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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30

요리 만화들 짤막한 감상 (3)


애정하는 작품인 <<술 한잔 인생 한입>>의 작가 라즈웰 호소키가 온갖 초밥을 연구하며, 심지어 직접 초밥을 쥐기까지 하는 과정의 이런저런 에피소드를 다룬 작품.

우선 음식, 특히 초밥 및 각종 관련 정보를 재미와 함께 잘 제공해 주고 있습니다. 나무젓가락이 무려 4등급이 존재한다는건 정말이지 처음 알았네요. 또 단순한 정보의 나열이 아니라 직접 실험하고 경험한 내용이 많아서 마음에 듭니다. 편의점 초밥을 더 맛있게 먹는 방법을 여러가지 실험해보거나, 초밥과 가장 잘 어울리는 차를 찾기 위해 이런저런 차와 함께 먹거나, 초밥의 간을 여러가지로 만들어 먹어 본다던가, 맥주에 가장 잘 어울리는 스시를 만들어 본다던가 (심지어 그 중 하나는 소시지 스시!) 하는 식으로요. 이 과정에서 터득한 레시피 제공도 아주 좋습니다. 스키야바시 지로의 메인 셰프인 지로 씨의 스시를 먹은 경험담 등도 값지고요.

그러나 단점도 큽니다. 모든 음식들에 대해서 작가의 취향이 강하게 반영되었으며, 한글화가 매끄럽지 못하다는 단점도 있긴 하나 이는 사소합니다. 의외로 가장 큰 문제는 1권과 2권은 1/3 가량이, 3권은 2/3 이상이 전혀 다른 만화로 채워져 있다는 점입니다.
1권은 작가가 여행하면서 이런 저런 음식을 먹었던 일상계 여행 에세이 만화가, 2권은 약간 소심한 식도락가 샐러리맨 에비코지 아지마로가 등장하는 <<내 멋대로 1성 식당>>과 <<술 한잔 인생 한 입>>의 스핀오프 같은 <<소라의 술>>, 3권은 목욕이 취미인 공무원 센타로의 목욕 생활을 다룬 <<속세 목욕>>이 각각 수록되어 있거든요. 이 만화들이 재미가 없는건 아닙니다. 그러나 이렇게 분량을 차지해가면서 수록한건 반칙같이 느껴져 기분이 별로 좋지 않네요. <<라스시>>만으로는 두 권 분량으로 충분했을텐데 말이죠. 때문에 감점하여 별점은 2.5점입니다.


[고화질] 미식탐정 란포 2권 (완결) - 6점
Kusumoto Tetsu/미디어팜

'식사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지론을 가진 탐정 우타가와 란포가 의뢰받은 조사 대상이 먹는 음식을 같이 먹으면서 의뢰를 해결한다는 내용. 브리아 샤바랭을 탐정화한 아이디어지요.

억지도 있지만, 정말로 먹는 걸로 의뢰를 해결하거나, 상황을 예측하는게 나름 설득력있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같이 소금구이를 좋아하는 그녀의 진심이 알고싶다는 의뢰를 받고, 미행을 통해 사실은 그녀가 양념 구이도 좋아하는 사실을 밝혀내어 그녀의 마음을 알게된다는 식으로 말이죠. 또 주인공 란포의 식도락 철학과 각종 요리 관련 설명 및 묘사도 재미있었습니다.

그러나 아무래도 이야기 패턴이 단순하며, 너무 일 (미행, 탐문 조사 등)이 술술 풀리는 식으로 쉽게 전개한 탓에 드라마가 별 볼일없다는 단점은 있습니다. 조사 대상이 란포가 있는 음식점에 찾아올 정도니까요. 아울러 요새 트렌드와 맞지 않는 작화도 호불호가 갈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제 별점은 2.5점입니다.

혼술 땡기는 날 - 4점
다케노우치 히토미 지음, 김진희 옮김/애니북스

집순이 히토미가 이런저런 술을 즐기는 이야기. 기본적으로 집에서 먹더라도 룸메이트가 있을 뿐더러, 여럿이서 같이 마시는 경우도 많아서 '혼술' 이라고 부르기는 조금 애매합니다. '집술'이라고 하는게 훨씬 맞는 표현일텐데 말이죠. 혼술 유행에 편승하려 한 느낌이에요.

그래도 내용은 나쁘지 않습니다. 맛있는 술과 그에 어울리는 안주를 먹는게 전부인데 종류도 여러가지이고, 다 맛있어 보여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이런저런 레시피들도 대충대충이지만 실려있어서 이해를 돕고요.
그러나 너무 대충 그린 작화는 문제입니다. 술과 요리까지도 성의없어 보이는 스타일로 일관하고 있는데, 이건 음식, 요리만화로서는 굉장히 치명적인 부분이라 생각되네요.

그래서 별점은 2점. 작화만 받쳐주었더라도 평균 이상은 되었을텐데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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