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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09

고독한 미식가 2 - 구스미 마사유키, 다니구치 지로 / 박정임 : 별점 2점

고독한 미식가 2 - 4점
구스미 마사유키 원작, 다니구치 지로 지음, 박정임 옮김/이숲

단권으로 별다른 내용은 없었던 전작 독특한 매력 덕분에 드라마화가 되어 성공한 후 뒷 이야기가 이어진, 역주행의 아이콘같은 작품이지요. 원판으로 읽은지는 오래 되었지만, 국내 출간본을 읽은 김에 짤막한 리뷰 남깁니다.

작품은 드라마 성공 이후의 후속작이라는 느낌이 굉장히 강합니다. 평범한 독신 중년 남자의 평범한 혼밥에 가까워 진 점, 거의 모든 에피소드가 배가 고파서 처음 간 동네에서 모르는 가게를 탐색하다가 들어간다는 점, 그리고 전작의 고로는 나름 꼰대 마인드를 보였는데 이번에는 별로 그렇지 않고 좀 더 대중적이고 일반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점 등이 드라마 설정을 떠올리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음식들을 맛있게 먹고 전작만큼의 과식도 하지 않는 점도 그러하지요. 전작에서는 야키니쿠를 먹으러 가서 '인간 화력발전소' 운운하면서 엄청난 고기와 잡채 등을 위 속으로 밀어 넣는데, 2권에서는 돈코쓰 라멘에 밥 반공기, 사리 한 개를 추가해서 사리를 반이나 남길 정도니까요.

드라마의 팬으로서 이러한 사소한 설정의 변경은 나쁜 방향은 아니라 생각됩니다. 허나 전작의 매력 포인트, 구루메 만화로 보기는 힘들 정도의 일상성과 독특한 캐릭터는 많이 희석되어 버렸습니다. 오차즈케를 먹으러 갔다가 부하 직원에게 술을 강권하는 부장을 쓰러트리는 에피소드 정도만 전작을 떠오르게 하는데, 전작의 햄버그 집 에피소드와 너무 똑같아서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네요.

그래서 별점은 2점입니다. 그냥 추억은 추억대로 두는게 좋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2018/10/07

우울증 탈출 - 타나카 케이이치 / 미우 : 별점 2점

우울증 탈출 - 4점
타나카 케이이치 지음/미우(대원씨아이)

타나카 케이이치는 국내에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애니메이션까지 되었던 데뷰작 개그 만화 "닥터 치치부야마"로 유명한 작가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데즈카 오사무의 그림체를 똑같이 구사하며 그려낸 개그 만화들이 꽤 마음에 들어서 관심을 두고 있었습니다. 특히 '구루나비 모두의 밥' 사이트에 연재했던 "펜과 젓가락"이 압권이었어요. 유명 만화가 가족과 만화가가 좋아했던 음식에 대해 인터뷰한 내용을 만화로 그렸는데, 해당 작가의 그림을 그대로 모사했기 때문입니다! 한번 보시면 이해하실거에요. 유사한 류의 작품들은 작가의 SNS (예 : 페이스북) 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고요.
그러나 "펜과 젓가락"은 연재가 끝나서 아쉬웠는데, 이 책이 국내에 작가 작품으로는 처음으로 번역 출간되어 기쁜 마음으로 구입하였습니다. 데즈카 오사무의 팬이기도 하니까요.

그런데 생각과는 다르게 개그 만화가 아니었습니다. 제목 그대로 작가 본인의 우울증 투병 이력을 중심으로 우울증을 극복하는 방법에 대해 알려주는 내용이거든요.
'우울증' 이 무엇이며 이를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법론적인 이야기는 꽤 괜찮습니다. 저자를 포함한 우울증 환자 17명의 인터뷰를 통해 개인별로 달랐던 원인과 증상, 그리고 극복 방법을 소개해주는 덕분입니다. 우울증은 평생 간다, 우울증은 여러가지(몸과 마음) 무리한 상황에서 견디지 못한 몸이 내보내는 경고 신호이다, 이를 없애려면(극복하려면) 나 자신을 좋아해야 한다, 칭찬과 인정받는다는 느낌이 중요하다, 의사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자신을 긍정하라 등 여러가지 유용한 정보와 치료 방법, 팁이 등장합니다. 저는 다행히 우울증까지 앓지는 않았지만 가끔 업무적인 스트레스를 받을 때가 있기는 한데, 상대방의 언행을 반대로 생각해 본다던가, 아침에 억지로라도 나 자신을 격려하고 칭찬하는 방법은 써먹음직하다고 생각되더군요.
내용이 풀 컬러라는 점은 좀 놀랐습니다. 14,000원이라는 가격에 걸맞는 완성도랄까요? 비싸기는 하지만 풀컬러의 180여 페이지 정도 분량이라면 가격도 어느정도 수긍할만 합니다.

