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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11

모아나 (2016) - 론 클레먼츠, 존 머스커 : 별점 3점


모투누이 섬 족장의 딸 모아나는 죽어가는 섬을 살리기 위해 아버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테 피티의 심장을 돌려놓는 여행을 떠나게 된다. 그러기 위해서 우선 테 피티의 심장을 훔쳤던 영웅 마우이를 찾아 나서는데...

디즈니 애니메이션 최신작. 딸아이와 함께 감상한 작품입니다.
그런데 아무리 전연령 대상 애니메이션이라 하더라도 내용은 개연성이 많이 떨어지더군요. 시작부터 그러합니다. 마우이가 테 피티의 심장을 훔친 직후, 테카와 싸우는 묘사가 연이어지는데 이것은 테피티가 테카가 되었다는 반전을 왜곡시키는 묘사입니다.
게다가 항해 민족이었던 모아나의 부족이 항해를 그만 둔 이유도 대충대충일 뿐더러, 항해를 그만 둔 것이 부정적으로 그려지는 것은 당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정착할 땅을 찾았으니 항해할 필요가 없어진 것에 불과한데 말이죠.
또 모아나를 떠난 마우이가 테카와의 최후의 결전 중 모아나에게 돌아온 이유도 설명이 부족한 것은 마찬가지고요.
무엇보다도 바다가 선택해서 바다가 돌보아주는 모아나가 테카를 넘어서자 못하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바다가 방패막이만 해 주었어도 모아나는 아주 쉽게 목적을 달성할 수 있었을겁니다.

그렇지만 이 모든 단점을 덮어버릴 정도의 강력한 장점이 존재합니다. 그것은 바로 시각적인 쾌감입니다! 완성도, 비쥬얼, 아트웤이 정말 어마어마해요. 그 중에서도 바다에 대한 묘사는 정말로 출중해서 이 정도면 실사로 짝을 필요가 없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어비스>>에서 물 CG를 보고 경악했던게 엊그제같은데 이제 실사보다 더 실사같은 CG의 시대라니 격세지감입니다. 바다 외의 이국적인 열대 섬을 무대로 한 풍광과 디테일들도 좋아요. 겨울 왕국 다음에는 열대 낙원인 것이겠죠? 문신을 활용한 전개 등 해당 지역의 문화와 풍습을 이야기에 잘 녹여낸 묘사들도 볼거리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할머니가 돌아가시며 가오리가 되어 모아나를 이끄는 장면은 정말이지 울컥하게 만드는 명장면이었다 생각합니다.
또 간만에 '강한 남자'가 등장하는 것도 괜찮았어요. 디즈니 세계관의 왕자님 캐릭터들과는 다른, 거칠고 무례한 마초적 매력이 넘치면서도 실제로 강한 능력자라는 점에서 독특함을 전해줍니다. 보여주는 액션도 화끈하고요.
아울러 디즈니 뮤지컬답게 음악도 역시나 최고에요. 토속적인 리듬이 살아있는 듯한 곡들이 가득합니다. '렛잇고'처럼 대단한 반응을 이끌어 내지는 못했지만 저는 더 흥겹고 좋더군요. 요새 'how far i'll go'는 하루에 한번 이상 듣는 것 같네요.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3점. 물을 중심으로 한 자연 풍광을 디테일하게 담아낸 점에서 <<굿 다이노>>와 비교할 수 있는데 저는 이 작품이 훨씬 좋았습니다. 이 정도면 디즈니가 픽사를 넘어선게 아닌가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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