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주신 분들께 안내드립니다.

2011/01/31

이층의 악당 (2010) - 손재곤 : 별점 2점

문화재 밀매를 주업으로 하는 창인은 20억 원의 가치가 있는 청화용문찻잔을 찾기 위해 작가로 위장하고 연주의 집에 세를 얻었다. 중학생 딸과 함께 사는 과부 연주의 집에 그 찻잔이 숨겨져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찻잔을 찾는 과정은 쉽지 않고 계속 꼬이기만 하며, 구입을 의뢰한 재벌 2세 하 대표의 압박도 거세져만 가는데...

"달콤 살벌한 연인"으로 대박을 터뜨렸던 손재곤 감독의 작품으로, 한국에서 보기 드문 코믹 범죄물이라는 점에서 흥미를 끈 작품입니다. 완전범죄를 꿈꾸는 범인의 완벽한 계획이 계속 틀어진다는 이야기는 굉장히 흔하지만 - 최근의 예로는 "뉴욕을 털어라"를 들 수 있겠죠 - 도둑질하려는 집에 세를 든다는 한국적인 설정이 인상적이네요. 덧붙여 오랜만에 적역을 소화한 한석규 - 김혜수라는 두 중견 배우의 연기도 무척 마음에 들었고요.

그러나 한석규의 작전(?)이 꼬이는 과정이 중반 이후, 그러니까 창인의 정체가 밝혀진 이후에는 급격하게 김이 빠진다는 점과 재벌 2세와 조폭까지 곁들여져 한석규를 압박하는 악당들 캐릭터가 코믹하게 변주된 것은 아쉬웠습니다. 특히 재벌 2세와 조폭은 작품 특성상 설득력과 더불어 긴장감을 가져다주어야 하는 중요한 캐릭터들이었는데, 웃음 쪽으로 너무 많이 간 느낌이에요. 거기에 더해 김혜수의 딸인 '우유소녀' 성아의 고민과 갈등은 TV 학원청춘물에도 미치지 못하는 사족일 뿐이었습니다. 덕분에 2시간이 안 되는 러닝타임임에도 후반부로 갈수록 지루하다는 느낌이 더 강했어요. 결말도 시시했고 말이죠.

아울러 복수의 화신으로 돌아온 창인이 갑작스럽게 우울증 모드로 돌변하는 마지막 장면은 정말로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속편을 염두에 두고 연주를 끝까지 추격하는 창인의 모습을 살짝 그려주는 정도가 좋지 않았을까요?

TV의 "출발 스포일러 여행" 등에서 접하고 기대가 컸었는데, TV에서 보여준 화면들이 이 영화의 거의 전부였습니다. 그것만 보아도 충분했어요. 좀 더 캐릭터를 덜어내더라도 깨알 같은 웃음과 긴장감을 주는 쪽으로 주력하는 것이 훨씬 좋았을 텐데, 아이디어가 아깝습니다. 별점은 2점입니다.

2011/01/30

페스티발 (2010) - 이해영 : 별점 1.5점

경찰 장배는 여자친구 지수에게 온 소포에서 바이브레이터를 발견한 뒤 스스로의 남성상에 대해 깊게 고민하게 되었다. 한편 같은 동네 주민인 순심은 딸인 자혜와 어렵게 살아가던 중, 동네 철물점 주인 기봉과 둘만의 세계에 빠져들게 되었다. 자혜 역시 사랑하는 오뎅장수 상두의 환심을 얻기 위해 노력하다가 상두의 비밀을 알게 되는데...

"변태"라고 불리는 성적 소수자에 대한 변호를 특유의 유머러스한 시각으로 너무 무겁지 않게 풀어나가는 작품으로, 감독의 전작 "천하장사 마돈나"와 비슷한 느낌을 전해 줍니다.

그러나 "섹시 코미디"를 표방한 작품치고는 하나도 웃기지 않는다는건 확실한 단점입니다. 변태들의 이야기가 하나로 묶이지 않고 각각 개별 에피소드로 전개되는 것도 산만해서 영 별로였고요. 평범한 한국 남자라면 누구나 가졌을 고민(?)을 극대화해서 표현한 신하균 - 엄지원 커플 이야기, 그리고 스스로의 정체성을 깨닫고 용기 있게 전진하는 심혜진 - 성동일 커플 이야기로만 압축해서 각각을 길게 끌고 나가는게 훨씬 감독의 의도를 잘 살릴 수 있었을겁니다. 욕심이 지나쳤던 것 같아요.

