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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2/18

아버지의 백드롭 - 나카지마 라모 / 한희선 : 별점 2.5점

아버지의 백 드롭 - 6점
나카지마 라모 지음, 한희선 옮김/북스피어

사고뭉치 아빠들의 좌충우돌 소동극으로, 훈훈하고 유쾌한 결말로 끝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 나카지마 라모의 꽁트 네 편을 모아놓은 소품집. 추천을 받아 읽어보았습니다. 

호러 단편집 "인체모형의 방"과 오컬트 모험물 "가다라의 돼지"라는 두 편의 장르물로 먼저 접했던 작가라서 이러한 일상계 소품은 굉장히 낯설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읽다 보니 네 편 모두 그다지 현실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장르물과 유사하더군요. 작가 특유의 블랙 코미디 성향이 잘 드러나 있는 것도 역시나 싶고요.

그러나 일상계 소품에서 기이한 비현실감이 느껴진다는 것은 단점이긴 합니다. 모든 것이 과장된 만화 같으니까요. 예를 들어 기본 설정부터가 그렇습니다. 친구의 아버지가 거구의 프로레슬러였다는 점은 아다치 미츠루의 "슬로우 스텝"이 바로 연상되고, 진기한 애완동물을 아들들에게 건네주어 자존심 싸움을 하게 만든다는 설정은 "도라에몽"의 한 에피소드 같았습니다.

또한, 유쾌하기는 하지만 기승전결이 쉽게쉽게 이루어지는 점도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아버지의 백드롭"에서 도저히 이길 방법이 없어 보였던 우시노스케가 별다른 복선도 아니었던 복근의 수비력으로 승리한다든가, 연예인 밧타의 뜬금없는 방송국 신인상 수상이라든가 하는 식으로, 설득력 없는 이유로 극적인 드라마가 성립되는 것은 다소 생각이 없어 보이기까지 했습니다.

뭐, 피식하며 즐기라는 취지의 작품이니만큼 깊게 생각하며 읽을 필요는 없겠지요. 작가의 창작 의도도 그저 마음 편하게 즐기자는 것일 테고요, 어른들을 위한 동화 같은 소품으로는 제격입니다. 별점은 2.5점입니다.

2011/12/12

밀리터리 실패열전 - 홍희범 : 별점 2.5점

밀리터리 실패열전 - 6점
홍희범 지음/멀티매니아호비스트

호비스트에서 출간했던 월간지 플래툰에 연재되었던 칼럼들을 책으로 엮은 것. 작전편에서 시작해 해상, 항공, 지상, 총기 파트로 크게 나뉘어 있습니다. 상세한 목차는 아래와 같습니다.

ㆍ작전편
1. 무능한 대장이 부하를 잡는다 - 임팔 작전
2. 미국의 오판 - 피그만 침공
3. 구출 아닌 구출 작전? 마야게즈호 사건
4. 병력은 단순한 소모품? 솜므 대공세
5. 첩보전 최악의 실패: 독일의 대영 첩보전

ㆍ해상편
1. 훈련 중의 대형 사고 연속 발생
2. 이라크 미사일, 미군 함정 피격
3. 이지스의 비극 - 이란 여객기 오인 격추
4. 군과 민간 사이에서 망한 여객선
5. 소련-러시아 원자력 잠수함의 사고 연발
6. '위스키 온 더 락', 구형 잠수함도...
7. 미국 원자력 잠수함의 사고 2연타
8. 미 항모 최대의 적은...?
9. 너무 요동치는 미드웨이
10. 결국 못다 한 꿈 - 나치 독일의 항모

ㆍ항공편
1. '막 떨어지는' 전투기? 과부 제조기 F-104
2. 아군기를 쏘면 안 되지...! 항공 오사
3. 위대한 꿈, 충돌로 끝장 - B-70 발키리
4. 너무 앞선 무인 헬기 - DASH(QH-50D)
5. 성공과 실패는 종이 한 장 차이 - B-17
6. 자국산 전투기 개발의 꿈과 나치 독일
7. 항공기 자폭 테러의 원조는 테러도 아니다?
8. 미 해병대, 스키 리프트 격추?
9. 소련 VSTOL기의 우울
10. F-20 '타이거 샤크'의 실패

ㆍ지상편
1. 여러모로 패착: 2차 대전의 일본 전차들
2. 폼만 나면 좋나? 소련의 다포탑 전차
3. 욕심이 지나쳐도... 미국의 MBT-70
4. 세계 최대의 '실패한 쥐', 마우스
5. 너무 무거운 경전차, 1호 F형
6. 궁합 맞는 짝이 없다? 17파운드포 탑재 작전
7. 뭔가 안 맞는... 연합군의 중전차들

