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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21

연애의 행방 - 히가시노 게이고 / 양윤옥 : 별점 2.5점

연애의 행방 - 6점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소미미디어

히가시노 게이고의 설산 시리즈 네 번째 작품인 단편집. 시리즈 2편 부터의 무대였던 사토자와 온천 스키장이 주요 무대로 등장합니다.

하지만 단편집이라는 점 외에 다른 시리즈와는 전혀 다른 차이점이 있습니다. 추리모험범죄물이 아니라 일상 연애물이라는 점입니다!
모두 일곱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는데, 호텔리어 히다를 큰 축으로, 그의 직장 동료이자 친구인 미즈키와 아키나 커플, 쓰키무라와 마호 커플, 그리고 히다가 프로포즈를 하려 했으나 실패한 미유키와 고타 커플, 마지막으로 히다와 모모미 커플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설산 시리즈답게 이들의 연애가 대부분 사토자와 온천 스키장에서 이루어지고요.

전작이었던 <<눈보라 체이스>>가 대학생의 청춘 연애 활극 느낌이었다면, 이번에는 아예 연애물에 집중한 건데 그 결과물은 꽤 괜찮은 편입니다. 무엇보다도 추리 소설 작가답게 연애물이지만 약간이나마 미스터리 요소를 더하고 있다는게 마음에 들었어요. 고타가 모모미와 불륜을 꿈꾸다가 리프트에서 약혼녀 미유키를 마주한다는 첫 에피소드부터 그러합니다. 고글과 마스크 등으로 중무장해서 얼굴을 알아볼 수 없는 스키장의 특수 상항을 잘 이용하여 불륜남의 긴장감을 코믹하게 잘 그려내고 있거든요. 이 상황은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고타의 얄팍함이 드러나는 반전으로 연결되는 결말로도 이어지는데 역시 괜찮았습니다. 수미쌍관식 구조인 셈인데 이야기아 아주 잘 어울렸어요.
또 히다의 프로포즈 대작전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미즈키의 프로포즈를 위한 작전이었다는 에피소드도 반전의 묘미가 느껴졌으며, 히다의 진심을 알아내기 위해 모모미가 일부러 슈퍼볼 경기가 있는 날, 사찰 순례 여행을 제안하는 장면 역시 공정한 (너무 노골적이긴 했지만요) 단서 제공을 통해 쌓아 올린 복선이 설득력있게 쓰여지는 좋은 장면이었습니다.

그러나 미즈키, 고타의 한 없는 가벼움은 영 별로였습니다. 30대의 진중한 연애를 그려주는게 더 좋았을텐데 말이죠. 무엇보다도 모모미가 고타의 얄팍함을 폭로하는 에피소드가 마지막이라는건 많이 아쉬웠습니다. 히다와 모모미 커플이 제대로 이루어졌는지는 확인하고 싶었거든요.

그래도 재미있게 읽히기는 합니다. 가볍게 읽기에 적당했던 소품들이에요. 누가 죽거나, 부서지거나 하는 것 보다 젊은 남녀의 사랑 이야기가 더 설산에 어울리는 법이지요. 제 별점은 2.5점입니다. 더운 여름, 시원하며 유쾌하며 가벼운 읽을거리를 찾으시는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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