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는 <<nervous breakdown>> , 그리고 <<초공속 가루비온>>의 캐릭터 디자이너로만 알려진 타가미 요시히사의 1980년대 작품. 정확하게는 1985~87년까지 연재된 작품입니다. 대표작이라고 하는 <<카루이자와 신드롬>> 연재 종료 직후 (1982~85) 발표된 작품으로, 작가 인생 최전성기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다른 대표작 <<grey>>와도 년도가 겹치네요. 굉장히 진지한 SF물이면서도 크리쳐 물이기도 하고, 미스터리 스릴러물 성격도 포함된 복잡한 내용을 갖춘 작품입니다.
"누시"라는 큰 곰(?)이 사람을 습격하곤 하는 시골 마을 (정확하게는 '붉은 숲'이라는)이 있습니다. 도쿄에 사는 주인공 미나기 류이치는 어린 시절 어머니 후유코가 누시에게 살해당했는데, 어느날 우연히 본 TV 뉴스에서 누시가 다시 나타났다는 것을 짐작하고 복수를 결심합니다. 그리고 교제하던 유키에와의 성관계 동영상으로 그녀의 아버지를 협박하여 300만엔이라는 자금을 마련한 후 고향으로 향하죠.
이곳에서 류이치는 대학 조교 혼조 테츠야를 만나고, 백악기 (7,000만년전) 지층에서 호모 사피엔스의 두개골 화석 발굴 현장에 동참하게 됩니다. 이후 이 '오파츠'가 교수에 의해 부정당한 테츠야는 홀로 조사를 떠나는 데....! 여기까지는 아주 흥미롭습니다. 누시가 무엇인지도 궁금하지만 무엇보다도 7,000만년 전의 호모 사피엔스 화석 정체는 특히나 궁금증을 자아내니까요. <<별의 계승자>>가 살짝 떠오르기도 하고요.
뒤이어 모든 것은 타임머신의 탓이라는 것이 밝혀지는 전개와 여기서 불거지는 '타임 패러독스'도 볼만합니다. 등장하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뭔지도 모르면서 찾아 헤메는, 그리고 타임 머신으로 밝혀지는 "용고"의 정체는 원래 지구에서의 생존이 어려워져 만들어낸 외계로의 도망 우주선이었습니다. 그런데 엔진 (용고)의 폭주로 시공을 뛰어넘어 1987년 붉은 숲에 떨어졌고, 이 "용고"가 계속 시공간을 뒤튼 탓에 7,000만년전과 연결되어 있게 된 겁니다. 누시는 7,000만년 전 숲에 살던 공룡이었고, 7,000만년전 지층에서 발견된 호모 사피엔스 화석은 마찬가지 이유로 과거로 점프한 현대 인류의 것인거지요.
이렇게 원인과 결과가 동일한 타임 패러독스는 도라에몽에서도 익히 보아 온 것입니다. 작 중에서도 용고는 노비타의 책상 서랍이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이니까요. 그러나 진지한 SF 스토리에 약간의 추리적 요소를 가미한 덕에 꽤 재미나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용고"의 위치를 찾아내기 위한 단서가 오래전 한 할머니가 남긴 일기라는 것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누시가 12간지의 움직임을 보이는, 일종의 시계 같은 장소에 나타나며 이를 통해 한 가운데임을 추리하는 식이죠.
그러나 아쉽게도 결말이 완성도를 떨어트립니다. 류이치가 깨닫는 것, '조금씩의 차이가 결과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을 그려내기에는 너무 서둘러 마무리된 탓입니다. 관련자들을 타임 머신이 부른 이유 - 동일한 역사 반복을 위해 - 에 대한 설명도 부족했고요. 설득력을 갖추려면 또다시 시공을 점프한 후, 류이치가 다른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여 현 시점 (1987년)에 "용고"가 없는 평안한 인생을 손에 넣는다는 결말 정도는 보여줬어야 합니다. 마지막 장면이 현세의 기차에서 내리는 류이치가 어머니 후유코와 포옹하는 것이었다면 좀 낫지 않았을까요? <<죠죠의 기묘한 모험>> 6부 스톤 오션의 결말이나 영화 <<프리퀀시>>의 클라이막스처럼 말이죠. 뭐 그만큼의 설득력은 조금이나마 쌓아 올렸어야 하겠지만... 여튼 지금의 결말은 역사가 단순 반복되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아 작가 의도가 제대로 반영된 것인지 의심스럽습니다.
또 흥미로운 본편 전개에 비하면, 곁들여지는 사이드 에피소드들이 이야기에 잘 녹아들지 못한다는 것도 단점입니다. 누시의 정체가 공룡이라는 것도 너무 빨리 밝혀져서 몰입을 저해하고, 누시보다 주인공들 혈족에 전해지는 "용고"를 찾아내려는 음모 이야기는 솔직히 지루했습니다. 이 부분의 핵심인 기업, 친족 간의 파벌 싸움이 이야기에 잘 녹아나지도 않았고 말이죠.
