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주신 분들께 안내드립니다.

2025/09/12

사라진 탄환 (Balle perdue) (2022) - 기욤 피에레 : 별점 2점

아래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리노는 의동생 캉탱의 빚을 갚기 위해 자신이 개조한 클리오 차량을 이용해 상점을 털려다 붙잡혀 구속된다. 그러나 그의 뛰어난 차량 개조 실력을 눈여겨본 경찰 샤라스가 그를 팀에 영입한다. 더 이상 마약 밀매 조직의 개조 차량에 당하지 않기 위해서였다.

기대대로 샤라스의 팀은 계속해서 성과를 냈지만, 팀원 중 한 명인 야레스키가 마약 일부를 빼돌리는 것을 샤라스가 눈치채게 된다. 결국 야레스키는 샤라스를 살해하고, 그 죄를 리노에게 뒤집어씌운다. 도주 중인 리노는 자신의 누명을 벗기 위해, 야레스키의 범행을 증명할 유일한 단서인 탄환이 박혀 있는 샤라스의 차, 르노21을 찾아 나선다.  

프랑스의 장편 액션 스릴러 영화입니다. 넷플릭스를 통해 감상했습니다. 

누명을 쓴 주인공이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유일한 증거물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그걸 막으려는 진범과 충돌한다는 이야기로 정통 헐리우드 팝콘 무비 문법에 충실합니다. 별다른 복선이나 곁가지는 없고, 굉장히 단순하고 간결하게 진행된다는 점에서요.

하지만 이 영화만의 차이점이 있는데 그건 주인공 리노가 차량 정비사라는 설정입니다. 리노가 야레스키의 마지막 포위망을 뚫기 위해 1980년대 출시된 소형차 르노 21을 개조하고 결국 돌파하는 장면에서 이 설정은 잘 활용됩니다. 르노 21 앞에 거대한 구조물을 덧붙이는 식이었는데 정말 생각도 못했네요(위 포스터의 저 구조물인데, 포스터를 미리 안 봐서 다행이입니다). 그리고 이 르노21의 존재감도 발군입니다. 제목이기도 한 핵심 증거인 '사라진 탄환'이 바로 이 차량 안에 존재할 뿐더러, 이 차량을 경찰에게 전해주기 위해 직접 개조하여 몰고간다는 점 때문입니다. '또 다른 주인공'으로 느껴질 정도로 인상 깊었습니다.

하지만 단점도 명확합니다. 가장 먼저 느낀건 부족한 액션의 규모입니다. 리노가 경찰서에서 탈출하거나, 야레스키의 추격을 피해 도주하는 장면들은 리얼리티가 있고 처절하지만, 박진감과 시원시원함에서는 아쉬움을 남깁니다. 리노가 차량 정비사니 별다른 액션을 펼치지 못하는건 당연한데, 최근 영화들은 전직 특수 부대원이나 전직 킬러가 워낙 많이 등장하다보니 심심하다는 인상을 지우기는 어렵습니다. 솔직히 차량 정비를 배우기 전에 알제리 프랑스 외인부대 출신이다!는 설정 정도는 나와줄 줄 알았습니다.
절정부에서 벌어지는 카 체이스도 실망스럽습니다. 도심부에서 야레스키와의 일대일 추격전이 살짝 펼쳐지는 정도라 차량 수나 공간 활용, 폭발 등에서 헐리우드 영화들과는 비교하기 어려운 탓입니다. 스케일 면에서 부족하니, 최소한 더 길게, 그리고 스케일을 아이디어 - 르노 21을 정비한 식으로 - 로 극복했어야 했습니다.

주인공 리노의 매력이나 동기 설명도 다소 부족합니다. 샤라스를 위해 목숨을 걸고 도주하며 진범을 쫓는 이유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야레스키가 리노에게 회유를 시도할 때 왜 리노가 끝까지 버텼는지 도무지 모르겠어요. 그렇게 대단한 은혜를 받은걸로 생각되지는 않는데 말이지요. 게다가 마지막에서 야레스키가 도주에 성공하는데, 이를 쥘리아가 방조한 이유 역시 전혀 설명되지 않고요.

그래서 별점은 2점입니다. 간결하고 집중력 있는 서사와 자동차라는 소재는 효과는 좋지만 강렬한 타격감과 대규모 스펙터클 측면에서는 아쉽습니다. 킬링 타임용으로는 적절하지만, 추천하기는 어렵습니다. 속편이 있던데, 더 볼 일은 없겠습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