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 아빠, 개 "비처"를 비롯한 여러 친구 동물들과 매일매일 변함없이 무료한 나날을 보내는 양떼들은 양 "숀"의 아이디어로 아빠를 재운 뒤 하룻동안의 일탈을 시도한다.
허나 실수로 아빠가 "대도시"로 사라진 뒤 비처와 숀, 그리고 양떼들은 아빠를 찾기 위해 대도시로 떠나는데....
아드만 스튜디오의 클레이 애니메이션 장편 신작. 딸아이와 함께 여름 휴가 기간에 감상한 영화입니다.
아드만 스튜디오 명성에 걸맞는, 장인 정신이 빛나는 장면장면은 확실히 대단해요. 클레이 애니메이션으로는 정점을 찍었다 해도 무방할 정도로 말이죠. 특히나 "빅시티"를 다층적인 무대처럼 꾸며 연출한 장면들이 아주 놀라왔어요. 얼마나 큰 세트를 만든 것인지 모르겠지만 클레이 애니메이션의 스케일로는 거의 정점을 찍은게 아닐까 싶을 정도였거든요. 여튼, 제작과정이 참으로 궁금해 질 정도로 압도적인 작품이었어요.
특유의 꼼꼼한 유머도 역시나 빛을 발합니다. 빵빵 터진다기 보다는 피식하는 수준이지만 그래도 곳곳에 배치되어 있어 보는 재미를 더해주는게 아주 좋았어요.
허나 이러한 완성도에 어울리는 이야기 구조를 갖추지 못하고, 지나치게 아동 취향이라는 느낌이 든 것은 아쉬운 점입니다. 쉽게쉽게, 별 생각없이, 그리고 우연에 많이 의지한채 작위적으로 진행되거든요. 아빠가 기억상실증에 걸리는 것부터 시작해서 숀이 동물보호소에서 비처를 만나게 되는 등등... 이후의 모든 전개가 그러합니다.
그나마 좀 이치에 맞고 잘 짜여졌다 생각되는 장면은 기억을 잃은 아빠가 우연히 들린 미용실에서 바리깡을 보고 조건반사처럼 찾아온 손님의 머리를 양처럼 깎는 것, 그리고 주인공 숀이 그림을 잘 그린다는 설정을 딱 한 장면이지만 아주 효과적으로 써먹는 것 정도에요.
하지만 제 딸아이는 아주 즐겁게 감상했기에 아동 취향이라고 폄하하기는 어렵겠죠. 제가 이런 작품을 보고 즐기기에는 너무 나이가 많은 것일 뿐이니까요. 영원한 소년일줄 알았는데... 여튼, 제 별점은 2.5점입니다만, 어린 친구들 모두에게 적극 추천하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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