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주신 분들께 안내드립니다.

2005/01/08

배트맨 : 어썰트 온 아캄 (Batman: Assault on Arkham. 2014) - 제이 올리바 : 별점 2점

아만다 월러는 킹 샤크, 킬러 프로스트, KGBeast, 데드샷, 캡틴 부메랑, 할리퀸, 블랙 스파이더 등의 빌런을 모든 뒤 목에다가 폭탄을 부착하고 리들러의 USB를 아캄 수용소에서 가져올 것을 명령한다.

각자의 방법으로 아캄 수용소에 잠입한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앞에 배트맨이 나타나고, 한바탕 격투가 벌어진다. 그러던 중 아만다 월러에게 개인적인 지령을 받은 킬러 프로스트는 리들러를 죽이려 하고, 리들러는 그 이유를 폭로한다. 리들러는 목의 폭탄을 해체하는 방법을 알고 있었던 것!
그리고 폭탄을 해체한 특공대를 배트맨이 제압하려하나 이 소동으로 아캄 수용소가 개방되어 죄수들이 폭주하기 시작하고, 마침 탈출한 조커는 고담시를 날려버릴 핵폭탄을 동작시키는데....


아캄 유니버스 세계관이라는데 어떤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딱히 제가 알던 배트맨 세계관과 다르지는 않은 것 같았어요. 그런데 기존의 DC 애니메이션과는 굉장히 다르더군요! 배트맨이 아니라 수어사이드 스쿼드가 주역으로 등장한다는 것부터가 특이했는데 초반부터 KGBeast라는 빌런 목이 달아나고 할리 퀸이 누드로 데드샷 앞에 등장하여 원나잇을 하는 등 일본의 성인향 애니메이션을 보는 느낌이었어요. 한마디로 깜짝 놀랐습니다.

그러나 이야기 전개는 그동안의 DC 애니메이션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부실하다는 뜻이죠...
아만다 월러가 범죄자들로 수어사이드 스쿼드를 구성하여 아캄 정신병원에 잠입시키는 목적이 처음에는 리들러의 지팡이 속 USB 를 가져오는 것이었죠. 그런데 중간에 급작스럽게 리들러를 죽이는 것으로 작전이 변경되는데 이유에 대한 설명이 전무합니다. USB가 뭔지는 결국 나오지도 않고요. (맥거핀?) 그렇다면 처음부터 수어사이드 스쿼드에게 리들러를 죽이라고 하면 되는데 왜 이렇게 복잡하게 일을 꾸몄을까요?
게다가 그 뒤에는 아만다 - 리들러 관련 내용은 사라지고 조커의 핵폭탄, 그리고 조커와 배트맨, 데드샷의 사투가 펼쳐질 뿐입니다. 최초 수어사이드 스쿼드가 투입된 작전과의 개연성을 눈을 씻고 찾아봐도 찾기 힘들어요. 전혀 다른 이야기 두편이 이어진게 아닌가 싶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제목에는 배트맨이 들어가는데 정작 주인공은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리더로 등장하는 데드샷이라는 것도 뜬금없었습니다. 데드샷을 키워주기 위해 만든 애니메이션이라고 밖에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힘을 많이 실어 주고 있는데 영문을 잘 모르겠네요. DC의 퍼니셔로 키우려는 생각인가? 그러기에는 캐릭터의 매력이 많이 부족해 보였는데 말이죠.

물론 수어사이드 스쿼드 멤버들의 화려한 개인기와 액션은 잘 구현되어 있으며 (영화화 소식으로 기대했던 캡틴 부메랑은 완전 찌질이에 불과해서 조금 아쉽긴 했습니다만), 마지막 아캄 수용소가 개방되며 수많은 유명 빌런 - 베인, 포이즌 아이비 등등 - 들이 뛰쳐나와 경찰과 한판 승부를 벌이는 등 볼거리는 많은 편입니다. 배트맨의 활약도 그런대로 적절하며, 성인 취향의 장면들도 잘 녹아들어 있고요. 디자인, 작화도 취향은 아니지만 괜찮았습니다. 이런 쪽으로의 변신은 충분히 성공적이었달까요.

그래도 이런 스토리로 좋은 점수를 주기는 어렵죠. 별점은 2점입니다. 저는 브루스 팀이 손 댄 시기가 최고라고 생각하는 복고적인 인물이라서 말이죠. 그래도 수어사이드 스쿼드 영화가 궁금하신 분들이라면 먼저 접해보시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긴 합니다.

