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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11

화산전생 - 정준, 토마씨 : 별점 1.5점

화산의 장로였던 주서천은 죽은 뒤, 과거로 회귀했다. 주서천의 시대에서 암천회와 무림의 전쟁이 벌어져 수많은 영웅들이 죽었던 탓에, 주서천은 영웅들의 죽음을 막기 위해 암천회의 음모 좌절에 새로운 생을 걸었다.

인기 웹소설의 웹툰화 작품입니다. 인기가 많다기에 이번 연휴에 몰아서 완결까지 보았습니다. 

뻔한 회귀물이지만 인기작답게 나름대로 독특한 점은 있네요. 단순한 무공 대결보다는 전략과 정보전이 강조된다는 점이 대표적입니다. 암천회는 소문과 거짓 정보를 활용해 무림 인물들을 현혹시키고, 9파 1방에 속하지 않은 이들의 질투심과 자격지심을 교묘히 자극해 세력으로 끌어들이는데 꽤 설득력 있습니다. 마지막 무림맹과 암천회의 결전은 수천의 병력이 각자 군사의 지휘 하에 지형과 다양한 작전을 활용해 전투를 벌이기 때문에 무협지보다는 말 그대로 '전쟁'을 그려내고 있고요.

전통적인 무협의 틀을 벗어나, 기관 전문가와 상인이라는 인물을 주력 조력자로 배치한 점도 특이합니다. 기룡 제갈승계는 초반에는 단순한 기관 돌파 전문가 정도의 역할이지만, 중반 이후부터는 다양한 병기와 기관으로 암천회의 전력을 크게 약화시킵니다. 참호전 당시 첫 등장했던 기관총을 연상케 하는 그의 활약은 열세인 무림맹의 승리에 상당한 설득력을 부여합니다.
작 중 대립 상대인 '암천회'의 설정도 괜찮습니다. 비록 숙청당할까봐 두려워 숨어지냈지만, 황실과 관련이 있다는 설정은 암천의 다양한 재보, 자금과 군대까지 엮을 수 있던 이유를 잘 설명해 주기 때문입니다. 보통 무협물은 황실과 거리를 두는게 보통인데, 이를 적극적으로 설정에 녹여낸 작품은 개인적으로는 처음 보았습니다. 

또한 이야기 전개가 빠르고 명쾌해서 고구마스럽거나 답답하게 느껴지지 않는 점도 장점 중 하나입니다. 주서천이 손속에 사정을 두지 않고 인간 관계를 - 심지어 여자 관계까지! - 칼같이 정리하는 덕입니다. 주변 인물들도 불필요한 감정선 없이 빠르게 판단하고 행동하는건 마찬가지에요. 선악의 구도도 명확하고, 악인은 반드시 최후를 맞이하는 단순하지만 시원한 구성도 이야기를 더욱 속도감 있게 만듭니다.

하지만 솔직히 그렇게 대단한 작품으로 보이지는 않네요. 회귀물을 기반으로 한 전형적인 전개는 이미 많은 작품에서 반복되어온 구조이며, 과거의 기억으로 모든 정보를 꿰뚫고 최강자가 되는 설정은 지극히 뻔했던 탓이 큽니다. '기연이 있는 장소를 미리 알고 찾아서 확보한다'가 거의 전부거든요. 별 탈 없이 레벨(?)을 올린 주인공이 상대방을 모두 해치우며 결말까지 이어지는 전개는 새로움을 느끼기 어려웠어요.

중후반부로 넘어가면서 무협이라는 장르의 틀을 벗어나 전형적인 판타지물처럼 변모하는 점도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혈마가 강시를 만들고 시신을 활용해 몸을 바꿔치기하며, 인어와 이무기, 현무, 말하는 독거미 등 이종족(북해빙궁은 엘프더군요)과 몬스터에 이상한 주술까지 등장하는데 무협물이 아니라 혼합 장르물 혹은 마법 판타지로 느껴집니다. 등장인물들의 강함을 일종의 레벨처럼 표현하고, 최강자들의 필살기(심상구현이라 부르는)는 각자 독특한 무공이 한 개씩 있다는 것 역시 전형적인 만화 판타지 세계관으로 보이고요. 뒤로 가면 이게 무협물일 필요가 있나 싶은 생각마저 듭니다.
그나마도 무공이라면 모를까 주서천이 마지막 암천회주와의 결전에서 시간을 되돌리는건 어이가 없었습니다. "죠죠의 기묘한 모험"도 아니고... 주서천의 심상구현인 모든 상처를 치료해주는 '회귀'로 주서천이 치명상을 입은 줄 알고 방심하고 있던 암천회주에게 한 방을 먹이는 정도가 적당했습니다. 

