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주신 분들께 안내드립니다.

2004/02/03

스파이의 역사 1 : 작전편 - 20세기를 배후 조종한 세기의 첩보전들 : 별점 4점

스파이의 역사 1 : 작전편 - 8점 어니스트 볼크먼 지음, 이창신 옮김/이마고
이 책은 역사적으로 유명한 스파이들과 그 정보전을 다루고 있는 미시사 서적입니다. 워낙 소재가 독특하고 제 취향에 맞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간략하게 목차와 내용을 잠깐 소개해드리자면,
“제1부 기만작전: 사상 최대의 속임수”는 가공의 저항 자유 조직을 만들어 서방세계를 속인 소련과, 쿠바인을 스파이로 고용했던 CIA를 역이용하고 농락하는 쿠바와 같이 다른 한쪽을 완전히 속여 먹는 이야기입니다. 무적으로 느껴지는 CIA의 멍청하고 한심한 일면을 다루고 있어 상당히 통쾌하게(?) 읽었습니다.
“제2부 암호와 감청 전쟁: 보이지 않는 스파이들”은 주로 2차대전을 다루고 있는 편으로 에니그마와 일본 암호 해독 등 서로의 암호를 해독하여 전쟁에서 주도권을 장악하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유명한 에니그마 이야기는 많이 알려져 있지만 상당히 디테일하게 이야기를 다루고 있네요. (물론 “암호의 세계”라는 이 분야의 바이블 같은 책이 있습니다만…)
“제3부 반역작전: 내부의 적을 색출하라”는 제목 그대로 조직 내부의 스파이를 다루고 있습니다. 특히 원자폭탄 관련 정보를 입수하게 되는 소련과 소련의 최 고위층 비밀 요원 “톱해트”의 이야기가 흥미롭네요. 흡사 영화 같습니다.
“제4부 두더지작전: 미로 속의 첩보 게임”은 역사속에 묻혀진, 그리고 역사의 희생양이 된 몇몇 스파이들이 나오는데 개인적으로 스웨덴의 “발렌베리” 사건이 인상적입니다. 스웨덴의 명문 출신이자 인도주의자였던 외교관 발렌베리가 어떻게 누명을 쓰고 죽어갔는지에 대한 이야기인데 상당히 인상적입니다. 가슴 아프기도 하고요.
“제5부 실패한 작전: 첩보역사상의 대실수들”은 실패로 끝난 작전들이 나옵니다. 일본과 미국의 진주만을 둘러싼 암투라던가, 동유럽의 공산화 방지를 위해 노력했다가 실패하는 CIA이야기도 있고 태평양의 한 섬을 둘러싼 미-일 간의 첩보 공방전 이야기 등이 실려 있습니다.
“제6부 성공한 작전: 대규모 작전의 눈부신 성과들”은 성공한 유명한 스파이들의 이야기가 있는데 개인적으로 알고 있었던 미국의 “배신자” 워커일가 이야기가 기억에 남습니다. 당시 잡혔을 때 리더스 다이제스트같은 곳에서 특집으로 낼 만큼 유명한 사건이었기 때문에 그런 것 같네요. 그 외에도 영국의 엘리트 5인방 스파이 등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제7부 무의미한 작전: 첩보역사상 최대의 코미디”는 제목 그대로 무의미 했던 정보전을 다루고 있습니다. 히틀러 치하의 독일에 뿌리기 위해 만든 반체제 우편물과 우표 이야기가 재미있습니다. 지금은 그 우표 (반은 해골, 반은 히틀러)가 수집가들 사이에서 굉장히 고가에 거래된다는 이야기까지, 역사의 한 단면을 보는 것 같아 재밌네요.
이렇게 역사적 정보전과 유명 스파이들을 다루고 있는데 무척이나 흥미진진하고 재미있었습니다. 어떤 부분은 역사책, 그 중에서도 2차대전 물인 것 같기도 하고, 또 다른 부분은 미스터리물 같다는 점도 흥미로왔고요. 읽고나니 스파이와 정보전의 중요성이 굉장히 크게 느껴지네요. 역사를 움직이는 “흑막”이라는 것이 분명 존재한다는 것을 알려주기도 하고 말이죠.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4점. 역사서적으로의 가치와 재미를 모두 갖춘 보기드문 책입니다. 우리나라 정보기관이나 유명한 (영화로도 나왔죠) “뻐꾸기 알” 이야기가 없는게 조금 의아하지만, 2편을 계속 읽고 싶을 정도로 재미있었습니다.

