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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31

해벅 (HAVOC) (2025) - 개러스 에반스 : 별점 1.5점

아래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고참 형사 워커는 삼합회 보스의 아들 추이가 살해당한 사건을 수사하다가, 시장의 아들 찰리가 연루되어 있다는걸 알아냈다. 워커는 시장에게 찰리를 무사히 데려올 것을 약속했다. 그러나 복수를 위해 찰리를 노리던 삼합회는 시장을 납치했고, 찰리의 입을 막기 위해 그를 죽이려는 부패 경찰들마저 나서서 대규모 총격전이 벌어지고 마는데... 

"레이드" 시리즈로 잘 알려진 개러스 에반스 감독의 범죄 액션 영화입니다. 넷플릭스로 감상했습니다.  

가장 큰 강점은 역시나 액션입니다. 영화의 대부분이 액션씬으로 볼거리는 많은 편이에요. 시작과 동시에 터지는 자동차 추격전은 박진감 넘치고, 찰리의 애인 미아를 만나기로 했다가 말려든 클럽에서의 혼전은 삼합회와 부패 경찰들, 주인공 일행이 좌충우돌하며 폭발적인 에너지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마지막 오두막에서의 총격과 난투는 감독 특유의 속도감과 무게감을 살려내고 있고요. 적어도 액션만큼은 시원시원하게 즐길 만합니다.

하지만 이야기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설명이 부족한 탓입니다. 워커가 동료 부패 경찰들과 어떤 범죄를 저질렀는지, 시장에게 왜 약점을 잡혔는지, 찰리와 미아가 어떻게 사건에 휘말렸는지, 삼합회가 시장을 납치한 이유는 무엇인지, 부패 경찰들은 왜 찰리와 미아를 노리는지 등 대부분의 설정이 구체적으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영화는 이야기의 맥락을 제대로 쌓지 않은 채 장면들을 끊어 붙이며 액션으로 넘어가지요. 티격태격하는 고참 마초와 신참 여성 형사 콤비에서 시작되는 기본 설정들마저 진부하기 짝이 없고요.

파워 밸런스와 액션 씬의 설득력도 엉망입니다. 초반에는 삼합회가 경찰을 손쉽게 학살하고 시장까지 납치하는 초월적 조직으로 그려집니다. 그런데 주인공 일행과 맞서면 허무하게 쓸려나갑니다. 워커는 산전수전 겪은 형사라 쳐도, 찰리는 부상자에 미아는 여성 아마추어 범죄자일 뿐인데 말이지요. 정점은 오두막 액션입니다. 삼합회 악당들이 은폐와 엄폐도 없이 총격전 한복판으로 돌진하다 죽는 모습은 너무 어이가 없어서 중국인은 멍청하다는걸 드러내려는 인종차별 의도가 아닌가 싶을 정도였습니다.

결말도 황당하기는 마찬가지에요. 삼합회 보스가 '너의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죽이겠어!' 어쩌구 하면서 시간을 끌다가, 부패 경찰들을 체포한 워커의 파트너 청이 갑자기 나타난 뒤 총을 빼앗겨 산통이 다 깨집니다. 마지막은 워커, 청과 찰리와 미아 커플을 제외한 모두가 죽고 워커가 파트너에게 자기를 체포하라며 끝나고요. 대체 워커가 무슨 죄를 지었단 말입니까? 엉망진창이에요.

그래서 별점은 1.5점입니다. 액션 장면은 시원하지만, 이야기 전개와 캐릭터 구성, 악당들의 존재감은 지나칠 정도로 허술해서 도저히 좋은 점수를 줄 수 없네요.

덧붙이자면 삼합회의 출연이라던가 범죄에 엮인 연인들의 서사, 암흑가의 암투 등이 여러모로 80년대 홍콩 느와르 영화를 떠오르게 하는데, 그만큼의 이야기 완성도만 갖추어 주었더라면 좀 더 볼만했을 듯 합니다. 예를 들자면 시장의 아들이지만 어머니의 죽음으로 삐뚤어진 찰리가 삼합회 일을 돕는 범죄자 미아와 사랑에 빠지지만 보스 아들 죽음에 연루되어 함께 도주하게 되고, 정의로운 경찰 워커가 삼합회 수사에 나섰다가 우연찮게 그들의 도주에 합류하여 셋이서 삼합회에 맞선다! 부패 경찰 이야기는 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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