그 외 전개에서 이상하게 늘어지며 억지스러운 부분도 적지 않아요. 대표적인게 무림맹주 남궁위무의 퇴장입니다. 암천회와의 결전 직전에 무림맹 내부의 다툼으로 처형된다는 전개보다는, 백의종군하여 마지막 대결에 참여하게 했더라면 훨씬 개연성이 있었을 것입니다. 작품 전반에 걸쳐 비급과 보물이 과도하게 등장하는 점도 몰입을 방해했고요.

그래서 별점은 1.5점입니다. 흥미로운 점이 없지는 않으나, 전형적인 판타지 회귀물과 별다를게 없고 작화가 심하게 좋지 않아서 추천드리기는 어렵네요.

덧붙이자면, '별호'가 이렇게 별로인 무협지는 정말이지 처음 봅니다. 검 좀 쓰면 검성, 검신, 검선, 검마로 돌려막는 식이거든요. 제가 만든 챗봇으로 화산파 장문인 검선 우일문의 별호를 만들어보니 '매영검옹(梅影劍翁)'을 추천하는데, 검선보다는 그래도 낫지 않나 싶습니다.

2025/05/10

너의 퀴즈 - 오가와 사토시 / 문지원 : 별점 3.5점

너의 퀴즈 - 8점
오가와 사토시 지음, 문지원 옮김/블루홀식스(블루홀6)

아래 내용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퀴즈 최강자를 가린다는 Q1 그랑프리 결승에서 미시마 레오는 도쿄대 출신의 천재인 유명 방송인 혼조 기즈나와 맞붙었다. 팽팽한 6:6 상황에서, 혼조 기즈나는 사회자가 문제를 말하기도 전에 정답을 맞추어 우승했다. 레오와 퀴즈 마니아 동료들은 방송국의 '짬짜미'를 의심했고, 레오는 스스로 조사에 나섰다. 조사를 하면서 자신의 인생과 퀴즈 사랑에 대해 반추해 나가던 레오는 결국 이건 '짬짜미'가 아니라는걸 깨달았다. 그리고 혼조를 만나 진상에 대해 듣게 되는데...

2023년 제23회 본격 미스터리 대상 소설 부문을 수상하며 주목받은 신예 작가 오가와 사토시의 작품입니다. 작가의 "거짓과 정전"을 굉장히 인상적으로 읽어서 찾아 읽어보았습니다.
책 소개만 보았을 때는 퀴즈 마니아의 퀴즈 관련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더군요. 퀴즈라는 세계를 깊이 있게 조명하고 그것이 인간의 삶과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를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점은 퀴즈에 대한 진지한 접근입니다. 단순히 정보를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이 이기는 게임이 아니라, 명확한 규칙과 전략이 존재하는 진지한 ‘시합’으로 설명합니다. 몇 가지 예를 들자면, 퀴즈에는 '확정 포인트'가 있다고 합니다. 문제 중에 퀴즈의 답을 확정할 수 있는 포인트이지요. 그리고 퀴즈 플레이어는 상대보다 빠르게 답을 말해야 하기 때문에, 답을 알고 누르는게 아니라 답을 '알 것 같은' 단계에 눌러야 한다는 등입니다. 이런 정보들과 함께 작가가 묘사하고 있는 퀴즈 대회 Q1은 실제 대회를 눈 앞에서 보는 것처럼 생생하며, 미시마 레오가 퀴즈를 풀어내는 사고를 세밀하게 그려내어 정말 하나의 '스포츠'를 보는 듯한 박진감을 안겨줍니다. 작가가 설명하는 퀴즈 관련 정보들도 실제로 근거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책에 등장한 서술만으로도 충분히 그럴듯해 보일 정도로 잘 설명되고요. 작가는 이런 세심한 설정을 통해 퀴즈가 단지 지식을 겨루는 게임이 아니라, 사고와 감각이 살아 있는 장르라는 점을 자연스럽게 전달합니다.

