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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1/28

[Y]의 비극 - 앤솔로지 : 별점 2.5점


엘러리 퀸의 "Y의 비극"을 테마로 4명의 추리작가에게 의뢰한 중편을 모아 출간한 앤솔러지.
작가의 구성이 꽤나 화려한 것이 먼저 눈에 띕니다. 첫 작품 "어떤 Y의 비극"은 아리스가와 아리스, 두번째 작품인 "다이잉 메시지 Y", 이 작품은 잘 알지는 못하지만 나름대로 지명도는 있는 듯한 (건축탐정 사쿠라이 쿄스케 시리즈가 대표작인 듯 하군요) 시노다 마유미, 세번째 작품 "Y의 비극 - Y가 늘어나다"는 니카이도 레이토, 마지막 네번째 작품은 "이콜 Y의 비극"으로 노리츠키 린타로의 작품입니다. 각 100여페이지 분량의 중편들이죠.
일본 여행에서 구입한 책중 하나인데 우연히 헌책방을 지나다가 발견해서 작가의 면면이 꽤 믿음직하고 제목과 기획 의도도 마음에 들어 구입해서 읽기 시작했습니다.

수록작들의 공통점이라면 모두 "Y"라는 글자가 포함된 다이잉 메시지 해독이 중요 트릭이라는 것, 그리고 엘러리 퀸의 원저 느낌을 많이 가져 오려고 노력한 느낌이 든다는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니카이도 레이토의 쓰레기를 제외하면 다 얼추 읽을만하며 정통 퍼즐 미스터리로서 "트릭"을 푼다는 재미도 제법 있는 편이었어요.
또 아리스가와 아리스의 히무라-아리스 컴비, 니카이도 레이토의 작품에 등장하는 명탐정 죠우카 박사와 예술연구 그룹 "뮤즈"의 멤버들, 노리츠키 린타로의 노리츠키 경시와 아들 노리츠키 린타로 컴비 등 유명 캐릭터와 다양한 작가들의 새로운 작풍을 접할 수 있다는 것도 나름 괜찮은 수확이라 할 수 있겠죠.

그러나 결론적으로 기대에 미치지는 못했습니다. 고전걸작으로 명망높은 "Y의 비극"이기에 후배작가들이 존경을 표하고 싶은 마음, 그리고 욕심은 충분히 이해가 되지만 작품의 수준은 아쉽게도 부족기 때문입니다. "이콜 Y의 비극"을 제외한다면 딱히 평가할 부분도 많지 않을 뿐더러 무엇보다도 니카이도 레이토의 작품이 용서가 불가능한 수준이라 점수를 너무 많이 깎아먹기도 하고요.
올해 들어 두번째 읽은 책인데 솔직히 약간은 실망스러웠어요. 뭐 원서를 직접 읽어 보았다는데 의미를 둘까 합니다. 별점은 2.5점입니다.

수록 작품별 상세 리뷰는 아래와 같습니다.

1. 어떤 Y의 비극 - 아리스가와 아리스
인디 록 밴드 "유메노 도구라 마구로"의 기타리스트가 자신의 기타에 맞아 살해당한다. 그가 남긴 것은 벽에 피로 쓴 "Y"라는 글자. 히무라와 아리스 컴비가 다이잉 메시지의 해독에 도전한다.
아리스가와 아리스의 작품으로 원저의 느낌을 잘 살린 여러 설정 (기타에 의한 죽음이라던가)과 꽤 잘 짜여진 구성은 마음에 들며 나름대로 재미있게 읽긴 했습니다.
허나 결정적 부분에서 일본인만이 이해가능한 요소가 있어서 높은 점수를 주긴 힘드네요. 그 부분 때문에 트릭 자체를 수긍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결론내리자면 그냥 평균적인 수준이었습니다. 별점은 2.5점.

