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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08

이글루스에 바랍니다.

제가 이글루스에 블로그를 개설한 날짜는 2003년 12월 7일로 이글루스 블로그 서비스가 2003년 6월에 시작되었으니, 거의 초창기 유저라고 할 수 있지요. 그동안 블로그 서비스를 공짜로 거의 17년간 써 온 것에 대해서는 이글루스에 감사드리는 바입니다. 하지만 이글루스가 한창 인기있고, 유입자도 많았던 호시절이었던 2010년대 초반 역시 잘 기억하고 있습니다. 지금 뭔가 바꾼다고 해서 이용자가 늘어나고, 조회수와 트래픽이 늘어나지는 않겠지만 최소한 이용자로서 상실감, 문제점을 느끼지는 않도록 지원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에 몇 자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제일 먼저 언급하고 싶은건 에디터입니다. 글을 작성해서 올려야 하는 블로그에서 가장 중요한 툴이라고 할 수 있지요. 하지만 이글루스 에디터는 멋대로 폰트 사이즈를 정해버리는 버그, 링크 경로를 멋대로 http를 한개 더 붙여 오류를 일으키는 버그와 같은 다양한 버그를 자랑합니다. 모바일 웹 버젼으로는 에디터 입력도 제대로 안되고요. 그 외에, 쓰지도 않는 포토로그 버튼이 아직도 떡하니 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가끔 싸이월드 공감 버튼이 표시되는 등 정말 기본적인 수정과 업데이트가 꼭 필요한 상황입니다.
여기에 더해 에디터에서 광고 플랫폼도 잘 지원해 주면 좋겠어요. 아마 블로그를 운영하는 분들은 대부분 구글 애드센스와 같은 광고 플랫폼 도입을 생각하고 있을텐데, 현재 에디터로는 구글 애드센스를 완벽하게 운영할 수 없습니다. 저만해도 크롬에서 쓰면 구글 애드센스 삽입이 불가하며, 기껏 삽입한 광고도 예전 글에서는 때때로 보이지 않는 등 이런저런 문제가 많아요. 광고 플랫폼 운영만 반자동으로, 제대로 되도록 개편해도, 이용자가 조금은 더 늘어나지 않을까 싶네요.
마찬가지로 모바일 앱도 지원할거라면 제대로 개발해서 서비스했으면 합니다. 베타라며 나온지 수년이 지나도록 베타라는 것도 문제지만, 지금은 모바일 앱을 설치할 이유를 전혀 느낄 수 없는 결과물이거든요.

밸리의 인기글도 개선이 필요합니다. 지켜보니 정치 관련 글은 꼬박꼬박, 특히 현재 집권 여당 욕하는 글은 한 번 빼먹지 않고 부지런히 인기글로 올라가더군요. 물론 집권 여당을 욕하는 글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고, 조회수가 높아서 그 글이 인기글로 올라갈 수는 있습니다. 그렇다면 다른 밸리 인기글은 왜 안올라가나요? 제가 주로 이용하는 도서 밸리는 인기글이 선정된게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밸리로 카테고리를 구분해 놓았으면, 밸리별로 조회수 높은 글이 자동으로 인기글이 되도록 시스템을 꾸미는게 당연합니다. 밸리 전체를 통틀어 인기글을 뽑기 때문이라면 밸리별로 인기글이 뜨는 기능은 존재할 이유가 없습니다. 지금도 대충 살펴보니 인기글이 있는 밸리는 손에 꼽네요. 한 때 이글루스의 최대 장점이었던게 밸리인데, 이렇게 망해가니 서글프기까지 하지만 이럴거라면 인기글과 밸리를 아예 구분하는게 맞습니다.
덧붙이자면, 혐오스러운 인기글은 두 번 다시 보지 않도록, 보기 싫은 블로그를 차단하는 기능도 있었으면 합니다. 특정 블로그는 정말이지 썸네일조차 보기가 싫습니다.

그리고 추가를 원하는 기능도 있습니다. 대표적인게 백업 기능입니다. 글과 댓글까지 모두 일괄 추출하여 저장하는 형태로 백업했으면 하는데 왜 공식적으로 지원하지 않는지 잘 모르겠네요. 인터넷을 뒤져보니 이글루스 백업을 위해 개인이 만든 툴들이 몇 개 존재하던데, 저는 아쉽게도 백업에 성공하지 못했었습니다. 저처럼 역사가 오래된 사용자라면 누구든 원하는 기능이라 생각합니다. 이 기능을 위해 유료화가 필요하다면, 지불 용의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나마 관심있는 연례 행사였던 올해의 블로거는 꾸준히 진행해 주었으면 하고, 줌 인터넷과 연계하여 좋은 글들은 홍보가 좀 되면 좋겠다는 희망 사항과 함께 글을 마칩니다. 운영자가 이 글을 볼 것 같지도 않지만...
마침 엊그제 뉴스를 보니, 줌 인터넷에 새로운 대표가 선임되셨더군요. 이글루스는 줌 인터넷 회사 소개에서조차 언급되지 않고 있으며, 그리고 새 대표가 추구하는 방향과는 맞지 않는 블로그 서비스이기는 합니다. 그래도 이 기회를 빌어 뭔가, 조금이라도 나아지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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