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아 - 문국진/청림출판 |
국내 법의학자 1호라 할 수 있는 문국진 교수의 에세이집. 모 사보에 연재되었던 글을 모아놓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문국진 교수가 맡았었거나 알게된 기이한 사건들 이야기가 많아서 사건관련 논픽션 성격도 지니고 있습니다. 아마도 이런 류의 책으로는 국내에서는 독보적인 높은 판매고와 인지도를 지닌 책이 아닐까 싶은데 워낙 오래전에 발표되었기에 지금 읽기에는 조금 낡았을지는 모르나 흥미를 불러일으킨다는 점은 확실합니다. 외국의 사건집 못지 않네요.
많은 사건이 실려있지만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자궁을 들어내는 수술을 받은 중년 여성의 사체가 발견된 사건입니다. 처음에는 등에 생긴 큰 자창 탓에 살인사건으로 의심하나 자창을 분석한 뒤 사후에 배의 스크류에 의해 생긴 것이라는 것을 밝혀내고 이후 사체의 짧은 음모 길이를 통해 자궁 수술을 받은 시기를 추리해내어 지병 때문에 비관자살한 것으로 결론내린 것이죠. 이게 바로 CSI! 재미와 과학적 분석이 결합된 놀라운 사례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 외에도 얼마전 읽었던 인터뷰집 <법의관이 도끼에 맞아 죽을뻔했디> 에도 소개된 일본의 강간 살해 위장 사건, 청산염을 복용한 사체의 시반은 선홍색인데 냉동보관된 사체에서도 동일하게 발견된다는 것, 자살을 하기 위한 목조르기와 타살의 차이점 등 추리소설에 사용해 봄직한 소재가 다양하게 실려있어서 아주 만족스러웠어요.
사건관련 이야기만 나오는 것은 아니라서 몇몇 생활속 단상이나 신변잡기를 기록한 짧은 에세이 부분은 몰입도가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기는 합니다. 그래도 국내 법의학 여명기를 증명하는 좋은 책으로 별점은 3점입니다.
저는 과거 절판본으로 읽었는데 관심있으신 분들은 최근 복간되었다니 꼭 한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복간본은 아직 읽어보지 못한 <새튼이> 라는 책이 합본으로 되어 있으니 저도 읽어봐야 겠어요.
지상아와 새튼이 - 문국진 지음/알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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