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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09

요리 만화들 짤막한 감상 (9)

지구 멸망 일주일 전, 뭐 먹을까? - 4점 신서경 지음, 송비 그림/푸른숲

한국 작가 컴비의 먹방 만화. 지구 멸망을 1주일 앞 둔 상황에서, 먹방 BJ 봉구가 최후의 그 순간까지 먹는 것으로 주변 사람들과 소통한다는 내용입니다.

설정은 독특했지만, 내용은 그렇지 못해서 아쉬웠습니다. 등장하는 요리들은 나쁘지 않았고, 밥솥으로 시루떡 만들기같은 한국적인 소재가 등장하는건 반가왔습니다만, 지극히 뻔하고 평범했어요. 설정 상 음식을 구하기 힘들거나 조리가 어려운 상황이었을텐데 그에 걸맞는 요리라고 보기 힘든 것도 문제였고요.

캐릭터도 뻔하고 평범합니다. 소심남 BJ 봉구 캐릭터는 우리나라 만화에 흔하게 등장하는 전형적인 아싸 오덕 캐릭터의 전형에 불과했고, 다른 캐릭터들도 과장된 설정의 스테레오 타입들이 대부분이었거든요. 봉구가 이웃집 아저씨, 보험왕 아줌마, 썸을 타던 동창생, 그리고 악플러와 함께 유사 가족을 이루는 마지막 이야기는 사뭇 억지스러웠고요. 마지막에 다 같이 모여 설겆이를 하는 장면이 특히 그러했습니다.
BJ라는 직업에 걸맞게 현피를 뜨려는 악플러가 등장하는 등의 소소한 디테일은 있지만, 이야기에 잘 녹아났다고 생각되지도 않습니다. 전기 공급을 재개시키려는 노력이 단지 애니팡을 하기 위해서였다는 것도 불필요한 디테일이었어요.

독특한 설정을 잘 살려서 서바이벌과 긴장감을 살리는 전개로 갔더라면 훨씬 좋았을텐데, 지금의 결과물은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렵네요. 별점은 1.5점입니다.


술 한잔 인생 한입 47 - 6점 라즈웰 호소키 지음, 문기업 옮김/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전통의 시리즈도 47권째. 소소한 술자리에서의 가벼운 일상 에피소드들은 여전한 재미를 안겨 줍니다. 에비사와와 스와 부부가 아기를 갖게 되었다는 에피소드는 오랜 팬으로 기뻤고, 우리나라에서 먹는 안주는 아니지만, 마즙으로 만드는 '아마가케' 먹는 법에 대한 상세한 고찰은 이 시리즈만의 매력을 다시금 알려주더군요.
그런데 좀 이상하기도 했습니다. 분명 이전 권에서 절친인 타케노마타가 결혼했고, 이와마도 그 탓에 결혼에 대해 동경을 품으며 카스미, 마츠시마라는 두 여성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이번 권에서는 전부 리셋된 느낌이었습니다. 다케노마타는 여전히 이와마, 사이토와 술자리에서 어울리면서 결혼한 티를 내지 전혀 내지 않더라고요. 이와마가 마츠시마와 우연히 함께 술자리를 하면서 아름답다고 느끼는 에피소드가 있기는 한데, 다음 단계의 진도는 전혀 나가지 못하고요. 오히려 언제나처럼 카스미와 함께 술자리를 갖는 에피소드들이 뒤에 이어질 뿐입니다. 한참 진도를 빼다가 갑자기 쉬어가는 느낌인데 이유가 궁금해지네요.
이전 권보다 줄기는 했지만, 일본에 살아야만 의미있는 아사쿠사, 도쿄역, 이케부쿠로 술집 탐방같은 에피소드는 한국 독자로서는 그닥 반길만한 에피소드는 아니었고요.

그래도 재미만큼은 여전했기에 별점은 2.5점입니다.

요리 만화들 짤막한 감상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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