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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05

Q.E.D Iff 증명종료 13 - 카토 모토히로 : 별점 1.5점

Q.E.D Iff 증명종료 13 - 4점
카토 모토히로 지음/학산문화사(만화)

<<아래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번 권은 일상계에 가까운 이야기 한 편에, 국제적인 거대 강력 사건 한 편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전체 평균 별점은 1.5점밖에는 못 주겠네요. 이전 권이 워낙 좋아서 기대가 컸는데 많이 아쉬운 결과였습니다. 다음 권에서 만회해 주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에피소드별 상세 소개는 아래 리뷰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살인 풍경>>
거액의 빚을 진 가이바시라 사장은 채권자 3명을 카루이자와에 있는 별장으로 초대했다. 상환 계획을 설명하기 위함이었다.
그런데 에비사와 유리는 가이바시라 사장이 채권자들을 거실에 모아 놓은 뒤, 천장을 무너뜨려 죽이겠다는 계획을 이야기하는 상황을 우연히 목격하게 된다. 이 때 비서 이카다가 못견디겠다며 직접 천장을 무너트리고 사장은 천장에 깔리고 말았다. 그녀는 곧바로 경찰을 불렀지만 천장에 깔려있을 사장 사체는 발견하지 못했다. 뒤이어 사채업자 다코는 사장을 비서 이카다가 차로 들이받았고, S은행 채권회수 담당자 카니에도 이카다가 사장을 칼로 찌른 뒤 우물에 던져 넣는걸 목격했다는게 밝혀진다. 그러나 그 어디에서도 경찰이 시체를 발견 못한 탓에, 유력한 용의자였던 비서 이카다는 풀려나게 된다.
에비사와 유리의 부탁으로 토마는 사건 해결에 나서는데...

Q.E.D에 많이 등장했던, '서로 다른 증언 속 진실 찾기'라는 이야기로 보였는데, 전혀 다른 이야기더군요. 증인 중 한 명이 범인이나 중요 관계자였고, 증언 중 거짓말이나 미묘하게 숨긴 부분을 통해 범인을 밝혀내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었는데, 가해자와 피해자가 일부러 증인들을 속이기 위해 연출한 연극이라는게 진상이거든요.

그런데 연극에 헛점이 너무 많았습니다. 특히 은행 직원 카니에 앞에서 벌인 살인 연극이 그러했어요. 카니에가 이야기에서처럼 현장에서 도망쳐서 경찰에 바로 신고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이카다가 있는 곳으로 뛰어들었다던가, 숨어서 상황을 지켜보았다면? 연극이라는건 바로 밝혀졌을겁니다. 다코가 목격했던 자동차 사고 역시 가이바시라 사장 대신으로 인형을 써서 자동차 사고를 위장했다는 것도 그렇게 잘 되었을 것 같지 않고요.
무엇보다도 각자 개인 행동으로 산책을 나선 채권자들이 연극을 그렇게나 딱 맞게 목격했다는 상황도 현실적이지 못했습니다.

연극을 벌인 동기도 납득이 되지 않았습니다. 이카다가 회사를 살리기 위해 가이바시라 사장이 가입했던 생명보험으로 빚을 값으려면, 시체가 필요했습니다. 반대로 채권자에게 "더이상 빚은 절대로 값지 않겠다!"라는 메시지를 강하게 주기 위함이었다면 연극은 불필요했어요. 개인 사업자인 사채업자는 손을 뗄 수 있었다 치더라도, 은행 직원이 살인 현장을 목격했다고 증언한다고 해서 은행 빚이 탕감된다는건 불가능하니까요. 현재와 같이 '죽음이 확인되지 않은 실종 상태'를 의도했다면, 그냥 숨어버리면 되잖아요?

그나마 무너진 천정에서 가이바시라 사장이 탈출한 트릭, 가이바시라 사장이 어디에 숨었는지? 에 대한 추리는 볼 만 했습니다. 트릭은 집 구조를 잘 활용한 아이디어가 돋보였고, 가이바시라 사장이 숨은(?) 오래된 별장 굴뚝 속이라는 장소는 앞서 여러가지 복선으로 설명되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사건 자체가 현실적이지 않은, 불필요하고 작위적이며 무모한 연극에 불과하기에 좋은 점수를 주기는 힘드네요. 별점은 1.5점입니다.

