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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1/03

토요 와이드 극장 - 긴다이치 코스케 VS 아케치 코고로

경찰 차관이 밀실에서 자살한 시체로 발견되며 이어 그와 유착관계에 있던 악덕 상인, 그리고 경찰 차관의 내연녀 등이 차례로 살해된다. 경찰 차관 사건의 의뢰를 받은 아케치 코고로와 우연찮게 사건에 끼어들게 된 긴다이치 코스케가 서로 힘을 합쳐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게 되는데...!

아케치 코고로와 긴다이치 코스케라는 두 일본 명탐정의 합동 추리 수사극이라는 설정부터 재미나지만 거기에 캐릭터성을 유지시키면서 무대를 현재로 옮겨 더욱 더 흥미를 유발한 작품.
아케치 코고로는 심리학 전문가인 조교수로, 긴다이치 코스케는 사립탐정으로 등장하는데 캐릭터성은 만화 "소년 탐정 김전일"의 그것과 상당히 유사한 편이라 의외성은 떨어지는 편입니다. 약간 재수없는 부유한 천재 아케치와 후줄근하고 별볼일없는 외관의 킨다이치라는 설정은 똑같거든요. (제가 아는 아케치 코고로는 첫 등장에서는 상당히 후줄근한 모습이었는데 "소년탐정단" 등을 거치며 어느새 댄디한 신사의 이미지가 정착되어 버린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해결 장면에서도 김전일과 유사한 것이, 아케치의 추리는 결국 빗나가고 긴다이치가 사건의 진상에 접근한다는 구성이 정말 똑같습니다. 에도가와 란포가 본다면 기가 막히겠지만 말이죠. 그래도 배우들이 상당히 어울리는 편이고 세세한 부분도 나름대로 신경쓴 디테일은 꽤 괜찮습니다.

하지만 설정에 비해 추리적인 구조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무엇보다도 부제가 [명탐정 추리대결! 불꽃의 불가능 밀실 살인 트릭] 이라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멋진 트릭은 등장하지도 않고 추리 대결은 벌어지지도 않습니다. 그나마 등장하는 트릭 비스무레 한 것은 다이잉 메시지 하나 정도 밖에 없고 그 이외에는 그냥 몸으로 때우는 활약뿐이거든요.
게다가 마지막 장면이 너무나 허무해서 황당할 지경입니다. 예상가능한 범위안에 있는 악역 캐릭터의 설정도 마음에 들지 않고 필요 이상으로 속편을 의식한 듯한 결말도 불만스럽네요. 악역과 스쳐지나가는 마지막 장면은 완전히 "모든 것이 F가 된다" 입니다.

이런 드라마는 기획과 캐릭터도 중요하지만 추리적인 요소가 더욱 중요할텐데 이렇게 막 나갈 바에야 원작을 아예 현대로 각색하는 편이 더 낫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각본이 형편없어서 아쉽네요. 두 탐정의 팬이라면 현대에 부활시킨 모습이 꽤 어울리는 편이라 한번 봄직도 하지만 그 외의 추리 매니아라면 신경 꺼도 될만한 수준의 작품이었습니다. 제목과 설정이 아깝군요.

PS : 나가세 토모야의 긴다이치는 의외로 잘 어울리는 편이라 정말 놀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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