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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19

풍미 갤러리 - 문국진, 이주헌 : 별점 2점

풍미 갤러리 - 4점
문국진.이주헌 지음/이야기가있는집
<<그림 속의 음식, 음식 속의 역사>> 처럼 그림에 그려진 음식에 대해서 설명하고, 그림과 그려진 시대, 화가 등도 같이 소개하는 책이라 생각하고 집어든 책. 베르메르의 <<우유를 따르는 여인>>에 대해 이야기한다면, 당시 유럽에서 일반적인 젖소는 어떤 품종이었고, 그 젖소에서 따른 우유의 맛과 특징은 어떠했으며, 우유를 왜 따랐으며 어떻게 해서 먹었는지 등을 정리한 후 대표적인 요리와 먹은 사람, 관련된 문화나 역사, 혹은 풍습 이야기로 마무리하는 식으로 말이죠.
그러나 기대와는 전혀 다른 책이었습니다. 음식과 식문화는 중요하게 소개되지 않거든요. 음식은 음식물을 그린 정물화, 푸줏간이나 고기가 그려진 그림, 수확에 대한 그림, 부엌이 등장하는 그림 커피에 대한 그림, 빵이 그려진 그림 등으로 나누기 위한 카테고리 분류 기준에 불과합니다.

물론 그림에 대한 미학적, 예술적인 분석 측면에서는 괜찮긴 합니다. 신선하게 느껴진 부분도 없지 않고요. 그러나 미술평론가 이주헌씨 분량에 한합니다. 책의 절반을 차지하는 법의학자 문국진씨 부분은 여러모로 애매해요. 쉽게 동의하기 어려운 본인 주장이 많기 때문입니다. 과일을 먹는 소년들을 그린 에스테반 무리요의 <<과일 먹는 소년들 >>을 '식물의 카니발리즘으로 탄생되는 카니발 현장'이라고 주장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이 소박한 그림이 카니발리즘과 상관있다는 주장도 어이가 없었지만 이어서 <<아들을 먹어 치우는 사투르누스>>를 소개하며 식인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하는 전개로 이어지니 실로 당황스러웠어요.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2점. 몇몇 볼만한 부분은 있지만 제목과 제 기대에 어울리는 내용은 아니었습니다. 다른 분들은 저와 같은 오해가 없으시길 바랍니다.

덧붙이자면 이럴 바에야 문국진씨의 전문 분야를 살려 죽음에 대한 그림을 분석하는게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이 책에서도 고흐의 자화상을 보고 '눈 주변의 부종, 눈의 충혈, 술의 부작용으로 변형된 얼굴, 굳어진 표정'을 근거로 압생트를 과음한 것 같다고 설명하는 부분이 있는데 훨씬 좋았거든요. 소크라테스의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 역시 소크라테스가 먹은 식사와 독에 관련해 상세하게 정리해서 전달해 주는 것이 괜찮았고요. 당시에는 독당근을 사용하여 사형을 집행했다, 독당근의 독성분은 코니인이다, 여름날 가뭄이 져 뜨거울 때에는 구름이 낀 날 보다 독성이 2배로 높아진다던가 하는 흥미로운 정보들이 가득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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