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연방 은행의 금괴를 노린 강도들이 대규모 인질극을 벌이기 시작했다. 협상 전문가인 FBI 브린과 NYPD 레미가 현장에 투입되어 강도단 리더 '수배자'와 협상을 벌였다. 그러면서 강도단이 은행 지하에서 허드슨 강을 피해 뚫린 옛 터널을 통해 탈출하려고 한다는걸 알아냈지만, 브린도 인질로 잡히고 말았다. 그 뒤 강도단이 폭약을 잘못 쓴 탓에 터널이 붕괴하여 허드슨 강이 범람했고, 강도단은 일망타진 당하는데...
나치가 남겼던 금괴를 노리는 강도단의 치밀한 계획이 핵심인 하이스트 무비 장르의 영화입니다. 넷플릭스를 통해 감상했습니다.
계획은 나쁘지는 않습니다. 경찰은 터널이 존재한다는 정보에 혼란을 겪으며 범인들이 그 길로 도주할 것이라고 판단하지만, 이는 관객을 포함한 모두를 속이기 위한 미끼에 불과하거든요. 실제 계획은 금괴를 녹여 은행 내부의 황동 장식물로 위장한 뒤, 은행 폭파 이후 잔해를 수거하는 업체로 변장해 금괴를 회수하는 것이었지요.
하지만 이 계획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전부 별로입니다. 우선 협상 전문가로 등장하는 주인공 브린과 레미는 이야기에서 거의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합니다. 브린은 심지어 스스로 인질이 될 정도로 무력하기만 합니다. 협상이 도움을 준 부분도 전무해요. 사건의 해결은 모두 강도단의 리더 아리엘라의 계획이었을 뿐입니다.
괜찮았다는 계획 역시 설득력은 약합니다. 강도단이 금괴를 녹여 황동 장식물로 위장하는데, 그 양이 상당한 탓입니다. 이 작업이 제대로 된 시설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영화처럼 하루 만에 완료된다는건 말도 안됩니다.
아리엘라의 목적도 애매해서 이야기의 중심축이 흔들립니다. 오빠를 살리기 위한 금괴 탈취와 나치 잔당 디트리히의 체포라는 두 목적이 충돌하거든요. 결말을 보면 디트리히를 체포되게 만드는게 동기로 보이는데, 그렇다면 애초에 금괴를 탈취하러 나설 필요도 없었지요. 오빠는 어차피 죽을테니까요. 이렇게 동기가 모호한 탓에 결과적으로 서사의 설득력은 떨어집니다.
바라시 남매 중 막내 에이바는 경찰에 터널에 대한 정보를 전해주는 중요한 역할을 맡았지만, 뜬금없이 등장하고 갑작스럽게 퇴장해 설득력이 부족했으며 나치 금괴라는 설정 또한 새로움이 없고 식상했습니다. 액션 역시 협상가를 전면에 내세운 이야기 구조 탓인지 밋밋하며, 긴장감 있는 전투나 추격전이 부족해 몰입을 방해했고요.
무엇보다도 화가 나는건, 제가 이 영화를 본 건 인터넷 상에서 접했던 추천 때문인데, 이 영화는 그 영화("인사이드맨")의 싸구려 후속편이었다는 겁니다. 감독과 주연 모두 바뀐 채 전작의 명성과 설정에 기댄 졸작입니다. 극장 개봉조차 못했는데 당연합니다.
그래서 별점은 한없이 1점에 가까운 1.5점입니다. 이 영화의 장점은 금괴를 빼내는 기발한 트릭 하나에 그치는데, 그나마도 억지스럽습니다. 감상에 시간을 투자할 이유가 없는 재앙에 가까운 쓰레기입니다. 찾아보실 필요는 당연히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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