<<특이점의 여인>>
토마와 가나는 프랑크푸르트에서 심장병 약 강도 사건에 휘말리고 만다. 약 25억엔에 달하는 약이 강탈당한 사건이었다. 유로폴 수사 담당자 브루스트는 신라의 친구로, 신분 조회 중 신라에게서 토마와 가나를 (특히 가나) 잘 대접하면 사건이 빨리 해결될거라는 이야기를 듣고 그들과 함께 수사에 나섰다.
그리고 범인 중 한명인 해들리가 자수했다. 그는 르쥬라는 여인이 모근 계획을 꾸몄으며, 그녀 말대로 행동해서 약을 훔첬지만, 훔친 듀랄루민 케이스 안에는 약 대신 잡지 몇 권만 들어 있었다고 증언했다. 경찰은 그의 증언에 따라 다른 일당도 한 명씩 체포했다. 그러나 르쥬와 약의 행방은 밝혀내지 못하는데....


이야기 전체가 문제로 가득했던 작품입니다. 사건 제일 앞단에 있는 사건부터 허술하기 짝이 없습니다. 르쥬가 운송업자를 변장하고 만나서 진짜 서류를 손에 넣은 뒤, 다시 자기가 운송업자로 변장하고 약을 손에 넣었다는건데, 변장 만능 주의도 지겹지만 방금 전 건네준 서류를 동일하게 위조해서 가지고 있었다는 것도 설명이 안 될 뿐더러, 가방을 운송업자 앞에서 바꿔치기하는게 별로 쉬워 보이지 않았거든요.
게다가 르쥬는 자신이 직접 약을 빼돌리는걸 계획했던게 분명합니다. 이 계획이 실패했더라면, 뒤의 습격 계획은 불필요했습니다. 변장이나 위조 서류가 들통난 순간, 도주하거나 체포될 수 밖에 없으니까요. 그렇다면, 약을 빼돌리는게 성공했다는 전제로, 단지 서류를 바꿔치기 하기 위해 악당 3명을 끌어들여 운송 차량 습격을 계획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이건 아예 말이 안되지요. 왜 화근을 남긴답니까? 말이 되려면 서류가 얼마나 큰 증거가 되는지에 대한 설명이 반드시 필요했습니다.

또 강력한 팜므 파탈로 보였던 르쥬가 단순한 방심으로 쉽게 목숨을 잃었다는 결말도 허무했으며, 제목도 그냥 수학 이론을 등장시키기 위한 무리수에 불과해서 마음에 들지 않네요. 르쥬가 물리학, 수학 이론인 특이점과 같기 때문에 특이점을 복소적분으로 나누어 해석하듯, 잘 모르는 부분만을 떼어내 생각해야 한다는 토마의 제안은 일견 그럴듯하지만, 수사는 평범하게 증언을 토대로 사건을 되짚어 나갈 뿐이니까요.

그나마 해들리가 르쥬를 죽였고, 사체를 토막내어 3명이 운송 차량 습격에 이용했던 증거품을 숨길 때 각각 나누어 넣어두었다는 진상만큼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영원히 찾을 수 없는 완벽한 은닉 장소, 그리고 이를 밝혀낸 토마의 추리 역시 꽤 그럴싸 했고요. 토마의 추리는 돈이 필요했던 해들리가 왜 자수해서 수사에 협조했는지? 부터 시작됩니다. 돈이 필요했다면, 약을 가지고 있을 르쥬를 추적하는게 당연하니까요. 결국 르쥬에게서 약을 회수하기는 불가능했고, 그 이유는 그녀를 이미 살해했다는 결론에 도달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되면 이야기가 성립하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살인에 대한 모든 증거도 숨긴 마당에, 살인을 감추기 위해 자수를 한다? 그럴리가 없지요. 해들리가 자수하지 않았다면 사건은 영원히 미궁에 빠졌을겁니다. 즉, 이 모든게 이야기를 만들기 위한 억지에 불과한거지요.

나름 의외성있는 결말은 인상적이긴 하나 이렇게 단점과 약점, 무리수가 많은 탓에 그다지 좋은 작품이라고 하기는 힘드네요. 별점은 1.5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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