또한 이 작품은 퀴즈와 인생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더욱 깊은 울림을 전합니다. 이 부분은 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를 떠올리게 하기도 하지만, 결정적인 차이점이 존재합니다. "슬럼독 밀리어네어"에서는 주인공이 겪었던 경험들이 정답과 우연히 연결되었었는데, 이 작품은 퀴즈의 정답, 아니 퀴즈 자체가  레오의 적극적인 노력에 의해 인생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지요. '퀴즈의 정답을 맞힌다는 것은 그 정답과 어떤 형태로든 연관해 왔다는 증거다.'라는 레오의 말 처럼요. 그리고 작품에서는 Q1에서 레오가 맞춘 문제를 통해 레오의 인생을 어린 시절 - 퀴즈를 몰랐던 때 부터 퀴즈에 빠지고, 여자 친구를 사귀고, 대학을 졸업하여 직장 생활을 시작하고, 여자 친구와 헤어지고... - 부터 돌이켜보게 해 줍니다. 이 과정에서 레오가 퀴즈를 정말 사랑한다는게 자연스럽게 드러나고요. 레오가 알고 있던 ‘일본에서 가장 낮은 산’의 정답이 ‘덴포잔’에서 동일본 대지진 이후 ‘히요리야마’로 바뀌었다는 사실을 깨닫는 장면이 대표적이에요. 레오는 퀴즈가 '살아있다'는걸 깨닫고, 퀴즈에 대해 더 충실감을 느끼게 되거든요. 이는 단순히 지식을 외울 뿐이었던 혼조와 비교되는 장치이기도 합니다.

미시마 레오도 호감이 갑니다. 지극히 평범한 청년으로, 평범한 인생을 살아왔지만 단지 퀴즈에 대한 애정만으로 잘 하게 되었다는게 아주 마음에 들었어요.
등장인물 뿐 아니라, 작가가 독특한 시각으로 바라본 여러 묘사들도 인상적입니다. 하루의 시간대를 나타내는 단어는 모두 태양의 움직임이 기준인데 심야만 성격이 다른 이유에 대해 고민하는 장면, 그리고 그게 퀴즈 정답을 말했을 때의 전율과 엮이는 묘사는 정말 빼어났어요. 

그리고 미스터리물로서도 충분히 읽을 만한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제 76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을 수상한 작품답네요. 핵심은 ‘혼조 키즈나가 어떻게 문제를 듣기도 전에 정답을 말했는가?’라는 수수께끼 풀이인데, 레오가 과거 영상과 시합 데이터를 분석하면서 진상을 추적하는 과정은 긴장감이 넘칠 뿐더러, 작은 단서에 의해 하나 둘 씩 수수께끼가 풀려나가는 미스터리 장르로서의 재미 또한 충실하게 구현되어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과정에 비해 진상 자체는 다소 아쉬움을 남깁니다. 혼조가 퀴즈 프로그램의 본질을 꿰뚫고 문제 출제의 경향을 파악했다는 점까지는 충분히 설득력 있습니다.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Q1 그랑프리에서는 참가자들이 반드시 정답을 맞힐 수 있는 문제가 준비되어야 한다는 설정은 말이 되니까요. 그러나 혼조가 마지막 문제로 과거 악연이 있는 연출자 사카다와 관련된 문제가 나올 것이라 확신한건 도박이었습니다. 또한 그가 문제를 듣기도 전에 정답을 외친 이유가 화제를 유도해 이후 자신의 온라인 및 유튜브 사업 홍보에 활용하기 위한 목적이었다는건 최악이었어요. 레오와 박빙의 승부를 펼칠 정도의 인물이기에, 보다 더 강렬한 철학이나 신념을 기대했는데 너무 세속적인 동기라 실망스러웠어요. 이보다는 혼조가 레오를 만났을 때 해 주었던 이야기 - 아픔을 주었던 '곰의 장소'였던 야마가타가 정답을 알려주어 퀴즈에 진정한 매력을 깨닫게 해 주었다 - 가 훨씬 나았습니다. 물론 이 이야기는 혼조가 도박을 벌인 이유에 대한 답이 될 수 없다는 결정적 문제가 있긴 하지만요.

진상이 실망스러웠던건 혼조의 묘사가 별로였던 탓도 큽니다. 도쿄대 의대 출신의 천재로 사전을 머릿 속에 집어 넣고 있다는 비현실적이고 만화적인 설정도 별로고, 어린 시절 학폭같은 불필요한 서사를 등장시킬 필요도 없었습니다. 앞서 말한 '곰의 장소' 이야기로 끌고갈게 아니었다면 말이지요.

그래도 퀴즈를 단순한 게임이 아닌 삶과 연결된 진지한 시합으로 그려내며, 미스터리적 긴장감과 감성적 깊이를 동시에 갖춘 좋은 작품입니다. 제 별점은 3.5점입니다. 

2025/05/09

야당(2025) - 황병국 : 별점 2.5점

이하 내용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대한민국 마약 수사의 뒷거래
모든 것은 야당으로부터 시작된다!