2004/02/02

블랙 아이스 - 마이콜 코넬리 / 이종인 : 별점 2.5점


블랙 아이스 - 4점 마이클 코넬리 지음, 이종인 옮김/시공사

최근 의심스러운 투서로 인해 비밀리에 내사를 받고 있었던 마약전담반의 칼 무어 반장이 LA의 한 모텔방에서 머리가 날아간 자살한 시체로 발견됩니다. 우연찮게 사건에 뛰어들게 된 해리 보슈는 “블랙 아이스”라고 불리우는 신종마약의 커넥션에서 칼 무어 반장의 죽음의 원인을 찾게되고 “블랙 아이스”의 제조 본부와 그 밀수 경로를 추적하기 위해 멕시코까지 찾아가서 사건의 한복판에 뛰어 들게 됩니다…
 

<블랙 에코>에 이어 읽은 헐리우드 경찰서 강력반 형사 해리 보슈 시리즈 2작. 얼마전에 “반디 앤 루니스”에 갔다가 구입한 책입니다. <블랙 에코>에 비하면 조금 스케일이 작다 싶은데, 나중에는 아니나 다를까 거대한 음모와 스케일로 이야기를 끌고 나가네요. 

해리 보슈라는 지독한 골초에다가 재즈를 좋아한다는 다소 특이한 분위기의, 하드보일드의 계보를 잇는 듯한 “고독한 늑대” 캐릭터는 꽤 멋있지만 그간 미국식 스릴러 (특히 헐리우드 영화들)에서 많이 보아왔던 주인공인 것 같습니다. 소설속에서도 그의 활약을 다룬 영화가 제작되어 한 몫 단단히 잡은것으로 묘사될 정도니까요. 이런 주인공을 비롯해서 이야기 거의 전부가 “전형적”인 헐리우드 스타일로 묘사되고 있는 듯 합니다. 뭐 나름대로 흥미진진하고 완성된 구조로 읽히기는 하지만 치밀하거나 예상을 뒤집는 그런 반전의 묘미는 좀 모자라다고 해야겠죠. 특히 결말 부분을 위한 복선이나 설정은 많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소설 자체도 추리물 보다는 형사 스릴러 수사물에 가깝습니다. 덕분에 수사의 방식이나 경찰 및 경찰 조직에 대한 묘사 같은 것은 확실히 빼어난 디테일을 자랑합니다. 한편의 영화 같은 완급 조절도 좋고, 드라마를 만드는 방식에 있어서도 탁월한 면이 있고요. 하지만 기대했던 것에 비해 추리적인 요소나 치밀한 복선에 따른 꽉 짜여진 서사 구조 등은 별로 건질게 없더군요.

그래서 별점은 2.5점. 제임스 페터슨보다는 확실히 낫지만 그렇다고 계속 관심을 가질만한 작가는 아닌 듯 합니다. 차라리 “영화 시나리오”쪽으로 방향을 돌리는게 좋지 않을까 싶네요.

2004/02/01

소환장 - 존 그리샴 : 별점 1.5점

소환장 - 4점
존 그리샴 지음, 신현철 옮김/문학수첩

법대 교수인 주인공 레이는 오래전부터 만나지 않았던 아버지 애틀리 판사로부터 유산관리에 대한소환장을 받습니다. 오랫만에 찾은 고향집에서 그가 발견한 것은 아버지의 주검과 300여만 달러라는 거액의 현금, 레이는 돈을 숨기고 청렴한 판사였던 아버지가 그 현금을 만든 과정을 추적하게 됩니다… 

간만에 읽은 존 그리샴 작품입니다. 그러나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제가 그동안 읽었던 존 그리샴 작품들 중에서 가장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그의 작품의 주 구성요소였던 “사회적 약자 계층이 거대한 조직에 맞서 승리한다”라는 공식이 나오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또 주인공 레이 애틀리 교수의 매력도 상당히 부족한 편이고 300만 달러의 행방을 추적하는 과정 역시 별로 매끄럽지 못하더군요. 결국.. 흑막을 알아내어 찾아가니 그 사람이 다 말해주더라.. 라는 전개는 그간의 치밀했던 존 그리샴의 다른 소설들에 비하면 상당히 박진감이나 흥미가 떨어졌어요.
그리고 기대했던 “법정장면” 도 나오지 않을 뿐더러 마지막에는 예측가능한, 그리고 힘빠지는 결말까지.... 

한마디로 존 그리샴 답지 않은 책이었습니다. 450여 페이지나 되는 책 두께에 비하면 실망이 더 컸기에 별점은 1.5점입니다.
나름대로 쭉쭉 읽어 나갈 수는 있었지만 대부분 작품이 영화화된 존 그리샴의 작품 중에서도 이 책만은 아직 영화화 소식조차 없네요. 뭐... 당연한 결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