이러한 애매모호한 작가 의식이 한국 장르 영화(?)의 큰 단점이라고 생각하는데, 장르물답게 목적에 보다 충실했으면 합니다. 의식과 신념은 그다음에 녹여낼 부분이잖아요?

결론적으로 별점은 1.5점. 의도도 좋고 영화 완성도도 나쁘지 않습니다. 그러나 코미디 영화가 웃기질 않고 섹시 코드 역시 섹시하게 드러나는 부분이 거의 없으니 점수를 줄래야 주기가 힘드네요. 야하면서도 웃기는 영화를 원하신다면 다른 영화를 보시길 바랍니다...

2011/01/29

우동 (2006) - 모토히로 카츠유키 : 별점 2점

마츠이 코스케는 코미디언으로 성공하기를 꿈꾸고 빚까지 져가며 미국에서 활동했었다. 그러나 결국 좌절하고 고향인 사누키로 돌아왔다. 원래 사누키에서 제면소를 운영하는 아버지와의 트러블로 뒤를 잇기를 포기했던 과거가 있었다. 

코스케는 빚을 갚기 위해 지역지 판매 부수에 따르는 월급제를 받아들인 뒤, 지역지를 히트시키기 위해 "우동"을 기획 기사로 연재하기로 했다. 그리고 친구 소스케, 작가 지망생인 쿄코 등 "멘츠단 (麵通團)" 단원들과 함께 사누키 전역의 숨겨진 우동집을 순례하기 시작하는데...

오랫만에 돌아왔습니다! 혹 기다리신 분 계신가요? 당분간 책은 좀 읽기 힘들 것 같아 영화 리뷰 중심으로 몇 개 올릴까 합니다.

이 영화는 134분이나 되는 긴 러닝타임을 지닌 우동 영화입니다. "춤추는 대수사선" 스탭이 많이 참여했다고 하는군요. 이야기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뉩니다. 마츠이 코스케가 우동 붐을 일으키는 과정인 1부, 그리고 우동 붐 이후 마츠이가 가족의 소중함과 고향의 따뜻함을 깨닫고 새롭게 인생을 시작하는 과정을 그린 2부로요.

1부는 화면과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유머스러우며, 우동 붐을 일으키는 과정이 다양한 우동과 함께 정말로 맛깔나게 펼쳐져 재미있게 볼 수 있었습니다. 반면 2부는 상대적으로 많이 지루했습니다. 아버지의 죽음 이후 새롭게 자신을 돌아본다는 내용도 뻔했을 뿐더러, 지나칠 정도로 길고 장황했던 탓입니다. 아버지의 우동을 재현했지만, 자신의 꿈을 찾아서 떠나는 결말도 쉽게 납득하기 어려웠고요. 마츠이가 뉴욕에서 "캡틴 우동"으로 성공한다는 마지막 장면은 뺐어야 했습니다. 영화가 판타지물도 아니고.. 이게 대체 뭔가 싶었거든요. 아버지가 죽지 않고 우동을 좋아하게 된 마츠이에게 비법을 전수해 준다는 식으로 끝내는게 훨씬 나았을 겁니다.

아울러 너무 등장인물이 많고, 인물들마다의 이야기를 짧게나마 묘사하는 방식 역시 감점 요소입니다. TV 드라마였다면 좀 긴 호흡으로 이어갈 수 있었겠지만, 이야기를 압축해야 하는 영화에는 별로 어울리지 않았던 전개 방식이었습니다.

사누키 우동의 열풍과 우동을 깊이 있게 다루었고 관련된 화면이 가득한 것은 분명한 장점이고, 덕분에 우동이 굉장히 먹고 싶어지게 만드는 영화임에는 분명합니다. 하지만 앞서의 이유로 영화적으로는 높은 점수를 주기는 힘드네요. 별점은 2점입니다. "우동"을 좋아하시는 분들께만 추천합니다.

2011/01/04

당분간 쉽니다~

회사 이직과 연수 등으로 도저히 취미생활을 정상적으로 할 수 없게 되어버렸습니다. 때문에 당분간은 블로그를 잠정 휴업해야 할 것 같네요. 

그날이 언제건 반드시 돌아와 추리소설 리뷰 1,000 권은 반드시 채울 예정이오니 기다려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