누명을 쓰고 교도소에 수감된 이강수(강하늘)는 검사 구관희(유해진)로부터 감형을 조건으로 야당을 제안받는다. 강수는 관희의 야당이 돼 마약 수사를 뒤흔들기 시작하고, 출세에 대한 야심이 가득한 관희는 굵직한 실적을 올려 탄탄대로의 승진을 거듭한다.

한편, 마약수사대 형사 오상재(박해준)는 수사 과정에서 강수의 야당질로 번번이 허탕을 치고, 끈질긴 집념으로 강수와 관희의 관계를 파고든다.

마약판을 설계하는 브로커 강수, 더 높은 곳에 오르려는 관희, 마약 범죄 소탕에 모든 것을 건 상재. 세 사람은 각자 다른 이해관계로 얽히기 시작하는데… (공식 시놉시스)

올해 개봉해서 간만에 손익분기점을 돌파한 범죄 스릴러극입니다. 연휴에 감상하였습니다. 

좋은 흥행 성적이 이해가 되더군요. 시종일관 관객을 몰입시키는 전개력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2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임에도 불구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을 유지하는 덕분입니다. 특히 이강수와 오상재 복수극의 화룡정점이라 할 수 있는 마지막 유튜브 생중계가 일품이에요. 굉장히 대담하면서도, 구관희와 조훈의 추악한 거래를 전국민에게 드러내는 효과적인 장치로 통쾌함을 선사해 주니까요. 생중계를 눈치챈 구관희 일당이 다급하게 블라인드를 내리는 장면은 완벽한 마무리였다 생각되고요. 이 생중계를 마지막 순간까지 감춘 구성은, 마지막에 터지는 반전으로서의 효과를 극대화 해 줍니다. 

등장인물 설정도 좋습니다. '야당'이라는, 전혀 몰랐던 직업(?)을 주요 소재로 등장시켜 이야기를 끌고 가는 것에 더해, 검사가 절대악이자 최종 빌런으로 대통령 선거의 흐름까지 뒤흔든다는 설정이 최근 현실과 맞닿아 있어 묘하게 설득력 있게 다가옵니다. 구관희 검사에 대한 약간이지만 나름 복잡한 설정도 잘 그려져 있고, 강하늘과 유해진의 연기도 이를 잘 뒷받침해 줍니다.

하지만 단점도 뚜렷합니다. 우선 이강수라는 인물의 설정이 다소 납득이 어렵습니다. ‘야당’이라는 직업 특성상 은밀하게 움직여야 할 그가, 마약사범들과 경찰 앞에서 대놓고 비아냥거리는 모습은 현실성이 떨어져요. 아무리 구관희 검사라는 뒷배가 있다 하더라도 말이지요. 언제 비명횡사해도 이상하지 않게 느껴졌고, 이런 경솔한 면모는 이후 등장하는 치밀한 복수극과도 어울리지 않아서 인물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립니다.
대선후보 아들로 구관희를 설득해 강수, 상재, 수진의 인생을 망치고 복수심을 품게 만든 조훈은 더 최악이에요. 요즘 시대에, 대선후보 아들이 저렇게 오만방자하고 막나간다는건 말도 안됩니다. 잘 나가던 배우였지만 마약으로 인생을 망친 수진은 뻔한 설정이라 진부했고요.

이강수와 오상재가 꾸미는 작전도 설득력이 다소 부족합니다. 조훈의 마약 투약 장면이 담긴 영상을 USB에 담아 야당 의원에게 전달하려다 실패하는 설정은, 디지털 시대에 걸맞지 않게 느껴집니다. 이메일이나 클라우드 같은 더 빠르고 효율적인 수단이 있는데 굳이 USB를 사용하는 이유가 명확하지 않거든요. 이건 오상재가 체포되는데 의도가 있다고 생각하게 만듭니다. 듀폰 라이터를 이용한 도청 장치 역시 마찬가지에요. 라이터가 영화 속에서 너무 자주 비춰져서 쉽게 눈치챌 수 있습니다.
그리고 폐인이 되었던 이강수가 마약을 끊고, 체력을 키워 복수에 나서는 과정은 설명이 더 필요했습니다.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에 걸맞게 수위 높은 장면들도 다소 과합니다. 마약 복용 후 벌어지는 난교 장면이나 과도한 살인 묘사는 굳이 이 정도까지 노출할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장면을 빼고 수위를 조절해 15세 관람가로 개봉했다면 흥행에는 더 도움이 되었을겁니다.

그래도 별점은 2.5점입니다. 인물 설정의 허술함과 작위적인 장치들, 과도한 수위는 몰입을 저해하지만 재미에 크게 영향을 끼치지는 않습니다. 킬링타임용 범죄극을 원하신다면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