2005/01/05

옥스퍼드 운하 살인사건 - 콜린 덱스터 / 이정인 : 별점 5점

옥스퍼드 운하 살인사건 - 8점 콜린 덱스터 지음, 이정인 옮김/해문출판사

과음과 과로로 닥친 위궤양 증상으로 인해 입원하게 된 모스 경감은 무료한 시간을 달래기 위해 소책자 "옥스퍼드 운하 살인사건"을 읽은 뒤 취미삼아 병상에 누운채로 그 과거 사건의 진상을 추리해 나가기 시작한다...

유명한 콜린 덱스터의 "모스경감"시리즈의 기념할 만한 국내 첫 번역본. 예전에, 그리고 지금도 동서나 다른 출판사에서 "우드스톡으로 가는 마지막 버스"나 "사라진 소녀" 등이 나오고 있긴 하지만 이렇게 정식 번역 시리즈가 나오는 것은 처음이죠. 반가운 마음에 당장 구입했습니다. 그런데 올해 처음으로 구입해서 읽은 추리소설이지만 너무 재미있어서 감탄사가 절로 나오네요. 일단 모스 경감 시리즈 중에서도 여덟번째 작품인데 내용적으로 첫번째 작품이라 해도 별 무리 없을 정도로 자연스러우며, 모스경감의 매력을 잘 전해주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소탈하면서도 너무나 인간적인 모스경감을 좋아하긴 했지만 이 소설에서처럼 제대로 묘사된 작품은, 아니 제대로 번역된 작품은 이전에 읽지 못했기 때문에 더 재미있었던 것 같네요. 소설 전반에 걸쳐 보여지는 모스 경감의 유머나 재치는 여전하며, 책을 읽다가 스스로 멋진 문구에 감탄한다던가 포르노 소설을 즐기다가도 스스로에게 실망하며 창피해 하는 모습이 자연스럽고도 굉장히 현실적으로 가깝게 느껴져서 좋았거든요.

또 이런 인간적인 매력 외에도 액자 소설식으로 전개되는, 모스 경감이 책을 통해 접하게 된 과거의 사건을 추리해 나가는 과정 역시 탄탄하며, 독자에게 전달해 주는 단서도 각 단락별로 상당히 공정하면서도 매끄러운 편이라 추리적으로도 완성도가 높습니다. 예전에 읽었던 "진리는 시간의 딸" 같은 구성이긴 한데 결정적이다 싶은 단서는 수사를 통해 밝혀 내는 등, 전개 과정은 보다 깔끔하고 설득력 역시 높네요. 마지막 에필로그에서 모든 사건을 정리하는 솜씨 역시 대단했고요.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5점! 중편 정도의 길이 치고는 가격이 상당한 편이지만 추리적 수준은 물론 소설의 재미도 일정 수준 이상입니다. 무엇보다도 모스 경감의 매력을 제대로 느끼려면 꼭 한번 읽어봐야 할 책이 아닐까 싶군요. 모든 분들께 강력하게 추천드립니다.

2005/01/04

산해관에서 중국역사와 사상을 보다 - 금장태 : 별점 2.5점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종교학과 교수로 계신 금장태씨의 1991년 말부터 1992년 초까지 약 두달간 여행한 내용으로 쓰여진 중국 기행문입니다.

여행 다닌 지역으로 구분하여 모두 5부로 구성되었습니다. 1부는 산동에서 요동, 2부는 열하와 북경, 3부는 무이산맥의 남과 북 (복건성과 강서성), 4부는 강남, 5부는 광주를 중심으로 쓰여졌죠.
수필같고 쉬웠던 하루키의 "먼 북소리" 같이 흥미진진하거나 매력적이고 유쾌한 내용을 가볍게 써 내려갔다기보다는, 그 지방과 지방에 얽힌 여러가지 사실들을 자신의 시각으로 꽤 선명하게 서술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기행문이라는 쟝르 자체에 충실한 책입니다.

독특한 점이라면 종교학과 교수답게 각 지역별 불교 및 천주교, 라마교, 도교까지 아우르는 전 사원을 순방한 점, 그리고 그에 관련된 문화적, 역사적 사실을 자신의 시각으로 써 내려갔다는 점을 들 수 있겠네요. 특히 각 지방에 얽힌 고사와 인물들을 간략하지만 짜임새 있게 서술한 것에는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그러나 보다 쉽고 재미있게 쓸 수도 있었을 것 같은 내용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지루한 것이 안타깝군요. 가격에 비하면 상당히 부실한 도판 (칼라가 하나도 없는!) 도 불만스럽고요.

뭐 그래도 중국에 관심이 있거나 여행 계획이 있다면 한번 쯤 읽어볼만한 책이라 생각됩니다. 인문학적인 면으로도 꽤 흥미롭고 기행문으도 상당한 수준이기도 하니까요. 별점은 2.5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