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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07

명탐정 설홍주, 어둠 속 목소리를 찾아라 - 정은숙 : 별점 2점

명탐정 설홍주, 어둠 속 목소리를 찾아라 - 4점
정은숙 지음/푸른책들

다행동 지구대 설 경사의 딸인 홍주는 자칭 ‘봉봉 탐정단’의 수석 탐정으로 셜록 홈즈와 같은 명탐정이 되는 것이 소원인 씩씩한 소녀다. 여기에 홍주를 짝사랑하는 단짝 최완식과 그런 완식을 짝사랑하는 은정까지, 셋은 시험 성적을 올릴 수 있다는 엉터리 제사를 지내기 위해 소량산을 찾았다가 유리 가게 할아버지의 집까지 들르게 된다. 그리고 방 안에서 괴한의 습격을 받고 쓰러져 있는 할아버지를 발견한다. 하지만 병원으로 옮겨진 할아버지는 이내 숨을 거두고 만다.
살인 사건이 벌어지자 다행동의 모든 주민들은 불안에 떨기 시작하고 홍주와 완식은 할아버지가 정신을 잃기 직전에 남긴 별 그림, 방 안을 찍은 사진들, 홍주가 발견한 조그만 신문 조각을 단서로 범인을 잡기 위한 본격적인 수사에 나선다. 그리고 곧 유리 가게 할아버지와 다툰 적이 있는 중국집 배달원 수만을 용의자로 주목한다.
하지만 외상값을 받기 위해 할아버지의 집을 방문했던 완식의 엄마가 새로운 용의자로 떠오르면서 홍주와 완식의 우정에도 금이 가기 시작한다. 하지만 완식의 형, 완규의 도움으로 할아버지의 집을 방문했던 또 다른 인물, AS 기사 조영범의 존재가 밝혀지고 둘은 화해하게 된다.
조영범 기사가 범인임을 증명할 수 있는 결정적인 증거, ‘목소리’를 녹음하기 위해 과감히 그의 집으로 잠입하는 홍주와 완식. 하지만 조영범 기사에게 발각되어 살인 용의자의 인질이 되고 마는데…….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 10여 년 전에 있었던 살인 사건과 누명, 그리고 안타까운 복수의 사연이 밝혀진다. (웹사이트 줄거리 인용)


도서관에서 제목만 보고 관심이 동해서 읽게 된 책. 제가 잘 아는 다른 명탐정이 떠올라 도저히 읽어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2011년에 출간된 작품으로 2008년에 나왔던 전작의 후속작이네요.

초등학생 정도를 대상으로 한 아동 소설로 아동 소설답게 캐릭터들이 확실합니다. 시리즈로 소설이 나옴직 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죠. 탐정, 개그 캐릭터, 조용한 정보 수집 담당자라는 탐정단 구성부터 괜찮습니다. 개그 캐릭터로만 보였던 완식이 절대 음감의 소유자이며, 저시력자 은정은 대신 청각과 후각이 발달했다는 부가 설정은 이야기를 보다 탄탄하게 만들어 주고 있고요. 또 머리 좋은 수재 형과 기동력과 행동력을 갖춘 중국집 배달원이라는 조력자들도 핵심 역할을 잘 해 주고 있습니다. 탐정 역인 설홍주가 가장 매력이 떨어질 정도이니 말 다했죠. 그래도 "소녀" 라는 의외성을 가져다주니 역시 기본 이상은 해 준달까요?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추리적인 재미도 상당합니다. 홍주 일행이 유리 가게 할아버지의 집에 들어간 직후 무언가 이상하다는걸 깨닫는 장면이 대표적이에요. 할아버지 혼자 사는 집에 연기력으로 문제가 많다는 아이돌 멤버가 주연인 드라마가 크게 틀어져 있다! 같은 시간대에 사극이 방영하는데! 라는 사소한 상황으로 홍주가 이변을 눈치채는 장면으로 설득력이 넘칠 뿐 아니라 지극히 한국적이고 '다행동' 이라는 동네에도 잘 어울리는 소박한 추리라 아주 마음에 들었어요. 

그러나 아쉽게도 이야기가 흘러가면서는 재미가 많이 떨어집니다. 흔해빠진 복수극을 아동용으로 무리하게 끌고 들어왔기 때문이에요. 이야기의 분위기, 그리고 배경 설정과는 너무나 어울리지 않아서 영 와 닿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본 사건을 해결하는 데에는 추리라는게 거의 존재하지 않으며, 할아버지가 죽어가면서 그린 4개 이상의 파란 별이라는 다잉 메시지는 작위적이기 짝이 없어서 무척 실망스러웠습니다. 사건의 동기가 된 "오성호" 라는 배를 알려주기 위해서라는데 별을 4개나 그릴 정도라면 이름을 쓰는게 더 빨랐겠죠. 어차피 사건 해결에는 우연히 홍주가 주워온 신문 쪼가리가 큰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에 구태여 등장할 필요도 없었던, 수수께끼를 위한 억지일 뿐이었습니다.

또 아이들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범인으로 의심되는 AS 기사 목소리를 녹음한다는 작전도 클라이막스를 담당하는 것 치고는 그다지 극적으로 그려지지 않았으며, 무엇보다도 범행 후 길을 가던 은정을 도와주는 등 여러모로 괜찮은 사람으로 묘사된 AS 기사 조영범이 급작스럽게 아이들까지 죽이려는 살인마로 돌변하는 과정의 설득력도 너무 부족했어요.

그래서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2점. 좋은 캐릭터들을 활용하여 다행동에서 일어난 소박한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일상계 물로 이야기를 꾸몄더라면 훨씬 좋았을텐데 여러모로 아쉽습니다. 봉봉 탐정단이 다음에는 좀 더 가볍고 친근한 사건들로 찾아와 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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