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엔트 특급 열차를 타고 파리로 - 슈테판 마르틴 마이어 지음, 토어발트 슈팡겐베르크 그림, 류동수 옮김/찰리북 |
오스만 제국의 소년 시난은 오리엔트 특급 열차를 타고 파리로 향한다. 아버지와 함께 파리 만국 박람회를 구경하기 위해서였다. 열차에서 시난은 주방 보조 피에르와 친구가 된다. 피에르는 정식 승무원이 꿈이었다. 그러나 남작 부인이 회중 시계를 잃어버리고 피에르를 의심하기 시작한다. 시난은 피에르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 3일 동안 시계를 찾기 위한 조사에 나서는데...
오리엔트 특급 열차로 오스만 제국에서 파리까지에 이르는 여정을 화려한 그림과 함께 보여주는 동화책. 단순한 지도, 풍경 묘사 뿐 아니라 열차 구조라던가 증기 기관차의 원리 등 오리엔트 특급 열차에 관련된 여러가지 정보가 가득합니다. 또 실존했던 무기 거래상 바실 자하로프를 주요 인물로 등장시키고, 당시 불가리아 왕 페르디난트 1세가 열차를 모는걸 좋아했다던가,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황후가 여행을 좋아해서 전용 객차가 있었다는 등 실제 역사를 이야기에 녹여내어 재미를 더합니다.
당시 유럽의 패권 구도라던가 신분 제도 등을 어린 아이들이 약간이라도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내는 전개도 좋았고요.
그러나 회중 시계는 단지 분실했던 것이고, 남작 부인은 오스만 제국 비밀 정보를 몰래 옮기던 첩자였다는 반전은 너무 급작스러웠습니다. 사악한 갑질로 일관하던 남작 부인이 사실은 사랑 때문에 위험한 첩자 역할을 수행한 사랑꾼이었다는 설정도 당황스러웠고요.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내려면, 지금보다는 단서가 더 많이 제공되었어야 했습니다.
아울러 그림도 아주 빼어나다고 하기는 어려웠어요. 공들여 열심히 그리기는 했는데, 디테일이라던가 컬러 사용, 기본적인 뎃생력은 많이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별점은 2점입니다. 아동용 책을 어른 시각으로 평가할 수는 없겠지만, 제 딸도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더군요. '스칼라 월드 북스' 수준의 그림과 지금보다는 상세하게 이야기를 풀어냈더라면 좋았을텐데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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