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주신 분들께 안내드립니다.

2005/10/03

운부(雲浮) 1~3 - 이덕일 : 별점 2점

운부 3 - 6점 이덕일/랜덤하우스코리아

조선 숙종조, 서인과 남인의 당쟁이 극심한 상황에서 백성들의 고초는 극에 달한다. 이에 면벽수련을 통해 백성을 위한 나라를 세울 것을 결심한 운부대사는 정감록의 비결을 바탕으로 포은 정몽주의 후손을 옹립하여 왕으로 만드는 백성들을 위한 "미륵의 나라"를 세우기 위해 다양한 인물들과 접촉하여 혁명의 계획을 세워나간다.
한편 남인의 세상이던 조정에서 왕비 장씨에 대한 애정이 식은 숙종의 변덕에 의해 서인이 정권을 다시 잡는 환국이 일어나 조정에 피바람이 불게 된다. 이때 운부대사의 제자이자 풍수사인 이영창은 남산골에 잠입하여 거사시 수족이 될 "삼광사한"을 찾아 서얼과 중인으로 세상에 불만이 많던 이들을 거사에 가담시키는데...


"누가 왕을 죽였는가"라는 흥미진진한 논픽션으로 먼저 접한 이덕일씨의 장편소설입니다. 소설은 숙종실록에 실려 있는 짤막한 기록, 조선 숙종 23년에 운부라는 승려와 이영창이라는 풍수사가 조선을 멸한 후 정씨를 임금으로 세우고, 청나라를 공격해 최씨를 임금으로 세우려 한 사건을 가지고 장편 소설로 재 구성해 낸 것입니다.

하지만 소설 자체만 놓고 본다면 그다지 잘 구성한 소설이라고 보기에는 힘드네요. 사학자 출신인 탓에 소설적인 구성력이 미흡해 보인다고나 할까요? 소재만 놓고 본다면 상당히 흥미로운 소재고 이덕일 씨 특유에 사학자다운 철저한 자료 조사를 기반으로 한 작품임에는 분명하지만 역으로 말한다면 사료 그 자체가 별로 없는 가공의 이야기를 재 구성하는 데에서는 힘이 많이 딸려 보입니다.
또 전 3권의 소설인데 주요 내용의 얼개가 되는 승려 운부와 이영창의 역성혁명 이야기보다는 당시 서인과 남인의 조정에서의 주도권 싸움 (환국)을 1권 반에 걸칠 정도로 자세하게 묘사함으로써 이야기가 두개로 갈리는 느낌이 강합니다. 이건 삼국지에서 여포와 동탁 이야기가 유비나 조조보다 더 비중있게 나오는 것과 다를게 없죠. 그리고 남은 1권 반 분량에서 혁명의 과정을 묘사하는 것은 앞부분의 당쟁 이야기보다 치밀하지도 못하고 별로 보여주는 것도 없습니다. 작전 자체가 너무 어설플 뿐더라 주인공, 특히 운부대사의 활약이 너무나 미비하기 때문이죠. 등장 인물도 운부대사를 비롯해서 대성법주나 묘정같은 스님들, 일여라는 뛰어난 무예의 스님, 거기에 장길산까지 포함되는 다양하고 이야기거리도 많은 설정인데 이영창 하나만을 가지고 이루어지는 거사의 모의는 현실성도 떨어지지만 극의 재미를 너무나 반감시킵니다. 이런 부분에서 더욱 재미있게 쓸 수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이 너무 크네요.

물론 "당쟁으로 보는 조선 역사"라는 논픽션의 저자다운 사실에 기반을 둔 당쟁의 묘사는 굉장히 재미있고 흥미진진하긴 합니다. 차라리 이 부분을 더 집중 조명해서 소설화 했더라면 더욱 좋았을 것 같은데 유감스럽네요. 저에게는 운부대사의 이야기보다는 당쟁 이야기가 훨씬 재미있고 와 닿았습니다. 별점은 2점. "당쟁으로 보는 조선 역사"나 구입해서 읽어봐야 겠습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