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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18

갓 오브 이집트 (2016) - 알렉스 프로야스 : 별점 1.5점



'옥수수' 무료 영화로 감상한 작품. 

한마디로 최악의 영화. 본 사람들이 돈을 받아야 할 것 같아요. 제일 큰 문제는 시나리오입니다. 기둥이 되는 복수극 - 아버지 오시리스를 죽이고 자신의 두 눈을 뺐어간 삼촌 세트에게 호루스가 복수한다 - 은 뻔하지만 원전인 이집트 신화 그대로인만큼 문제는 아닙니다. 호루스가 겪는 고통은 시련이며, 배려와 백성(?)에 대한 사랑을 깨달아야 시련을 극복하고 진정한 왕이 될 수 있다는 극적 흐름도 나쁘지는 않고요. 그러나 진행되는 과정이 엉망입니다. 이런 시나리오에 1억불이 넘는 돈을 투자한 제작진이 이해가 안됩니다. 라이언스 게이트가 망해가는 이유겠죠.

우선 인간 벡, 그는 죽은 연인 자야를 되살리기 위해 호루스의 복수를 돕는 인물입니다. 허나 극초반 호루스의 눈을 훔쳐낸 다음부터는 영화는 과묵한 액션 마초 (호루스)와 떠벌이 재담꾼 (벡)이 함께하는 전형적인 미국풍 버디 코미디 액션 영화가 되어버립니다. 연인은 죽고 세계는 멸망하기 직전인데 말이죠. 세트가 가진 힘의 원천이라는 불길이 있는 피라미드의 길을 안다는 유일한 장점도 불을 끄는데 실패함으로써 무위로 돌아갑니다. 그나마 마지막 호루스의 선택으로 시련을 극복하는 장면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하긴 합니다만... 그 전까지 보여준 존재감은 최악입니다.

최종 보스 세트도 엉망인건 마찬가지. 그 중에서도 파워 밸런스 문제는 최악 중 최악으로 토트의 지혜, 호루스의 눈 , 오시리스의 심장, 네프티스의 날개에 라의 창까지 한 몸에 지닌 완전체인데 이 모든 것을 갖추기 전에 떡으로 만들었던 호루스에게 결딴나는 마지막 격투는 이게 뭔가 싶더군요. 시련을 극복한 호루스가 파워업을 했을 수도 있습니다만... 정말 그랬다면 일본 애니메이션처럼 한번 더 변신하거나, 아니면 최소한 대사만으로도 - '새로운 힘이 느껴져!' 뭐 이런거요 - 강해졌다는 설명을 해 줬어야 합니다.

CG도 끔찍합니다. 번쩍번쩍할 뿐 일본 특촬물 과 다를게 없어요 . <<세인트 세이야>> 실사판이 나오면 이렇지 않을까요? 디자인이라도 괜찮았어야 했는데 뻔한 이집트 메타포를 활용, 복제한 수준에 머뭅니다. 호루스 변신 형태는 깡통 로보트를 보는 느낌이었어요. 라의 거인 변신도 어이가 없었고요.
이 쯤 되면 이집트를 무대로, 이집트 신들과 인간이 등장하지만 주인공들은 모두 백인이라는 문제는 문제로 보이지도 않습니다.

그나마 신은 인간보다 크다던가, 각 신들의 특수 능력을 떼어내면 일종의 오브제 (토트의 뇌와 호루스의 눈은 보석, 날개는 날개모양 판때기...)가 되는 등 몇몇 설정 외에는 건질게 하나 없는 졸작으로 별점은 1.5점입니다. 혹시나 공짜로 볼 수 있어도 피해가시기를 부탁드립니다. 2시간은 가치있는 무언가를 하기에는 충분한 시간이니까요. 그게 뭐든 이 영화 감상보다는 가치가 있는 행동일 겁니다.

덧붙이자면, <<300>>처럼 어두운 다크 판타지로 만들면 좀 더 나았을 것 같습니다. 벡이라는 인간말고 그야말로 신들의 전쟁으로요. 눈을 훔치는 것은 호루스를 위하여 세트에게 몸을 바친 하토르에게 맡기고, 하토르는 그 때문에 세트에게 죽음을 당하지만 그녀를 죽게 놔두고 백성을 택한 호루스의 각성으로 이집트가 평화를 되찾는다... 정도의 이야기였으면 깔끔했을겁니다. 마지막은 2편을 위해 하토르를 구하러 죽음의 나라로 떠나는 호루스를 그리는 것으로 화룡정점! 이렇게만 나왔으면 별점 2.5점은 줬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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