ㆍ총기편
1. 좌충우돌 - 미국의 경기관총 프로젝트
2. 이래 가지고 전차를 어떻게 지켜? M73
3. 또 다른 전차용 기관총의 실패: M85
4. 절약이 능사는 아니다 - 일본 11년식 경기관총
5. 무고장 소총의 꿈... 꿈은 꿈일 뿐? LMR
6. 나치 독일 최후의 발악: 국민 돌격병기
7. 사공이 많으면... GEW88
8. '일석이조'의 실패
9. 대영제국의 SA80, 이름값 못 하다
10. '곡사총'의 꿈

각 소주제별 제목만 보아도 흥미진진하지요? 인상적인 이야기를 꼽아보자면 "에어리어 88"에서 주인공의 기체로 높이 평가했던 (비싼 값을 주고 산 거야!) 타이거 샤크의 실패에 대한 이야기와, 위대한 꿈이었던 초초음속 전폭기 발키리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발키리는 영화 "파이어폭스"가 바로 떠오르더군요. 멋진 실루엣의 디자인도 충분히 감동적이지만, 실제 시제품이 존재해 비행까지 성공했다는 것은 처음 알았습니다. "소련 VSTOL기의 우울"에서 등장하는 수직 이착륙기 이야기도 "하야미 라센진의 육해공 대작전"에서 잠깐 접했던 것이라 반가웠고요.

그 외에도 나치 독일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전투기 국산화를 꿈꾸었던 아르헨티나의 풀퀴 2와 인도의 마루트, 그리고 아랍권의 HA-300 전투기 이야기도 신선했습니다. HA-300은 빌리 메서슈미트 박사의 설계였다는 점에서 더욱 아쉬움이 느껴졌습니다. 이집트가 산유국이었다면 지금쯤 하늘을 날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네요.

마지막으로, 2차 대전 당시 일본의 무식한 전차들의 역사도 재미있게 (그리고 어이없게) 읽은 내용입니다. 섬이나 정글 등의 야전이 많았던 전장 특성상 개발이 더뎠다고는 하지만, 황당할 뿐이죠. 이 이야기도 "하야미 라센진의 육해공 대작전"에 실려 있던 중전차 치하 이야기가 떠올라 더 기억에 남았습니다.

그러나 많은 부분이 현재는 나무위키 등의 사이트에서 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것들이라는 점은 아쉽습니다. 그리고 호비스트 출판 도서 전체의 문제이기도 한데, 전문적인 지식을 전달하는 방식이 다소 부족하고 가벼워 보인다는 점, 그리고 책의 만듦새와 완성도에 비해 생각보다 비싼 가격 (13,000원)도 단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프트한 밀리터리 애호가에게는 제법 괜찮은 즐길거리임에는 분명합니다. 또한, 이런 류의 책 중에서는 대안을 찾기 어려운 군계일학적인 측면도 확실히 있는 만큼, 지금은 절판 상태이지만 주위에서 구할 수 있다면 한 번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별점은 2.5점입니다.

2011/12/09

일상생활 속에 숨어있는 수학 - 사쿠라이 스스무 / 전선영 : 별점 2점

일상생활 속에 숨어있는 수학 - 4점
사쿠라이 스스무 지음, 전선영 옮김/살림Math

일상생활 속에서 무심히 지나가는 것들에서 수학적인 요소를 끄집어내어 소개한다는 취지의 교양서. 중고등학교 때 누구나 한 번쯤 궁금해했을 법한, 즉 "이걸 배워서 어디다 쓰지?"라는 질문에 대해 좋은 답이 될 수 있는 책입니다. 특히 앞부분의 삼각함수, 지수와 로그를 설명하는 부분이 그렇습니다. 사람의 감각 크기가 자극의 로그에 비례한다는 베버-페히너의 법칙 같은 새로운 이야기도 꽤 흥미로웠습니다.

또한, 다소 식상하긴 했지만 컴퓨터 관련 설명에 등장했던 2진법 전환에 대한 새로운 공식이나 컴퓨터 작동의 기본 원리는 상당히 잘 설명되어 있어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 공식을 조금만 더 빨리 알았더라면, 최근 모 작품 때문에 벌였던 삽질을 조금 줄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러나 그 뒤의 이야기들은 영 별로였습니다. 인터넷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GPS 이야기는 그냥 그랬고, 컴퓨터의 2진법 관련 이론과 암호에 대한 내용도 다른 곳에서 많이 접했기 때문입니다. 황금비는 말할 필요도 없고요. 그나마 황금비 이야기와 함께 소개된 일본 특유의 백은비에 대한 이야기는 괜찮았지만, 이어지는 단위, 움직임과 미적분 항목도 그냥저냥이었으며, 맨 마지막의 "일상생활 속에 숨어있는 수학"이라는 주제는 초등학생을 상대로 숫자의 기원을 설명해주는 동화에 불과해서 화가 날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별점은 2점입니다. 이쪽 분야의 다른 책을 너무 많이 읽은 탓도 있겠지만, 재미와 지적 호기심 양쪽 측면에서 모두 만족스럽지 못했습니다. 아무래도 중고등학생에게 더 적합한 책이라 생각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