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의 역사 - 지즈강 지음, 권수철 옮김, 계영희 감수/더숲 |
중국 교수가 쓴 수학 역사책. 딸아이에게 도움이 될까 싶어 구입한 책입니다.
장점이라면 서양 위주의 수학 역사서가 아니라 동양에서 (중국 한정이지만) 어떻게 수학이 발전했는지를 잘 알려준다는 점입니다. 아예 <<중국 수학의 고고한 품격>> 이라고 따로 분량을 할애해서 소개할 정도인데 내용도 아주 새롭고 재미있었어요. 중국판 피타고라스의 정리인 "구고의 정리"가 어떻게 쓰여져 있는지에서 시작해서 중국 수학을 대표하는 문건인 <<구장산술>>에 대한 소개, 유명한 중국의 수학자들에 대한 소개, 당나라 때 관리 승진 시험 문제로 출제된 "영부족 계산법" 등 처음 알게 된 내용이 가득하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중국의 고차연립방정식을 의미하는 '천원술'과 '사원술'을 소개하며 이것이 김용의 <<사조영웅전>>에 인용된 항목을 함께 소개하는 장면에서는 무릎을 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읽을 당시에는 몰랐었는데 수학적인 해석이 함께 해 주니 황용이 얼마나 똑똑한 소녀인지를 더욱 잘 알 수 있었거든요. 김용이라는 작가의 고증, 역사적 깊이에 탄복한 건 덤이고요.
하지만 단점도 분명한데 너무 어렵습니다! 일반인, 특히 학생 상대로 적합한 책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들 정도에요. 수학사를 대표하는 여러 이론, 그리고 그 예를 소개하고 있는데 설명이 너무 부족해서 이해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유명 수학적 이론과 수학자 소개에 그치는 다른 수학 역사서에 비해 실제 이론과 문제를 소개한다는 측면은 분명한 장점이지만 설명이 부족해서 득보다는 실이 커 보입니다. 물론 제 수학적 깊이와 사고가 유치한 수준에 그치는게 문제겠지만 그래도 책 한권으로 설명되었던 "페르마의 정리" 해법을 20 페이지도 안 되는 분량으로 소개하는 식으로 요약이 과한 탓도 커요. 실려있는 각종 수식, 공식도 "왜 그런지?" 가 뒷받침되어 있지 않고요.
그래서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2점. 수학 역사서로는 괜찮지만 지금보다는 이해하게 쉽게 소개된 문제를 다루어 주었어야 했습니다. 이대로는 너무 어려워서 좋은 점수를 주기는 힘드네요. 차라리 중국 수학 쪽에 집중했더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