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절도 20 - 쿠스노키 케이 지음/서울문화사(만화) |
뿔없이 태어나 뿔대신 요괴를 베는 칼 '오니기리마루'를 들고 요괴를 베는 요괴가 등장하는 쿠스노키 케이의 좀 오래된 작품. 처음 보기 시작한건 한 10년 전 같은데 이제서야 완독했네요.
장점이라면 당연히 제법 재미있다는 점이 첫째죠. 20권이나 되는 방대한 내용이라 자체 복제한 에피소드도 눈에 띄긴 하지만 1/3 정도는 무척 마음에 드는 괜찮은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또 요괴만화 전문 쿠스노키 케이의 작품답게 요괴와 인간에 대한 묘사가 아주 인상적이에요. 특히나 요괴가 되는 사람들에 대한 처절한 묘사가 두드러지는데 사람이 요괴가 되는 이유들 - 여러가지 집착과 원한 등 - 이 스토리와 잘 어우러지고 있습니다. 반면 정작 주인공인 요괴를 베는 요괴 오니기리마루가 이상하게 주변인처럼 그려진다는 것도 특이했던 점이고요.
그러나 오니기루마루의 설정, 즉 요괴를 다 베면 인간이 될 수 있다는 단군신화같은 설정이 그다지 중요한 포인트로 다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은 좀 약점이네요. 인간이 되고 싶은 절박함도 별로 묻어나오지 않고요. 엔딩도 뭔가 뜬금없어서 좀 황당한 편입니다. 인기가 급 하락하여 종료 압박이라도 받았던 것일까요?
아울러 중반부부터 등장하는 요괴변모의 술법을 쓰는 요괴 유우키가 관련된 장편 에피소드들은 별로였어요. 재미도 없고... 작품의 장점을 살리지 못한 구태의연한 전개만 보여줄 뿐이라 실망스럽더군요.
그래서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2.5점. 개그와 호러의 극단을 오가는 미녀(?) 작가 쿠스노키 케이의 대표작 중 하나로 팬이라면 한번 볼만한 작품임에는 분명합니다. 단, 호불호는 많이 갈릴듯하네요. 인기는 있었는지 애니메이션도 나오고 비교적 긴 기간동안 연재되긴 했는데 쿠스노키 케이 작품군에서는 평작 정도의 수준입니다.
참고로, 개인적으로는 작가의 진지한 호러쪽 대표작은 "낭아왕"을, 작가의 베스트 오브 베스트는 특기 두가지 (호러+개그)를 모두 버무린 "대도시에 외쳐라"를 꼽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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