하지만 친숙한 데즈카 오사무 화풍에 오너캐인 양복입은 작가 본인이 주인공으로 등장하지만 다른 작품에서 느꼈던 재미는 찾기 힘듭니다. 개그 만화를 기대한 건 아니지만 "실종 일기" 처럼 엄청나게 심각한 이야기라도 개그 센스가 빛날 수도 있었을텐데, 우울증 환자와의 인터뷰 중심으로만 흘러가니까요. 작가 본인에게 우울증은 너무나 심각한 병이라 개그 소재로 고려할 수는 없었던걸가요? 하여튼, 개인적으로는 아쉬웠습니다. 우울증에 대한 인터뷰도 계속 반복되다 보니 지루했고, 딱히 관심사가 아니라 몰입하기 힘들었고요.

그래서 별점은 2점입니다. 우울증에 대해 관심이 있으시다면 한 번 읽어보실만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별로 구입할 필요는 없습니다. 저 역시 작가에게 흥미가 가서 구입했지만 딱히 두고두고 읽을 것 같지는 않네요.

2018/10/06

과학의 미해결 문제들 - 다케우치 가오루, 마루야마 아쓰시 / 홍성민 : 별점 2점

과학의 미해결문제들 - 4점
다케우치 가오루.마루야마 아쓰시 지음, 홍성민 옮김, 최재천 추천/반니

대멸종의 원인에서 블랙홀 관찰까지, 과학사의 열두 가지 미 해결 문제를 설명해 주는 과학 서적입니다. '미해결'이라는 단어의 울림이 좋아 구입했습니다.

그런데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실망이에요. 평범한 직장인이 이해하기에 너무 어러웠던 탓입니다. 처음의 '푸앵카레 추측'은 어떻게든 쉽게 설명해 주려는 노력이 돋보이는데, 뒤로 가면 갈 수록 그런 노력이 전무합니다. 특히 시간 여행을 설명하며 등장하는 초끈 이론은 정도가 너무 심해요. 무슨 이야기인지 도무지 짐작조차 되지 않았습니다.

또 수학과 과학 분야에 있어 독자가 이해하기 위한 결정적 한 방도 부족합니다. 푸앵카레 추측이 증명되었다는게 서스턴의 기하화 추측을 증명해냈기 때문이라는데, 뭘 어떻게 증명했는지는 설명되지 않는 식입니다. 물론 한 주제 당 30~40 페이지에 불과한 분량에서 이런 내용을 모두 설명하는건 불가능했겠지만, 그래도 제일 중요한 내용이 빠진 느낌이라 기분이 영 별로에요. 소수와 리만 가설에서 1, 2 다음에 오는 숫자가 42라는 것도 왜인지 설명되지 않아 답답했고요. 그 외에도 설명이 부족한 내용이 너무 많습니다.

물론 조금이나마 제 지식을 채운 부분도 있기는 합니다. 대표적인 것은 진화론 관련 설명입니다. 라마르크의 용불용설 - 획득 형질 유전설 - 이 잘못되었다는걸 부모가 열심히 공부했더라도 자녀의 머리가 좋아지지 않는다는 단순한 한 마디로 알려주는데 머리에 쏙 들어오더라고요. 이와 다르게 다윈의 진화론은 '형질의 차이는 우연히 발생하며 환경에 적응한 생물이 선택되는 것이다'라는 차이가 있으며, 진화는 아직 명확히 증명된 게 아니라는 이야기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주고요. 진화에는 방대한 시간이 걸리며, 진화는 한번 뿐인 현상이기 때문이라네요.
마지막으로 뱀장어의 번식이 아직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는 것도 처음 알았는데 꽤 재미있었습니다. 지금은 조사를 통해 뱀장어의 산란 장소가 대충 밝혀졌는데, 이는 대륙 이동 이전의 장소가 아직까지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이론도 새로왔습니다.

하지만 재미있고 가치있던 내용보다는 그렇지 않은 내용이 훨씬 많기에 별점은 2점입니다. 별로 권해드릴만한 책은 아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