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혹의 근대, 일상의 모험 - 김지영 지음/돌베개 |
부제는 '개념사로 읽는 근대의 일상과 문학' 입니다. 대충의 목차만 보았을때 근대관련 미시사 서적이라 생각하여 구입한 책입니다.
그런데 내용은 생각과는 좀 다릅니다. "개념사"가 무엇인지에 대한 설명이 앞부분 거의 100여페이지에 달합니다. 신문화사와 일상 개념이라는 분야에 대한 학술적인 흐름을 더듬고 있는데 전혀 관심이 없는 부분일 뿐더러 내용도 이해하기 쉽지 않더군요. 재미도 없었고요. 이쪽 분야에 관심이 많은 연구원이 아니라면 접근 자체가 어렵지 않나 생각될 정도였습니다.
그래도 이러한 부분을 지나 문학에 자주 쓰인 몇가지 키워드를 가지고 시대를 분석하는 본문 부분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연애", "청춘", "탐정", "괴기", "명랑"이 그것인데 이 단어들이 근대에 어떻게 도입되어 어떻게 사용되었는지를 다양한 문학 작품이나 사료를 통해 알려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탐정"과 "괴기"에 관심이 많았는데 이 두 부분만큼은 기대에 값합니다. 탐정 소설에 대한 당대 지식인들의 기대는 "계몽"이라는 측면, 즉 다방면의 지식에 통달하여야 쓸 수 있고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는 것, 그러나 이것은 심층적인 것이 아니라 표피적인 것이었다는 한계가 있었다는 것은 지금 추리 소설을 좋아하는 저 역시 마찬가지라 굉장히 공감가는 부분이기도 했습니다. 도판도 괜찮았고요.
또 "괴기" 편에 소개된 다양한 엽기 사건들에 대한 기사와 소설들은 간략한 소개나 인용문만 보아도 - 예를 들어 유기된 상자 안에서 사람의 다리가 발견된 사건이라던가 - 내용이나 진상이 어떨지 무척이나 관심이 갔습니다.
그러나 이 두가지 항목 외에는 다 그냥저냥입니다. 다른 미시사 서적에서 많이 접했던 내용이기도 하죠. 전체 분량에서 관심이 있고 읽을만한 부분은 1/3이 채 되지 않으니 어떻게 보아도 좋은 점수를 주기는 힘드네요. 17,000원이라는 가격을 생각하면 더더욱 말이죠. 게다가 "탐정"과 "괴기"에 관련된 항목은 결국 <<대중 서사의 모든 것 3 : 추리물>>에서 소개되는 이야기와 별 차이도 없습니다. 그래서 별점은 2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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