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내고 싶은 사람들의 교과서 - 요시다 히로시 지음, 동소현 옮김/다산4.0 |
일본의 기획자가 알려주는 책을 내는 방법. 왜 책을 써야 하는지에서 시작해서 어떤걸 써야 하는지, 어떻게 출판사와 기획자를 설득할 수 있는지를 상세하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저도 그동안 책 한 권 내볼까 하고 이곳저곳 기웃거린 적이 있는데 제 생각이 얼마나 짧고 어설펐는지 알게 되었네요. 이 책에 따르면 제가 어떤 걸 써야했는지부터 불분명했더라고요. 창피하고 부끄럽습니다.
글을 쓰기 위해서는 나만 쓸 수 있는 글을 위해 나만이 가진 가치와 테마를 찾아야 한다는, 너무나 당연한 말로 시작하지만 상세한 방법론이 뒤를 잇습니다. 우선은 '책으로 쓸만한건 좀처럼 있을 법 하지 않은 일, 즉 'USP' (Unique Selling proposition)이며 나만의 USP를 찾아야 한다. 이를 위한 질문은 다음의 3가지이다'입니다.
1. 어렸을 때 부터 좋아했던 일은? (지속성)
2.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몰두하는 일은? (집중)
3. 남들이 별로 하지 않는 일 중에 하고 있는 일은? (탁월함)
여기서 핵심은 세번째 질문입니다.
쓰고 싶은 분야를 찾는 5개의 고리는
1. 돈 : 진귀한 수집품 관련 등
2. 시간 : 오랜 시간을 들여 쌓은 경험
3. 전문성 : 면허나 가업, 지역 정보 등
4. 네트워크 : 정보와 인맥
5. 라이프워크 :내가 평생 하고 싶은 일, 열정
이고요.
그리고 글을 쓰기 전에 내가 지금 어디에 있고 어디로 나아가야 할 지를 알아야 하며, 자신의 인생을 포지셔닝 해야 한다는군요. 현재를 알고 목표가 있어야 글을 쓸 수 있으며, 내 위치를 알아야 어떤 글을 쓸지가 명확해지니까요. 위치에 해당하는 타입은 카리스마 형, 대가형 (전문가 스타일), 장인형 (달인 스타일)의 세 가지가 있는데 전문가는 노하우를 갈고 닦으며 연구하는 연구자, 장인은 한 가지 일만 파고들어 목적을 달성하는 인물을 말합니다. 카리스마형은 자기계발서, 대가형은 비즈니스 관련 도서 (수단이나 방법 방식, 실무, 학문, 정보를 알려주는), 장인형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단 하나의 스킬이 담겨 있는 전문 서적이 어울리고요. 그럴듯하죠?
이에 따라 제가 쓸만한 분야, 방향을 뽑아본다면 저는 어렸을 때 부터 추리 소설 읽는걸 좋아했습니다.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었고요. 또 남들이 별로 하지 않는 블로그에 서평 올리기를 16년 넘게, 매년 수십권씩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즉, 저의 USP는 추리 소설 서평이 되겠죠. 그리고 쓰고 싶은 분야 항목에서도 오랜 시간을 들인게 각종 도서들의 서평입니다.
하지만 이를 자기 계발서나 정보서로 포장하기는 조금 힘들고,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단 하나의 스킬이 담긴 책으로 써야 할겁니다. 추리 소설 중심의, 다른 책들 서평을 결합한 그런 책이요. 예를 들자면 "추리 소설 속 요리" 같은 식이겠죠.
이렇게 쓰고 싶은걸 찾았다면, 어떻게 출판사에서 책을 내게 만드는지에 대한 설명도 빠지지 않습니다. 작가의 매력적인 프로필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기획서"가 가장 중요하다는군요. 그리고 직접 "황금 기획서"를 공개하고 있습니다. 무려 17개 항목이 빼곡하게 나열되어 있죠. 간단하게 소개해 드리면 다음의 순서입니다. '제목, 부제, 메인 카피, 책의 내용, 저자명, 저자 프로필, 감수자, 감수자 프로필, 기획 의도, 기획 배경, 예상 독자, 유사 경쟁도서, 유사 경쟁도서와의 차별 전략, 사양, 원고 마감 예정일, 기타 희망사항, 마케팅.'
여기서 제목에 대한 설명이 인상적이에요. 잘 나가는 책의 비결은 제목이 80%, 장정 (제본 + 디자인)이 20%라고까지 하니까요. 보다 자세하게는 '제목은 0.3초, 부제는 3초, 카피는 30초만에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고 합니다.
그 뒤에도 글을 쓸 때의 법칙 등이 이어집니다. 여기서는 '처음과 마지막 세 줄을 정성들여 써라.' 라는 말이 가장 기억에 남네요.
이런 도움이 되는 이야기가 많지만 무엇보다도 이 책을 읽고 가장 큰 수확은 책을 쓰면 과연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에 대한 답입니다. 여러가지 답이 있지만 '책은 공간적인 확장성 뿐 아니라 시간적인 확장성도 있다. 20년이 지나도 50년이 지나도 자녀와 손자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게 가장 와 닿았습니다. 책을 통해 친지와 후손들이 저를 추억할 수 있다면, 책은 꼭 한 권 정도 볼만 할겁니다. 절판이 되거나 잊혀질 수 있지만, 최소한 그 책을 기억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계속 남아있을테니까요.
이렇게 책을 내야겠다는 의욕에 불을 지폈다는 점에서 별점은 3점입니다. 실용적인 가치도 높은 만큼 책을 내고자 하는 분들이라면 한 번 정도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