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주신 분들께 안내드립니다.

검색어 손재곤에 대한 글을 날짜를 기준으로 정렬하여 표시합니다. 관련순 정렬 모든 글 표시
검색어 손재곤에 대한 글을 날짜를 기준으로 정렬하여 표시합니다. 관련순 정렬 모든 글 표시

2026/08/09

와일드 씽 (2026) - 손재곤: 별점 3점

20년 전, 최고의 인기를 누리다가 불가리아 국민 가요 표절 의혹으로 몰락했던 혼성 댄스 그룹 '트라이앵글'의 리더 황현우는 연예인으로서의 생명이 거의 끝난 상태였다. 하지만 엑스포 유치 기념 콘서트에 재결성 라이브 공연을 제안 받은 뒤, 재기를 위해 옛 멤버들을 모아 공연에 나섰다. 하지만 공연장으로 향하다가 20년 전, 정산도 하지 않고 도주했던 전 소속사 사장 박용구를 우연히 만난 뒤 모든게 꼬여만 가는데...

"달콤, 살벌한 연인"으로 좋은 인상을 잠겼던 손재곤 감독의 최신작 코미디 영화입니다.

가장 큰 장점은 깔끔한 이야기 전개입니다. 러닝타임은 길지 않지만 사건이 계속 이어져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마지막에 변도미가 다시 합류하지 않고 최성곤이 새로운 멤버가 되는 결말도 합리적이고요.

등장인물 모두의 목적과 동기도 분명하다는 점도 장점입니다. 공연에 대한 트라이앵글 멤버들과 최성곤의 집념, 이들을 살인범으로 오해한 경찰들의 추격, 죽은 척하며 상황을 이용하는 박용구, 소심한 복수를 꿈꾸는 나태풍까지 모두 황당한 이야기에 자연스럽게 녹아듭니다. 손재곤 감독 영화답게 신파에 기대지 않는 점도 마음에 드네요.

극 중 '트라이앵글'의 전성기 무대와 음악 역시 1990년대와 2000년대 가요를 기억하는 저에게는 아주 반가왔던 점입니다. 최성곤의 활약도 눈부셔요. 등장할 때마다 분위기를 살리는 최고의 신 스틸러로 유튜브에서 화제가 되고, CF까지 찍은게 당연하다 싶을 정도에요.

굳이 아쉬운 점을 꼽자면 변도미가 공연에 합류하는 과정이 조금 매끄럽지 못한 점, 그리고 공연에서 PD가 멤버들 합류가 늦어지자 대타를 고민하며 전전긍긍하는 장면 정도입니다. 앞 순서 가수들이 한 곡씩만 더 불렀어도 충분히 시간을 벌 수 있었을텐데 말이지요.

그래도 단점은 사소합니다. 오락 영화로서는 아주 만족스러웠어요.웃음과 추격, 대 소동과 음악이 적절히 어우러져 끝까지 즐겁게 볼 수 있었습니다. 별점은 3점입니다. 더운 여름, 가볍게 즐기기에 문제없는 추천작입니다.

2011/01/31

이층의 악당 (2010) - 손재곤 : 별점 2점

문화재 밀매를 주업으로 하는 창인은 20억 원의 가치가 있는 청화용문찻잔을 찾기 위해 작가로 위장하고 연주의 집에 세를 얻었다. 중학생 딸과 함께 사는 과부 연주의 집에 그 찻잔이 숨겨져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찻잔을 찾는 과정은 쉽지 않고 계속 꼬이기만 하며, 구입을 의뢰한 재벌 2세 하 대표의 압박도 거세져만 가는데...

"달콤 살벌한 연인"으로 대박을 터뜨렸던 손재곤 감독의 작품으로, 한국에서 보기 드문 코믹 범죄물이라는 점에서 흥미를 끈 작품입니다. 완전범죄를 꿈꾸는 범인의 완벽한 계획이 계속 틀어진다는 이야기는 굉장히 흔하지만 - 최근의 예로는 "뉴욕을 털어라"를 들 수 있겠죠 - 도둑질하려는 집에 세를 든다는 한국적인 설정이 인상적이네요. 덧붙여 오랜만에 적역을 소화한 한석규 - 김혜수라는 두 중견 배우의 연기도 무척 마음에 들었고요.

그러나 한석규의 작전(?)이 꼬이는 과정이 중반 이후, 그러니까 창인의 정체가 밝혀진 이후에는 급격하게 김이 빠진다는 점과 재벌 2세와 조폭까지 곁들여져 한석규를 압박하는 악당들 캐릭터가 코믹하게 변주된 것은 아쉬웠습니다. 특히 재벌 2세와 조폭은 작품 특성상 설득력과 더불어 긴장감을 가져다주어야 하는 중요한 캐릭터들이었는데, 웃음 쪽으로 너무 많이 간 느낌이에요. 거기에 더해 김혜수의 딸인 '우유소녀' 성아의 고민과 갈등은 TV 학원청춘물에도 미치지 못하는 사족일 뿐이었습니다. 덕분에 2시간이 안 되는 러닝타임임에도 후반부로 갈수록 지루하다는 느낌이 더 강했어요. 결말도 시시했고 말이죠.

