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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19

매혹의 근대, 일상의 모험 - 김지영 : 별점 2점

매혹의 근대, 일상의 모험 - 4점
김지영 지음/돌베개

부제는 '개념사로 읽는 근대의 일상과 문학' 입니다. 제목과 부제, 대충의 목차만 보고 근대 관련 미시사 서적이라 생각하여 구입했습니다.

그런데 내용은 생각과는 좀 다릅니다. 신문화사와 일상 개념이라는 분야에 대한 학술적인 흐름을 더듬는 "개념사"가 무엇인지에 대한 설명이 앞부분 거의 100여페이지에 달하는 탓입니다.
문제는 전혀 관심이 없는 학문인데다가 내용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재미도 없고요. 이쪽 분야에 관심이 많은 연구원이 아니라면 읽을 이유가 없어 보였습니다.

그래도 이 뒤에 이어지는, 문학에 자주 쓰인 몇 가지 키워드를 가지고 시대를 분석하는 부분은 나쁘지 않습니다. "연애", "청춘", "탐정", "괴기", "명랑"이라는 단어들이 근대에 어떻게 도입되어 어떻게 사용되었는지를 다양한 문학 작품이나 사료를 통해 알려주는데, 개인적으로 관심이 컸던 "탐정"과 "괴기" 두 부분만큼은 기대에 값합니다.
탐정 소설에 대한 당대 지식인들의 기대는 "계몽"이라는 측면, 즉 다방면의 지식에 통달하여야 쓸 수 있고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인데, 이건 심층적인게 아니라 표피적인 것이었다는 한계가 있었다는 분석은 지금 추리 소설을 좋아하는 저 역시 마찬가지라 굉장히 와 닿았습니다. 도판도 괜찮았고요.
또 "괴기" 편에 소개된 다양한 엽기 사건들에 대한 기사와 소설들은 간략한 소개나 인용문만 보아도 - 예를 들어 유기된 상자 안에서 사람의 다리가 발견된 사건이라던가 - 내용이나 진상이 어떨지 무척이나 궁금하게 만듭니다.

그러나 이 두 가지 항목 외에는 그냥저냥하며, 다른 미시사 서적에서 많이 접했던 내용들입니다. 결국 전체 분량에서 관심이 있고 읽을만한 부분이 1/3에도 못 미치니 좋은 점수를 주기 힘드네요. 17,000원이라는 가격을 생각하면 더더욱이요. 게다가 "탐정"과 "괴기"에 관련된 항목 역시 "대중 서사의 모든 것 3 : 추리물"에서 소개한 것들과 별 차이도 없습니다. 그래서 별점은 2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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