아울러 주인공 캐릭터가 너무나 별로에요. 여중생 섹스 파트너와의 성관계 비디오를 그 아버지에게 팔아 넘겨 자금을 마련하는 쓰레기인데다가, 어머니인 후유코를 제외한 거의 모든 여성 등장 인물들과 정사를 갖는 등 전반적으로 쿨함을 강조하기에는 도가 지나칠 뿐더러 너무 자극적으로 접근하려 한 것 같아 영 별로였어요.
그래서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2.5점. 꽤나 흥미로운 소재이지만 지루한 전개에 더해 작가 특유의 허무한 결말이 더해진 결과물입니다. 본 편 이야기에 집중하여 조금만 더 긴 호흡으로 가져갔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네요.
이곳에서 류이치는 대학 조교 혼조 테츠야를 만나고, 백악기 (7,000만년전) 지층에서 호모 사피엔스의 두개골 화석 발굴 현장에 동참하게 됩니다. 이후 이 '오파츠'가 교수에 의해 부정당한 테츠야는 홀로 조사를 떠나는 데....! 여기까지는 아주 흥미롭습니다. 누시가 무엇인지도 궁금하지만 무엇보다도 7,000만년 전의 호모 사피엔스 화석 정체는 특히나 궁금증을 자아내니까요. <<별의 계승자>>가 살짝 떠오르기도 하고요.
뒤이어 모든 것은 타임머신의 탓이라는 것이 밝혀지는 전개와 여기서 불거지는 '타임 패러독스'도 볼만합니다. 등장하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뭔지도 모르면서 찾아 헤메는, 그리고 타임 머신으로 밝혀지는 "용고"의 정체는 원래 지구에서의 생존이 어려워져 만들어낸 외계로의 도망 우주선이었습니다. 그런데 엔진 (용고)의 폭주로 시공을 뛰어넘어 1987년 붉은 숲에 떨어졌고, 이 "용고"가 계속 시공간을 뒤튼 탓에 7,000만년전과 연결되어 있게 된 겁니다. 누시는 7,000만년 전 숲에 살던 공룡이었고, 7,000만년전 지층에서 발견된 호모 사피엔스 화석은 마찬가지 이유로 과거로 점프한 현대 인류의 것인거지요.
이렇게 원인과 결과가 동일한 타임 패러독스는 도라에몽에서도 익히 보아 온 것입니다. 작 중에서도 용고는 노비타의 책상 서랍이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이니까요. 그러나 진지한 SF 스토리에 약간의 추리적 요소를 가미한 덕에 꽤 재미나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용고"의 위치를 찾아내기 위한 단서가 오래전 한 할머니가 남긴 일기라는 것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누시가 12간지의 움직임을 보이는, 일종의 시계 같은 장소에 나타나며 이를 통해 한 가운데임을 추리하는 식이죠.
그러나 아쉽게도 결말이 완성도를 떨어트립니다. 류이치가 깨닫는 것, '조금씩의 차이가 결과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을 그려내기에는 너무 서둘러 마무리된 탓입니다. 관련자들을 타임 머신이 부른 이유 - 동일한 역사 반복을 위해 - 에 대한 설명도 부족했고요. 설득력을 갖추려면 또다시 시공을 점프한 후, 류이치가 다른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여 현 시점 (1987년)에 "용고"가 없는 평안한 인생을 손에 넣는다는 결말 정도는 보여줬어야 합니다. 마지막 장면이 현세의 기차에서 내리는 류이치가 어머니 후유코와 포옹하는 것이었다면 좀 낫지 않았을까요? <<죠죠의 기묘한 모험>> 6부 스톤 오션의 결말이나 영화 <<프리퀀시>>의 클라이막스처럼 말이죠. 뭐 그만큼의 설득력은 조금이나마 쌓아 올렸어야 하겠지만... 여튼 지금의 결말은 역사가 단순 반복되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아 작가 의도가 제대로 반영된 것인지 의심스럽습니다.
또 흥미로운 본편 전개에 비하면, 곁들여지는 사이드 에피소드들이 이야기에 잘 녹아들지 못한다는 것도 단점입니다. 누시의 정체가 공룡이라는 것도 너무 빨리 밝혀져서 몰입을 저해하고, 누시보다 주인공들 혈족에 전해지는 "용고"를 찾아내려는 음모 이야기는 솔직히 지루했습니다. 이 부분의 핵심인 기업, 친족 간의 파벌 싸움이 이야기에 잘 녹아나지도 않았고 말이죠.
아울러 주인공 캐릭터가 너무나 별로에요. 여중생 섹스 파트너와의 성관계 비디오를 그 아버지에게 팔아 넘겨 자금을 마련하는 쓰레기인데다가, 어머니인 후유코를 제외한 거의 모든 여성 등장 인물들과 정사를 갖는 등 전반적으로 쿨함을 강조하기에는 도가 지나칠 뿐더러 너무 자극적으로 접근하려 한 것 같아 영 별로였어요.
그래서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2.5점. 꽤나 흥미로운 소재이지만 지루한 전개에 더해 작가 특유의 허무한 결말이 더해진 결과물입니다. 본 편 이야기에 집중하여 조금만 더 긴 호흡으로 가져갔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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