점
카토 모토히로 지음/학산문화사(만화)

6권에서의 실망을 뒤로하고 새롭게 읽은 7권. 간만에 로키, 에바와 뭉쳐 인도에서 수학 천재 소년을 찾고 학교 선생님 살인 사건을 해결하는 <<무지개 너머의 라마누잔>>, 그리고 전후 오사카 흥행계에서 벌어졌던 수수께끼와 같은 사건의 진상을 풀어내는 <<어떤 흥행사>>라는 두 편의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강력 범죄와 일상계 구성이 아니라서 조금 특이했는데, 전권보다는 대체로 괜찮더군요. 다행입니다.

그래서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2.5점. 아주 빼어나지는 않더라도, 기대했던 만큼의 재미를 선사하는 좋은 이야기였어요. 작품별 상세 리뷰는 아래와 같습니다. 언제나처럼 스포일러 가득한 점 참고하세요.

<<무지개 너머의 라마누잔>>
인도에서 아이들을 가르키는 라비는 아르쟌이라는 천재 소년을 발견하고 근무하는 대학 이사장에게 장학금을 요청하지만, 강도에게 살해당하고 만다.
아르쟌을 찾아서 장학금을 주어서 제 2의 라마누잔 (인도의 천재 수학자)으로 만들겠다는 고인의 유지를 받들기 위한 에바의 부탁으로 로키, 토마, 가나는 인도로 향하는데...


초반부 전개와는 다르게 아르쟌을 찾는 과정은 별로 중요하지 않아요. 핵심은 라비 선생이 살해당한 이유, 그리고 대학 이사장이 장학금 주는걸 주저한 이유를 밝히는 것입니다.
일단, 라비 선생이 살해당한건 이사장의 대학 진학 뒷거래 증거를 가지고 협박(?)했기 때문입니다. 이는 이사장이 뇌물과 뒷 돈 운운하는 장면 등의 복선으로 설명됩니다만 공정함, 정교함 측면에서는 좀 약해요. 고의는 아니었다는 이사장의 설명도 구차하고요.
그러나 장학금 주는걸 주저한 이유는 놀랍습니다. 라비 선생이 찾은 수학 천재 소년은 아르쟌이 무려 6번째인데, 그 전의 아이들은 천재가 아니라 단지 조숙했을 뿐이라는거죠. 결국 중압감으로 인해 2명은 자퇴하고, 1명은 자살해버려서 이사장은 아이들이 짊어질 부담에 대해 고민한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굉장히 와 닿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재능으로 승부하는 세계에서는 재능 차이가 명확하게 드러나는 탓에 조금 뒤떨어지면 금방 좌절할 수 밖에 없다'는건 저 역시 미술 대학교를 별볼일 없는 능력으로 겨우 졸업한 탓에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으니까요.
아울러 인도 수학자 라마누잔과 그의 발견을 테마로 하고 있고, 라비 선생이 이사장 비리의 증거가 어디있는지를 남긴 '4번째 쌍동이'라는 소수 관련 정보도 Q.E.D 스러워서 좋았습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아르쟌에게 너의 미래를 스스로 선택하라는 토마의 모습도 토마스러워서 마음에 듭니다. 냉정해 보일 수는 있지만, 틀린 말은 아니죠. 누군가의 말, 혹은 유품 (라비 선생의 반지)은 아무 도움이나 보증도 되지 않는건 당연하니까요.

그러나 아르쟌이 갱단에게 살해당한 라비 선생의 복수를 위해 갱단 사이의 항쟁을 일부러 일으킨 사건은 영 별로였어요. 위에서 좋다고 이야기한 내용 정도로 끝냈으면 좋았을텐데, 아이들 장난같은 행위로 7명이 죽고, 수십명이 중상을 입는 갱단 항쟁이 벌어진다는건 너무 막 나간게 아닌가 싶거든요.
항쟁을 일으킨 결정적 방법인 라비 선생의 유령 모습 조작도 너무 유치해서, 이게 과연 가능했을지 의심스러울 정도고요.
그래서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2.5점. 수학적인 정보 전달과 천재 소년의 장학금 관련 이야기는 여러모로 볼 만 했지만, 이에 얽힌 갱단 이야기는 나오지 않느니만 못했습니다. 갱단 이야기를 빼고 일상계처럼 정리했다면 별점 3점 이상도 충분했을겁니다.

