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동! 검은손 탐정단 - 한스 유르겐 프레스 지음, 박수현 옮김/아이세움 |
어딘가 블로그에서 접하고 갑자기 너무나 읽고 싶어서 구입하게 된 아동용 추리소설. 우리나라에는 2004년도에 발표된 판본입니다. 벌써 13년 전이군요.
제가 어렸을 적에 어린이가 읽을만한 소년탐정단 관련 소설은 전설의 명작 <<매거크 탐정단>> 시리즈와 에리히 케스트너의 <<에밀과 탐정들>> 정도 밖에 없었는데 199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다양한 어린이용 탐정, 추리소설 소개가 시작되었죠. 정말로 많은 어린이용 추리소설이 쏟아져 나와서 지금 보면 정말이지 격세지감입니다. 제가 읽어 보지 못한 작품도 많아서 살짝 질투도 나고 말이죠.
이 작품은 이러한 어린이용 추리 소설의 러쉬 와중에도 탄탄한 위치를 아직 유지하고 있는 (듯한) 인기작입니다. 그런데 이 작품이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인지는 잘 모르겠네요. 제목만 놓고 보면 첫 번째 작품 같은데, 내용에서는 시리즈 후속작인 느낌이 강하게 나거든요. 탐정단이라면 당연히 있어야 할 탐정단이 처음 만들어진 계기라던가, 탐정 단원들 소개가 거의 전무하며 탐정단이 나름 자리를 잡아 경찰과 함께 사건 수사를 하는 것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야기부터 읽어도 내용을 이해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기는 합니다만.
여튼 읽기 시작한 후 곧바로 큰 위화감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위화감의 정체는 바로 이 책은 추리소설이 아니라 '숨은 그림 찾기'라는 것입니다!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주요 항목별로 수수께끼가 등장하는데, 그 해답은 바로 이어진 삽화 속에 있거든요. 그런데 정답을 찾는 것이 추리력보다는 정해진 클리셰 (대표적인 예는 범행 시 깨진 시계라던가 담배 연기로 누군가 있다는 것을 알아내는 것)를 활용한 숨은 그림 찾기입니다. 이래서야 <<윌리를 찾아서>>와 별로 다르지 않죠.
물론 단점이라고 마냥 폄하할 수는 없습니다. 주요 독자라는 11세 가량의 아이들에게 가장 적합한 방식일 수도 있으니까요. 게다가 소개되는 2편의 이야기 모두 나름의 재미도 있고 숨은 그림 찾기건 뭐건 정답을 찾아가는 과정만큼은 충실하게 전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인기를 끌 만한 여지도 없지는 않습니다. 그림도 아주 좋은 편이고요.
결론 내리자면 별점은 2.5점입니다. 추리물이라는 것에 입문하는 어린 친구들에게는 충분히 좋은, 추천할 만한 책인만큼 나중에 제 딸아이에게 한번 보여주려 합니다.
그런데 이런 책이 출간 될 정도인데 왜 전설의 명작 <<매거크 탐정단>>은 아직도 복간이 되지 않는걸까요? 이유를 잘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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