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는 제가 과거에 썼던 도서 리뷰가 있으니 생략하겠습니다. 어쨌건 기대해 마지 않았던 콘 사토시의 "파프리카"를 이제서야 감상했습니다.
그런데.... 감상한 결과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그냥저냥" 입니다. 생각과는 많이 다르네요.
일단 원작을 먼저 접한 저로서는 이해하기 쉬웠지만 너무 축약한 스토리는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는 굉장히 불친절했으리라 생각이 되네요. 원작을 읽지 않고서는 처음에 경시감 고가와가 어떤 치료를 왜 받는지, 파프리카가 누구이고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지 도저히 알 수 없으리라 생각되거든요. 게다가 가장 중요한 설정이었던 PT기계와 DC미니의 성능차이와 파프리카가 적에 대항하여 반격이 가능하도록 했던 여러 소설속의 장치들도 전부 생략되어 있었고, 특히 DC미니를 통해 꿈과 현실이 겹쳐지게 되는 과정의 설득력이 너무 빈약해서 마지막 결말이 역시 너무 시시해져 버린 것 역시 마음에 들지 않고요.
또한 콘 사토시 특유의 감각을 기대했던 몽환적인 꿈의 표현도 몇가지 비쥬얼을 제외하고는 그다지 볼 게 없었습니다. 차라리 원작의 마지막 부분, 즉 꿈이 현실과 겹쳐지며 펼쳐지는 화려한(?) 액션을 화면에 구현하였더라면 최소한 오락성 측면에서는 훨씬 나았으리라 보이는데 애니메이션에서는 인형들의 페스티벌(?)과 히나인형 정도의 비쥬얼만 마음에 들더군요. 그 외에는 그다지 멋진 부분이 눈에 뜨이지 않았습니다.
경시감 고가와의 과거의 트라우마, 그리고 그에 따른 정신불안을 꿈과 현실을 오가며 해결하는 파프리카의 "꿈탐정" 부분은 재미있었지만 이야기의 곁가지로만 쓰여서 아쉬웠습니다. 차라리 이 부분만 떼어내서 독립적인 이야기로 만드는 것이 훨씬 나았을것 같더라고요. 작화의 퀄리티와 음악은 마음에 들었지만 "퍼펙트 블루"나 "천년여우" 때의 감동은 없네요. 이에 비한다면 차라리 소품에 가까운 "시간을 달리는 소녀"가 훨씬 좋았습니다.
시간이 지날 수록 예전의 힘과 박력, 재미가 느껴지지 않는데 제가 나이가 들어서인지 감독이 나이가 들어서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마 둘 다 나이를 먹은 것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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