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전생 귀족, 감정 스킬로 성공하다"를 보았기 때문인지, 알고리즘으로 추천되었길래 넷플릭스를 통해 감상했습니다.
그런데 "전생 귀족~"보다는 낫더군요. 이세계와 현실 세계를 넘나드는 설정을 통해 기존 이고깽 장르에 차별화를 시도한 덕분입니다. 이세계에서 얻은 능력이 현실에서도 적용되어, 왕따를 당하던 추남 주인공이 초인기 초미남이 된다는 설정, 즉 방구석에서 게임만 하는 찐따가 현실에서도 게임에서의 레벨업을 통해 같은 능력을 얻는다는 이야기는 진짜 판타지가 뭔지 보여줍니다.
물론 이런 설정이 이 작품이 처음은 아닐겁니다. 따지고보면 "간츠"도 크게 다르지는 않을테고요. 하지만 이 설정을 조금 더 차별화 시켜주는건 주인공 유야입니다. 할아버지의 말대로 끝없이 선행만 베풀던 착한 인물이거든요. '선행을 베풀면 보답받는다'는 고전 동화 속 명제를 이세계 이고깽 판타지에 잘 녹여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본인의 현재 외모와 능력이 일종의 '반칙'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기도 하고요.
먼치킨이 된 유야가 겪는 여러 학교 생활 에피소드들도 재미있었습니다. '요리' 특기를 얻은 덕분에 캠프에서 멋진 요리를 선보여 담임의 프로포즈를 받는다는 등으로 훈훈하고 좋은 에피소드들이었어요.
그러나 단점도 명확합니다. 왕따와 외모 콤플렉스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는 진부합니다. 왕따 과정에서의 과장된 연출도 별로였고요. 레벨업한 뒤 자신의 외모와 능력을 잘 인지하지 못한다는 설정도 반복된다는건 설득력이 너무 약합니다.
유야의 레벨업은 단순히 마물을 물리치는 데 집중되어 있어 흥미를 유지하기 어렵고, 후반부의 파워 인플레도 뻔했습니다. 영웅과 마왕의 대결과 다를바 없는 설정이었으니까요. 이를 그려내는 작화, 연출도 좋다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캐릭터 간 관계나 서사도 전형적이라 아쉬운 점이 많습니다. 판타지 세계가 특히 그러한데, 차라리 현실 세계 속 이야기를 더 길게 끌어가는게 재미있었을겁니다.
그리고 이건 넷플릭스의 문제인데, 서비스 신(?)을 모두 블러처리한 까닭을 잘 모르겠네요. 엄연히 15세 이상 관람가 작품인데 말이지요...
그래서 별점은 2점. 이고깽 장르물로는 나름의 매력이 있기는 한데, 추천할만한 작품은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시즌 2는 방영되면 볼 생각입니다. 저 역시 인기없던 학창생활을 보냈던터라, 이런 판타지에 감정이입하게 되네요.
덧붙이자면, 유야 할렘이 시작되었지만 진 히로인은 호죠 카오리가 되리라 확신합니다. 유야가 먼치킨이 되기 전 모습을 알고도 유야를 흠모하는 유일한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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