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탐정 칼레 2 -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논장 |
<<아래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여름 방학, 붉은 장미군과 흰 장미군의 처절한 (?) 전투가 펼쳐진다. 흰 장미군이 빼앗은 붉은 장미군의 보물 '성상'을 지키기 위해 안데스는 에바 로타에게 성상의 위치를 옮겨놓을 것을 지시하고, 명령을 수행하던 에바 로타는 살인 사건 현장을 목격하고 만다. 범인은 유일한 증인인 에바 로타를 없애고, 증거 차용증을 회수하기 위해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는데...
1권에 이어 읽게 된 2권. <<녹슨 도르래>>에서 도야마 점장이 추천한건 이 2권이기 때문입니다. 와카타케 나나미와 도야마 점장 모두 대단합니다. 제가 아동용 추리 소설 시리즈를 2권이나 사게 만들다니!
그런데 2권은 확실히 추천할만 하더군요. 1권에서 단점이라고 말씀드렸던 '장미 전쟁'이 핵심인 글렌 할아버지 살인 사건의 복선으로 잘 활용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에바 로타가 차용증 때문에 다툼이 난 걸 알게된 것 부터 '장미 전쟁' 덕분이에요. 장미 전쟁 중 포로로 잡힌 안데스의 상태를 관찰하기 위해 글렌 할아버지 집 지붕에 올라가다가 할아버지와 손님이 하는 말을 우연히 듣게 되거든요.
아이들의 놀이터가 되어버린 빈 집 지주 저택에서 에바 로타가 범인과 맞닥뜨렸을 때 위험을 알린 방법도 '장미 전쟁'에서 사용된 일종의 암호인 '산적말' 이며, 범인을 지주 저택에 한 개 밖에 없는 열쇠 있는 방에 가두는 데 성공하는 것 역시 '장미 전쟁' 때 한 번 갇혔었기 때문이니까요.
에바 로타에게 배달된 초콜릿에 독이 들었다는게 밝혀지는 이유도 '장미 전쟁' 덕분입니다. 안데스가 전쟁의 핵심인 '성상'을 숨기려다가 먹지 않고 남겨두었던 초콜릿을 개에게 주었는데, 개가 다음날 크게 아파서 독을 먹었다는게 밝혀지기 때문이죠. 에바 로타와 칼레가 초콜릿을 왜 안 먹었는지는 설명이 부족하지만 이 정도면 복선으로서 두말할 나위 없는 역할을 수행한 셈입니다.
또 삼총사가 위기에 처했을 때 경찰이 도착한게 '붉은 장미군'의 도움이라는건 정말 기가 막혔습니다! 칼레가 오줌이 마렵다면서 숲에 들어가, 한창 전쟁 중이라 숲에 숨어있던 '붉은 장미군' 식스텐 삼총사에게 부탁을 한 덕분에 알맞게 경찰이 도착하게 된 것이죠. 주인공 삼총사 외에 다른 지원군은 없을 거라는 맹점을 잘 파고든 좋은 이야기였어요.
그러나 고리대금업자가 살해당한다는 강력 사건이 등장하는 탓에 이게 정말 어린아이용 작품인지 고개를 갸웃하게 만듭니다. 범인이 유일한 목격자인 아이들마저 죽이려는 흉악범이라는 묘사 역시 그닥이었고요. 살인보다는 차용증 절도 정도로 좀 가볍게 (?) 넘어갔더라면 좋았을텐데 아쉬웠습니다. 아무래도 옛날이 이런 부분에서는 아동용이라도 가차없고 과격했던 듯 합니다.
그래도 별점은 3점. 도야마 점장의 추천만큼의 좋은 작품임에는 분명합니다. 3권도 한 번 읽어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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