<<어떤 흥행사>>
1964년, 오사카 흥행계의 큰손 유메다가 분신 자살하지만 불에 탄 차만 발견되고 사체는 발견되지 않는다. 그리고 현재, 유메다 사건을 추적하는 역사 학자이자 소설가 후지와라는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을 유메다와 친했던 야쿠자 야마가와의 일기가 경매에 나온걸 알고 경매에 참가한다. 그 곳에서 우연히 유메다와 관련된 기녀 츠루코에 대해 조사하는 프리라이터 가네모리와 토마, 가나와 만나게 되고, 토마는 작가들의 이야기와 일기 내용을 들은 뒤 유메다 사건의 진상을 말해준다.

사건의 핵심 수수께끼는 세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흥행사 유메다 메지로에 대한 이미지가 왜 말하는 사람마다 달랐는지?입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야망과 배포가 큰 쾌남아인데, 어떤 사람 (특히 야마가와)에게는 무능력하고 소심한 인물로 비추었던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한 것이지요.
두 번째는 유메다와 만담가 츠바메, 그리고 기녀 츠루코 3명의 관계입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떼 놓을 수 없는 사이였고, 어떤 사람들은 서로 얼굴도 안 보는 사이라고 했는데 진상은 무엇인지? 입니다.
세 번째는 차에서 사체가 사라진 수수께끼에 대한 것이고요.
이에 대한 토마의 추리는 대담합니다. 유메다와 츠바메, 그리고 기녀 츠루코가 동일인물이었다는 거지요. 유메다와 츠바메가 떼 놓을 수 없었지만 서로 얼굴도 보지 않았다는 수수께끼는 그렇게 해결됩니다. 츠루코가 모두의 비밀을 속속들이 알고 있었던 이유도 마찬가지고요. 유메다와 츠루코가 후대 작가가 추적할만큼의 무용담을 남긴 것도, 가짜였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고요. 반대로, 이들을 깊게 알게 된 야마가와에게는 그들의 진실된 능력이 보인거죠.

하지만 이 트릭을 밝혀낸 핵심 단서인 야마가와의 일기 속 묘사 - '어두웠던 극장에서 야마가와 옆에 유메다가 나타날 수 있었던 건 밝은 무대 위에서 그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메다는 무대 위에 있었던 츠바메와 동일인물이다' - 는 그럴싸하기는 하지만, 반론도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또 유메다와 츠바메가 동일 인물이라는건 그렇다 쳐도, 후대 작가가 추적할만큼 그 매력과 인기가 남달랐던 츠루코마저 남자가 변장했다는 건 솔직히 납득하기 어려웠어요. 이 정도의 변장 능력이 있었다면, 흥행사로는 실패했더라도 먹고사는데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을텐데 빚에 허덕이다가 야마가와의 일기마저 훔쳐 팔아넘길 정도로 몰락했다는 것도 이해가 되지 않고요.
때문에 대담한 추리에 걸맞는 완성도를 지녔다고 보기는 좀 어렵겠습니다.

그래도 건질게 없는건 아니에요. 전후 고도 성장기 오사카 흥행계를 그린 묘사는 괜찮거든요. 특히 유메다, 아니 츠바메의 정체를 알고 있었지만 흥행업에 대한 미련으로 친절을 배푼 배포 큰 야쿠자 야마가와는 꽤나 멋지게 그려집니다. <<타이거 & 드래곤>>의 야쿠자 야마자키와 좀 비슷한데, 그보다는 훨씬 큰 남자인 셈이지요.

그러나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2.5점. 재미 측면에서는 합격점을 줄 만 하고 트릭과 반전도 남다른 점은 있습니다. 설득력 측면에서는 아쉬움이 남지만 평작 수준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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