2. "다이잉 메시지 Y' - 시노다 마유미
나는 고등학교 동창이 인터넷 채팅으로 사귄 "EMI"라는 아이의 죽음을 목격했었다. 그녀는 "Y가 죽였다"라는 글귀를 남기고 죽은 시체로 발견되었고 결국 자살한 것으로 처리 되었다. 그리고 2년후, 나는 우연히 신문에서 그 죽음의 장소였던 학교 건물이 철거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다시 그곳을 찾아볼 결심을 하는데....
시노다 마유미라는 여성 작가의 60여페이지 정도의, 단편보다는 약간 길고 중편보다는 약간 짧은 길이의 작품.
굉장히 여성적이라는 느낌의 작품으로 현재와 과거를 넘나드는 구성도 좋았지만 작품 내용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었던 연극에 대한 설정이 치밀하고 괜찮았습니다. 마지막에 진상이 밝혀지며 드러나는 반전도 좋았고요. 
추리적으로 그다지 특기할 것은 없다는 것이 조금 아쉽지만 이 정도면 평균 이상이죠. 별점은 3점입니다.

3. "Y의 비극 - Y가 늘어나다" - 니카이도 레이토
예술 연구 그룹 "뮤즈"의 멤버들은 어느날 핵공격에 대비한 안전시설인 핵 셸터의 안에 갇히고 부장인 마리오가 닫힌 밀실에서 "Y"라는 글자 하나만 남긴채 죽은 시체로 발견된다. 아무도 들어올 수 없는 완벽한 밀실에서의 사건 해결에 명탐정 죠우카 박사가 도전한다!
이름은 몇번 들어본 작가인 니카이도 레이토의 작품. 
작품은 처음 접해보았는데 정말이지 너무하더군요. 이른바 "메타 미스터리"라는 이름하에 주인공들이 독자에게 말을 거는 독특한 전개를 보여준다는 식인데 이러한 구성에 너무 기댄 탓인지 다른 것들은 모두 수준 이하입니다. 트릭도 황당무계할 뿐더러 다이잉 메시지의 의미조차 반은 장난으로 여겨질 정도의 치졸한 작품으로 모든 면에서 그다지 논할 것이 없는 쓰레기였어요. 별점은 1점입니다.

4. "이콜 Y의 비극" - 노리츠키 린타로
세타가야의 맨션에서 아다치 아카네라는 여성이 살해된 시체로 발견된다. 현장에서 발견된 물품 중에 메모지에 볼펜으로 쓴 "=Y"라는 기호의 흔적이 발견되며 유력한 용의자로 피해자 언니의 남편과 그 불륜상대가 지목되지만 그들의 알리바이는 확실한 상태. 사건이 답보상태에 머무르게 되자 사건을 맡은 노리츠키 경시는 자신의 아들 린타로에게 사건의 해결을 요청한다.
신본격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한명인 노리츠키 린타로의 작품. 그의 유명한 시리즈 캐릭터 노리츠키 린타로가 등장하는 본격물입니다. 
일단 "다이잉 메시지"의 의미가 확실하고 그 내용을 작품속에서 치밀하고 논리적으로 구성함으로써 본격 퍼즐 트릭물로서 충분히 제 값을 하는 것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일본이라는 지역적 특성이 살아있는 트릭이긴 하지만 상당히 설득력있는 편이라 꽤 수긍할만 했어요. 앞부분에 등장하는 전혀 상관없었던 짤막한 에피소드가 본편에서 중요한 장치가 되는 구성도 좋았고요.
그러나 다른 부분들, 예를 들자면 범인의 동기라던가 하는 부분에서 빈약함이 많이 느껴지는 것은 분명 약점이기도 합니다. 그래도 이 앤솔로지 최고의 작품으로 꼽고 싶네요. 저는 무척 재미있게 읽었거든요. 개인적으로 시간만 허락된다면 번역의 욕심도 조금 나긴 하는데 너무 일본적인 트릭일 수도 있어서 약간 고민 되긴 하네요. 별점은 3.5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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