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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26

악녀 (2017) - 정병길 : 별점 2점

옥수수 앱에서 몇 주 전 토요일, 무료로 풀렸기에 보게 되었습니다.

기대했던 액션은 역시나 대단했어요. 특히 시작하자마자 휘몰아치는 첫 액션 시퀀스가 그야말로 대박입니다. 1인칭 시점에서 펼쳐지는 독특함도 좋고, 그야말로 날이 선 칼을 휘두르는 맛이 잘 살아있는 덕분입니다. 마지막 '아저씨'를 쫓는 시퀀스도 대미를 장식하기에 부족함이 없고요.

그러나 이 두 장면을 제외하면 건질건 없습니다. 러닝 타임은 2시간이 넘는데 밀도있는 스토리 라인을 그리는 데 실패한 탓입니다. 결과적으로 몰입할만한 '이야기'가 없어요. 그나마도 "아저씨'의 복수를 위해 한 조직을 숙희(김옥빈)가 절딴내고 경찰에 체포된다. '아저씨'의 아이를 가졌다는 것을 안 숙희에게 국정원이 킬러로 일할 것을 제의하고, 딸의 행복을 위해 숙희는 그것을 받아들인다. 그러던 어느날, 타겟이 죽은 줄 알았던 '아저씨'라는 것을 알게된다"라는 어디서 본 듯한 부분까지는 괜찮아요. 하지만 이뒤는 엉망진창입니다. 제대로 이야기를 수습하기는 커녕 쓸데없는 이야기만 벌려놓기 때문입니다. 제대로 설명하지도 못하고요. 왜 신하균이 김옥빈을 배신하죠? 왜 신하균이 딸까지 죽이죠? 왜 신하균이 중간에 김옥빈을 풀어주죠? 스토리 라인의 불합리함을 지적하는 글이 인터넷에 많은 것을 보니 저만의 생각은 아닌듯 싶네요. 
이보다는 불필요한 이야기는 다 정리해버리고, 이야기를 압축해서 전달하는게 훨씬 좋았을 겁니다. 예를 들어 '아저씨'는 정말 나쁜 놈이고, 김옥빈을 '악녀'로 만들어서 김옥빈은 '아저씨'를 죽이는게 맞다는 식으로요. 괜히 아저씨와 밀땅하는 내용을 집어넣을 필요는 없습니다. "그때 날 안 죽인건 실수였어! 캬캬캬!" 하면서 한판 붙는게 더 명확하지요. 국정원 요원과의 로맨스 역시 불필요한 요소였고요. 이렇게 "니키타"가 바로 떠오르게 만들거였다면, 설정만 한국화해서 "니키타"를 리메이크하던가요.

이상하게 겉 멋 든 장면들도 부담스럽습니다. 결혼식 당일, 김옥빈이 웨딩드레스를 입고 저격총을 드는 시퀀스가 대표적입니다. 나름 평이 좋다는 오토바이 추격 씬에서의 칼부림 액션도 마찬가지, 총이 있는데 왜 장검을 휘두르며 쫓아가는지 알다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별점은 2점입니다. 터미네이터에게서 감정 연기를 기대하지 않듯이, 액션 영화에서 대단한 이야기를 기대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정도가 너무 지나쳐 좋은 점수는 못 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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