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운디드니에 묻어주오 - 디 브라운 지음, 최준석 옮김/나무심는사람(이레) |
"유일한 좋은 인디언은 죽은 인디언 뿐이다"
부제는 "미국 인디언 멸망사". 인디언들이 어떻게 백인들에 의해 지금의 보호구역으로 밀려나가 비참한 삶을 겨우겨우 영위하게 되었는지 부족과 인물별로 소상하게 기록한 책입니다. 원래는 유신독재 시절에 번역되어서 나온적이 있다고 하는데 아버지가 그 당시 좋은 인상을 받으셔서 새로 재간된 책을 사 주셨지만 별 관심없어 몇년 처박아 두다가 이제서야 읽어보게 되었네요. 아버지 감사합니다.^^
영화나 TV등에서 접했던 여러 부족들 - 나바호, 아파치, 코만치, 샤이엔, 수우 족 등은 물론 이름도 부르기 어려운 여러 부족들 - 아라파호, 카이오와, 치리카우아, 퐁카 등등 많은 부족들이 독자적인 문화를 가지고 자유롭게 삶을 영위하고 있었지만 후안무치한 미국의 이른바 "개척자들"에 의해 서서히 몰락해 가는 과정이 굉장히 디테일해서 인상적이고, 그 와중에 백인들에 대항해 싸웠던 여러 영웅들의 이야기도 같이 실려 있어 무척이나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영화로도 잘 알려진 "제로니모"를 비롯해서 커스터 기병대를 전멸시킨 "앉은소", 처음으로 싸워 이겨서 성과를 얻은 "붉은 구름" 등등등...
이러한 흥미진진한 영웅담 외에도 서부 개척사로 미화된 정 반대쪽 측면에 '개척'이라는 미명하에 침략자에게 농락당한 원주민인 인디언의 역사가 있다는 것을 잘 알려주는 것이 좋았습니다. 드넓은 대지에서 자유롭게 살다가 주는 것 하나 없이 빼앗기만 하는 백인들에게 밀려 결국 지금은 초라하게 살아가는 인디언의 모습은 정말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해 주네요. 이 미국인들이 지금도 마찬가지로 남의 나라에서 학살과 약탈을 자행하는 모습이 그대로 겹쳐지는 것도 신기하고요. 과연 역사는 되풀이 되는 것인가?
이런 모진 수난을 겪은 뒤에도 2차대전때 명목상의 "미국인"이 되어 암호병으로 끌려간 나바호 인디언들의 모습이 겹쳐지며 안쓰럽기만 합니다. 인디언들의 현재의 수난사를 알고 싶다면 저도 다른 책은 잘 모르겠고 "고스트웨이"등 토니 힐러먼의 나바호 인디언 탐정 시리즈를 같이 읽어 준다면 더욱 좋을 것 같습니다.
인디언들이 조금만 더 단결했더라면, 정말로 위대한 대 추장이 있었더라면 지금은 조금 더 좋은 대우를 받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지만 지난 역사의 흐름은 되돌릴 수 없겠죠.... 여튼, 꼭 한번 읽어볼만한 좋은 미시사 책입니다. 별점은 3.5점입니다.
PS : "타탕카 요탕카"가 인디언 이름으로 "앉은 소"군요. 제 이름도 한문의 뜻 번역을 한다면 "영원한 보물" 정도 돼지만 아무도 이렇게 이해하고 부르지는 않지요. 발음상으로 읽어 주는 표기도 병행해 주는것이 좋았을 것 같은데 이래서야 "댄스위드울브스"와 같은 센스죠. "운디드니" 도 인디언 말이 아니라 "Woonded Knee"라는 표기로 된 지명인데 원어표기가 아쉬운 부분입니다.
PS 2 : 영화로 유명한 "모히칸" 족은 등장하지 않네요. 별 비중이 없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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