아울러 복수의 화신으로 돌아온 창인이 갑작스럽게 우울증 모드로 돌변하는 마지막 장면은 정말로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속편을 염두에 두고 연주를 끝까지 추격하는 창인의 모습을 살짝 그려주는 정도가 좋지 않았을까요?

TV의 "출발 스포일러 여행" 등에서 접하고 기대가 컸었는데, TV에서 보여준 화면들이 이 영화의 거의 전부였습니다. 그것만 보아도 충분했어요. 좀 더 캐릭터를 덜어내더라도 깨알 같은 웃음과 긴장감을 주는 쪽으로 주력하는 것이 훨씬 좋았을 텐데, 아이디어가 아깝습니다. 별점은 2점입니다.

2006/05/07

달콤, 살벌한 연인 (2006) - 손재곤 : 별점 4.5점!

달콤, 살벌한 연인 (2disc) - 10점
손재곤 감독, 박용우 외 출연/CJ 엔터테인먼트

서른이 넘도록 연애한번 못해본 노총각 대학 영문과 강사 황대우. 우연찮게 다친 허리통증과 짝사랑한 후배와 친구와의 교제를 알게 된 후 외로움에 몸부림 치다가 아래층에 새로 이사온 여인 이미나에게 데이트 신청을 하고 연애를 시작하게 된다. 하지만 점차 애정이 깊어질 수록 미나에 대한 궁금증은 커져만 가고 결국 미나가 미대생이며 독서를 좋아한다고 했던 모든 이야기가 거짓임을 알게되는데 사실 그녀에게는 더욱 큰 비밀이 있었으니...

이 영화는 꽤 유명한 배우인 박용우가 나오기는 하지만 전형적인 저예산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기발한 아이디어와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한정된 셋트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컬트성 짙은 괴작 로맨틱 코미디 영화입니다. 사실 "김치냉장고가 다 망쳐놨어" 라는 멘트가 인상적이었던 예고편을 너무 재미나게 봐서 꼭 보고싶었던 차에 연휴를 기회로 보게 되었네요.

영화를 보고 난 감상은 한마디로 "박용우 최고!" 입니다. 원래 연기 잘 하는 배우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한심스러울 정도로 멋없고 지루한 노총각 황대우라는 캐릭터와 정말로 하나가 된 듯한 모습이 영화 전편에 걸쳐 보여지는데 그 캐릭터 재현도는 "올드보이"의 최민식씨와 버금가는 수준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또한 "내 여자친구가 사실은 연쇄살인범"이라는 기본 아이디어 자체가 워낙 탁월하고 그것을 코믹한 구성의 시나리오로 옮긴 솜씨가 정말 대단합니다. 어떻게 보면 심각하고 잔인한 상황이며 전부 4명을 살해한 여자인데도 불구하고 관객에게 거부감 없도록 절묘하게 전개하는 구성덕에, 또한 장면장면과 대사가 너무나 웃겨서 영화 보는 내내 정말 즐거웠습니다.
살인이라는 범죄가 등장하고 시체 은닉에 대한 한국적 발상 등 범죄영화적인 측면에서도 볼거리가 많아서 추리 매니아로서 더 즐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추리-스릴러 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완전범죄에 대한 이야기로 허술하긴 하지만 문제가 많지 않게끔 제법 잘 짜여져 있기도 하고요. 하드보일드처럼 하나의 살인이 살인을 부르는 연쇄 구조 역시 친숙하지만 설득력있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아쉬운 것은 가장 중요한 캐릭터인 이미나 역의 최강희씨의 연기가 너무 처져서 몰입이 조금 힘들었던 것과 조금 어설픈 결말과 에필로그 장면이었습니다. 결말은 나름의 해피엔딩을 어떻게든 구현하려는 감독의 의도로 보이기는 하지만 너무 밋밋해서 영화 전편에서 느껴지던 기발하고 신선한 느낌이 많이 퇴색된 것 같고 에필로그는 정말 사족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저 같으면 황대우가 신혼여행을 왔다가 우연히 이미나와 조우하고 이미나가 또다른 살인(?)을 암시하는 결말로 찍지 않았을까 싶은데 좀 약하고 아쉽더군요.
그래도 몇몇 결점에도 불구하고 최근 들어 본 국내 영화중에서 제일 재미있는 영화 중 하나임에는 분명합니다. 저예산인 티가 좀 나면서 완성도 면에서는 약간 부족해 보이기도 하지만 좋은 시나리오와 좋은 연기로 만들어진 볼만한 영화라 생각됩니다. 별점은 4.5점입니다.

개인적으로 꼽는 최고 명대사는 :
"운전면허도 없는 년이 사람은 왜 죽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