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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18

내 방 여행하는 법 - 그자비에 드 메스트르 / 장석훈 : 별점 1.5점

내 방 여행하는 법 - 4점 그자비에 드 메스트르 지음, 장석훈 옮김/유유

1794년 프랑스 군인 그자비에 드 메스트르가 결투를 치뤘다는 이유로 42일간 가택연금을 당한 후, 자택에서 보낸 일과를 개인의 단상과 곁들여 써내려간 에세이.

인터넷 서점의 멋드러진 소갯글을 읽고 혹해서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과연 42일간 작은 방안에서 무슨 여행관련 이야기를 풀어낼까 궁금했기 때문이죠.
소갯글과 비슷하게 방과 여러 가구들 - 의자, 침대 등 - , 벽에 걸린 그림들, 애견과 하인 등을 바라보며 자세하게 설명하고 이를 여행처럼 묘사하는 글들이 많이 수록되어 있긴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게딱히 재미있거나 가치가 있는 글들로 보이지는 않다는 겁니다. 발상만 독특할 뿐 작가의 능력이 그것을 뒷받침하지 못한 탓이에요. 장황한 장광설 스타일의 문체, 쓸데없는 미사여구, 난무하는 자화자찬은 읽다보면 중학생이 쓴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건질만 한 것은 당대 프랑스 부루주아의 사고방식을 이해할 수 있다는 점 정도입니다. 그 외에는 음악보다 그림을 높이 평가하는 등의 독특한 시각이 정도? 허나 화가는 뒤에 무언가를 남긴다는 이유이며, 작곡가도 음악을 남기지만 음악은 유행에 따라 변화를 겪는데 회화는 그렇지 않다는 무식한 이야기라 딱히 이야기할 것도 없네요.

200페이지도 안되는 짤막한 분량이라 읽기가 힘들지는 않았으며 나름 충실한 도판에 유유 출판사 책다운 깔끔한 장정만큼은 돋보였습니다만 좋은 점수를 주기는 힘듭니다. 별점은 1.5점. 약간의 장점도 12,000원이라는 가격이 납득이 되는 수준은 아닙니다. 수전 손택 등이 극찬했다는 소개가 전혀 와 닿지 않는군요.

그래도 아이디어는 괜찮은 만큼 저도 언젠가 비슷한 글을 시도해봐야겠다는 생각은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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