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주신 분들께 안내드립니다.

2006/01/30

박치기 (2004) - 이즈츠 카즈유키 : 별점 2.5점


1968년 교토의 히가시고와 조선고 학생들은 서로 대립하는 관계. 수학여행에서의 대 난투를 계기로 코우스케는 선생님의 명령때문에 조선고에 친선축구시합을 제안하러 가게 된다. 그곳에서 코우스케는 조선고의 짱 안성의 여동생 경자를 만나 첫눈에 사랑에 빠진다. 경자에게 다가가기 위해 사카자키라는 선술집 아들로부터 금지곡 '임진강'을 배우고 한국어를 공부하는 코우스케. 코우스케가 서서히 조선인 학생들과 친분을 쌓아나가는 동안 조선고와 대립하는 일본인 학생들의 연합이 그들에 대한 습격을 준비하는데.....

1968년이라는 일본에서는 상당히 격동적인 시기를 무대로 하여 재일 조선인들을 스토리라인의 전면에 부각시킨 점이 무척이나 특이한 영화.

하지만 높은 평가를 받을 만한 이유를 저는 잘 모르겠더군요. 싸움을 주요 모티브로 재일 한국인에 대한 묘사한 것이나 이야기의 힘은 "GO"보다 떨어지고, 음악을 주요 모티브로 과거의 청춘을 묘사한 이야기는 "청춘 덴데게데게데게" 보다 음악적 효과와 활용이 낮다고 생각되었거든요.
사실 적대하는 두 그룹과 그 사이에 속한 젊은 청춘남녀의 풋풋한 사랑이야기는 쎄고 쎘죠. 설정과 배경이 되는 시대가 독특할 뿐 내용면에서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에서 한걸음도 진보하지 못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주인공 패거리 중의 한명이 죽어서 사건이 급 진전 되는 것도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는, 마찬가지로 뻔하디 뻔한 전개였고요. 최종 클라이막스를 위한 사전 포석으로 이 친구의 죽음이 등장하고, 이후 민족간의 갭과 마지막의 큰 싸움, 그리고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 전개로 이어지는데 솔직히 너무 뻔했습니다. 말죽거리 잔혹사 처럼 친구가 그냥 도망간다고 하는 것이 훨씬 현실적이었을 것 같은데 말이죠.

그리고 보는 내내 영화의 메인 테마가 무엇인지 자꾸 헛갈렸어요. 젊은 청춘들의 한때를 그린 것임에는 분명하지만 그 한때의 주요 포커스가 싸움인지, 음악인지, 방황인지 확실히 보여주지는 않습니다. 요컨데 이 영화에서는 음악과 사랑으로 평화를 이루려는 주인공 코우스케와 경자의 이야기, 그리고 조선에 돌아가 축구를 하고 싶어하는 조선인 학교의 짱 리안성과 그와의 사이에서 아기를 가지게 된 모모코의 이야기, 그리고 두 학교의 주먹 전쟁이라는 3개의 큰 축으로 이야기가 돌아가고 있는데 전개와 편집에서 내용이 잘 정리되지 않거든요. 주인공이 누구인지 중심축조차 흔들리고 있는 정도이니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겠지만요. 좀더 이야기의 중심축을 잘 살려나가는 것이 좋았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래도 상큼한 여주인공과 효과적인 음악의 활용, 앞서 말했듯 특이한 시대 배경을 잘 살린 여러 설정으로 평균적인 재미는 선사하는 작품이긴 합니다. 당시의 전공투 상황이라던가 히피 문화, 그리고 조선인 학교의 디테일들과 (일본인 배우들의 한국말 연기는 최악이었지만요) 여러 노래들 등 향수를 자극할 만한 요소들이 많기 때문이죠.
또한 마지막에 주인공이 라디오 방송국에서 "임진강"을 포크송으로 부르며 겹쳐지는 여러 인물들의 모습을 그리는 하이라이트 장면은 (뻔하다고는 했지만) 한번 볼 가치가 있습니다. 노래도 좋지만 상황을 다 정리하는 여러 장면들의 편집이 꽤 괜찮은 편이니까요.
덧붙여 재일 한국인들에 대한 새로운 평가와 시각 또한 높이 평가할만 합니다. 여기 나오는 각종 한국인의 수난사는 지금 한국에서도 잊혀진 것이 대부분이기에 더욱 그러하네요. 결론적으로, 별점은 2.5점입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