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를 건너 무협의 숲을 거닐다 - 량셔우쭝 지음, 김영수. 안동준 옮김/김영사 |
사마천의 [사기]에서부터 중국 역사에서 줄기차게 이어지고 있는 무협소설의 역사와 그 줄기를 치밀하게 추적한 일종의 무협 백과사전. 잘 알려진 "삼국지"나 "수호지"는 물론이고 요사이 드라마화 된 "사대명포"나 "칠협오의"같은 고전, 그리고 김용과 양우생으로 대표되는 새로운 무협 소설까지 이쪽 장르의 모든 것을 간단한 줄거리와 더불어 소개해 주고 있습니다.
무협의 요소, 특히 "협"이라는 관점에서 일관되게 그 역사와 내용을 파고들어 디테일하게 설명하고 있으며, 단순히 역사만이 아니라 등장하는 고사나 여러 시가들, 그리고 당시 사회 분위기와 실제 역사 및 여러 무공이나 무기 등의 설명 역시 자세한 편이에요.
특히나 무협소설을 하위 문학 취급하는 사람들에게 반론하듯 무협소설은 중국의 생활과 문화, 모든것을 담고 있는 하나의 문화 그 자체라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는 작가의 생각도 잘 표현되어 있어서 무협소설에 관심이 있다면 홀딱 반할 수 밖에 없는 책입니다.
하지만 딱 하나 아쉬운 것은 책의 거진 50%를 김용 관련 글로 채우고 있다는 것입니다. 환주루주 (촉산전)나 다른 양대 산맥인 양우생, 그리고 고룡 (초류향 시리즈) 등의 설명도 충실한 편이긴 하고, 김용이라는 작가의 대단함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그 비중이 너무 크다보니 원래 의도하고 있는 "무협 백과사전"으로서의 가치는 좀 약해지지 않았나 싶거든요.
그래도 무협소설에 대해 이만큼 알려주는 책은 찾기 힘들죠. 별점은 4점입니다. 무협소설을 좋아한다면, 그리고 관련 영화나 드라마를 좋아한다면 꼭 한번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덧붙여, 뒷부분에 부록처럼 실려있는 국내 무협소설가 금강이 서술한 '한국무협소설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도 자료적 가치가 본편에 비견될 정도로 뛰어난 글이라 생각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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