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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12

윤광준의 新생활명품 - 윤광준 : 별점 1.5점

윤광준의 新생활명품 - 4점
윤광준 지음/오픈하우스

윤광준의 생활명품 에세이 신작.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자신이 직접 써 보고 경험했던 제품들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모두 45개의 제품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일단 저는 '생활 명품'은 지극히 평범할 수 있지만 오래 사용하면서 장점과 특징을 알게되어 진가를 깨닫게 되는 제품들이라 생각합니다. '명품' 보다는 '생활'에 방점이 더 강하게 찍힌다는 뜻이죠. 그만큼 일반인들의 진입도 아주 어렵지만은 않아야 한다고 느끼고요. 그러나 이 책에서 소개되는 제품 대부분은 그다지 오래 쓰지도 않았으며 좋아하는 이유도 단지 개인 취향, 개인 기호에 불과한 제품이 다수라 무척 실망스러웠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디지털 가젯들입니다. <>와 같은 얼리어답터 잡지라면 모를까, <<생활 명품>>에는 영 어울리지 않더군요. 이런 류의 디지털 제품들은 아무래도 수명이 정해져 있고, 시간이 지나면 더 좋은 제품이 더 싸게 나오는게 당연하니까요. 게다가 이 가젯들에 관련된 저자의 사고방식도 '독일에는 가전 메이커의 A/S 센터가 눈에 잘 뜨이지 않는다. 고장이 잘 안나니 당연하다. 이를 보면 국내 가전사의 A/S망이 풍부하다는 것은 자랑이 아니다...' 라는 식으로 동의하기 어려운 것이 많습니다. 무엇보다도 '아스텔앤컨'의 좋은 음질이 전문가가 내부 회로를 변경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은 어이없음의 극치였어요. 디지털 음원을 재생하는데 회로의 변경이 큰 의미가 있나요? 자체 스피커로 음악 감상하는 도구도 아닌데 말이죠.
여러 식품 소개들도 마찬가지 이유로 별로입니다. 수많은 싱글 몰트 위스키 중에 구태여 '글렌리벳'을 점찍는 것은 순전히 개인 취향에 불과하기죠. 자기 취향의 '디자인'을 갖추었다고 생활 명품이라고 추켜세우는 몇몇 제품들 역시 마찬가지로 '아물레또 스탠드', '이노 디자인 T라인' 등이 대표적인데, 저는 저자 취향 외에 생활 명품이라고 이야기할 포인트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하긴, 저자의 사고 방식이 이전과 조금 달라진 게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이번 저서에서는 유달리 '명품은 비싼게 당연하다.'는 주장이 강하게 반영되어 있거든요. 예전 저서에서는 그렇지 않았던 것 같은데 말이죠. 좋은 재료, 원료를 사용하여 장인 정신으로 꼼꼼히 만든 명품이 비싸다는 것에는 동의하나, 앞서 말씀드렸듯 '생활 명품'이라는 제목에 부합하는 사고 방식으로는 전혀 느껴지지 않습니다. 예컨데 '아물레또 스탠드'를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동네 마트에서 파는 스탠드 중 가장 가성비가 적절하고 괜찮은 제품을 소개하는게 더 적절했을 것입니다. 현재로서는 '생활 명품'이 아니라 그냥 '명품' 소개에 불과하여 이래서야 비싸고 좋은 제품을 소개하는 널리고 널린 잡지들과 다른 이 책만의 차별화 포인트가 뭔지 잘 모르겠네요.

물론 몇몇 제품은 여전히 와 닿고, 갖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 만들긴 합니다. '토앤토' 신발', '요괴손 등긁개'가 그러합니다. 저 역시 잘 쓰고 있는 '세타필', '에버노트' 소개도 반가왔던 부분이고요. 그 외에도 "생활 명품"이라는 단어 취지에 부합하는 제품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소개된 45개 제품 중 그러한 제품은 절반, 아니 1/3도 되지 않으며, 근저에 깔린 저자의 사고 방식 역시 "생활 명품"에 적합해 보이지는 않기에 도저히 점수를 줄 수가 없네요. 별점은 1.5점입니다. 아무래도 저자가 오랜 시절 사용한 생활 명품 소재가 고갈된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후속권이 이어질지는 모르겠지만 설령 나온다 하더라도 이대로라면 더 찾아볼 이유는 없겠네요. 아울러 후속권 제목은 독자의 혼란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생활"이라는 단어를 빼 주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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