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지의 도쿄 - 호즈미 가즈오 지음, 이용화 옮김/논형 |
저는 우리나라 구한말, 일제 강점기 시대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와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일본의 메이지 시대에 대해서도 호기심이 많고요. 마침 일본 메이지 시기 도쿄에 대해 방대한 그림 자료와 함께 소개한 책이 출간되었기에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책은 총 8개의 대주제하에 365페이지 분량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메이지 시기의 개막에서부터 도쿄가 어떻게 발전되어 나갔는지를 그림과 함께 차분하게 서술해 주고 있습니다. 그동안 말로만 들어왔지 그 형태, 구성이 궁금했던 각종 건축물에 대한 상세한 소개가 특히 인상적으로 쓰키지 호텔관, 긴자 벽돌거리, 서양 요리점 세이요켄, 정부 주도의 각종 공장과 관공서, 은행, 학교, 기차역, 로쿠메이칸, 민간 사진관, 각종 다리, 료운가쿠 등 그 종류도 방대합니다. 도쿄 도심을 일러스트로 지도처럼 표기한 삽화도 이해를 돕고요.
단지 새로운 건물과 새로운 직업군의 출현 뿐 아니라 실제 서민들의 삶과 문화도 쉽게 알 수 있게 도와줍니다. 서민들이 살던 곳은 심지어 슬럼가까지 소개되고 있으며, 당시 유행하던 옷과 헤어스타일, 여가를 위한 여러가지 문화와 풍물, 아이들의 놀이까지 소개되거든요. 깔끔하면서도 이해하기 쉬운 삽화가 포함된 것은 물론입니다. 그림은 정말 아무리 칭찬해도 부족할 정도로 괜찮네요. 단지 잘 그렸을 뿐 아니라 정보 전달 역할에도 충실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여러가지 램프에 대한 상세한 일러스트는 다른 곳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정보죠.
당연히 새롭게 알게 된 사실도 많아요. 료운가쿠와 더불어 아사쿠사에 파노라마가 설치되어 큰 인기를 끌었다던가 유명 가부키 레퍼토리, 당대 아이돌이었다는 무스메 기다유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메이지 10년에 요코하마에서 프랑스 자전거를 수입해서 팔았는데 가격이 200엔으로 엄청난 고가였다는 것 (당시 순사 첫 급여는 8엔), 도쿠가와 요시노부도 시즈오카에 은거하며 자전거에 푹 빠졌다는 등의 소소하면서도 신기한 이야기가 가득합니다.
조금 특이한건 당시 일어났던 여러가지 유명 범죄에 대해 알려주는 부분입니다. 유명한 여성 살인범 오키누와 오덴, 하나이 오우메 사건 등에서 어딘가에서 읽었던 노구치 오사부로의 엉덩이 살 사건 등으로 이어지는데 조금 더 자세하게 소개되어도 좋겠다 싶었어요. 지금 읽어도 흥미로운 내용이 제법 있더라고요.
단점이라면, 당시의 문화를 전해주는 것에만 치중하여 실제 역사의 흐름을 알기는 힘들다는 점입니다. 비슷비슷한 건축물 그림이 많다는 것도 사람에 따라서는 조금 단점이 될 수도 있을테고요. 무엇보다도 분량에 비하면 가격이 너무 과하다는 단점은 큽니다. 아무리 일러스트가 괜찮다 하더라도 전부 흑백인데 17,000원이나 할 이유를 잘 모르겠네요.
그래도 메이지 시대에 관심이 있다면 흥미롭게 읽을 내용이 많다는건 분명한 사실입니다. 그림만 일람해도 여러모로 도움이 될 정도니까요. 쉽게 이야기하자면 도쿄를 중심으로 메이지 시대를 보여주는 도감이랄까요? 이 정도면 별점 2.5점은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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