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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26

두산 베어스의 22시즌을 마무리하며

 


올 시즌, 두산 베어스는 60승 2무 82패로 9위를 차지하였습니다. 제 예상보다 훨씬 못한 결과입니다. 가장 큰 이유는 10승 이상을 기대했던 1선발 에이스 미란다의 부상과 중도 퇴출이었습니다. 확실한 1선발이자 연패 스토퍼 역할을 해 줄 투수가 없으니 연패도 잦아지고, 이닝 이터의 부재는 중간 투수들의 부담을 불러오는 등 악순환이 이어졌습니다. 대체 선발로 선을 보였던 박신지, 최승용 선수도 별로 인상적이지 못했고요. 반등을 기대했던 이영하 선수는 이제 더 이상 선발로 가치가 없는 현실만 일깨워 주었습니다.
중간 투수진도 정철원 선수가 놀라운 활약을 보여주며 신인왕까지 수상했지만 그 뿐이었습니다. 부활을 기대했던 박치국, 이승진, 이형범, 김강률 선수는 결국 시즌 내내 별로 팀에 보탬이 되지 못했고 홍건희 선수도 솔리드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으니까요.

당연히 타선도 문제가 많았습니다. 스트라이크존 확대로 성적이 하락할거라는건 어느정도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로 큰 타격을 입을 줄은 정말 생각도 못했습니다. 중심 타선은 한심할 정도입니다. 김재환 선수는 몸값에 어울리지 않는 성적으로 보여주었고, 양석환 선수도 전년 대비 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병살타 신기록을 세운 호세 페르난데스 선수를 비롯, 스텝업을 기대했던 박계범 선수의 성적은 처참할 지경이고요. 박건우 선수의 뒤를 이어 만개할걸로 믿었던 김인태 선수도 부상 등으로 제몫을 하지 못했습니다. 강승호, 정수빈 선수도 기복이 심해서 시즌 한창 때에는 별로 좋은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무엇보다 심각했던건 팀 컬러가 없어졌다는 겁니다. 각목으로 때려 부수던 우동수 깡패곰 시절이나, 선발로 찍어 눌렀던 판타스틱 4를 기대하는건 아닙니다. 하지만 '육상부' 시절의 BQ 넘치던 플레이들은 가능하잖아요? 뛰지 못하면 잘 하기라도 해야죠. 올 시즌은 공수에 있어 실수가 너무 많았습니다. 끝내기 안타를 치고도 세레머니 할 생각 탓에 병살 아웃되어 허무하게 끝나버렸던 SSG전이 대표적입니다. 수비를 못하면 1군에 올리지 않는다는 베어스 철학은 어디갔는지도 모르겠고요.
근성과 투지로 '미라클 베어스'라고도 불리웠던 모습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실수하고 못하면 스스로에게 화를 내고, 아무리 전력이 떨어져도 LG전에서만큼이라도 근성을 보여주던게 바로 얼마 전인데 말이지요. 오재원 선수같은 선수가 필요한데, 그런 역할을 해 줄 선수가 없다는게 너무나 아쉽습니다.

이런 모든 점을 고려해본다면, 결국 김태형 감독의 책임이 커 보입니다. 물론 프런트 진의 잘못도 작지는 않아요. 작년에도 글을 남겼었지만, 김재환 선수에게했던 투자, 그리고 직전해 정수빈 선수를 잡아서 박건우 선수룰 놓친 것 모두 프런트 진의 실수니까요. 선수단 구성이 엉망이 된 건 프런트 책임이지요.
그러나 팀 컬러의 실종, 잘못된 선수 기용, 끝없는 타격 부진, 유망주 육성 실패 등은 모두 감독에게 가장 책임이 클 것입니다. 직전 시즌까지는 눈부신 성과를 보였지만, 재계약은 더 못하고 감독이 교체된건 당연한 수순입니다.

이제 2023년부터 이승엽 감독을 맞아 새롭게 달리게 되었습니다. 아직 시즌은 커녕, 스토브 리그가 마무리되지도 않았고 동계 훈련 역시 시작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작년보다는 전망이 밝네요.
가장 큰 이유는 외국인 선수 교체와 양의지 선수의 복귀 덕분입니다. 알칸타라 선수의 복귀가 확정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둘이 합쳐 20승은 해 주지 않을까라는 기대가 스물스물 생기거든요. 스탁, 미란다, 브랜든 합쳐서 14승을 거두었던 작년보다 +6승이 더해지며, 단순 WAR만 비교해도 박세혁 선수보다 +3 이상 높은 양의지 선수의 복귀까지 합치면 거의 10승이 더해지는 셈입니다. 이 정도만 되어도 70승 2무 72패로 거의 5할이니, 5강 싸움은 가능한 수준이 됩니다. 올해 5위였던 기아의 성적도 비슷했지요.
기존 선수들도 조금 기대가 생깁니다. 일단 투수진은 외국인 투수 두 명이 정상적으로 로테이션을 돈다는 가정 하에 올 시즌 스텝업한 곽빈 선수를 필두로 4선발로는 차고 넘치는 최원준 선수, 갑툭튀 정철원 선수는 확실한 상수로 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 올해 부상으로 정상 가동되지 못했던 박치국, 김강률 선수 등이 힘을 보태주고, 기대주인 최승용, 이병헌 선수 등 신인 몇 명이 뒷받침만 해 주면 올해보다는 확실히 나을 겁니다.
올해 가장 큰 문제였던 타선의 해결사는 호미페 대신 선택된 새 외국인 타자 호세 로하스와 복귀한 양의지 선수 두 명입니다. 팀에 부족했던 장타력을 더해줄 수 있는 선수들이니까요. 여기에 신임 이승엽 감독과 전면 교체된 코치진이 반드시 터져야 하는 김대한 선수를 비롯, 몇몇 선수만 알을 깨도록 도와준다면 더할나위 없겠습니다. 그걸 위해 선택한 신임 감독이라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유튜브 등을 통한 마무리 훈련 모습 등은 긍적적으로 보였습니다.

뭐 그래도 당장 우승을 노린다는건 도둑놈 심보입니다. 작년 성적을 보면 말이죠. 가을 야구가 아니라 한국 시리즈 진출이 당연한 것인줄 알았던 좋았던 시절은 다 갔으니, 당분간은 성적을 내려놓고 팬으로서 열심히 하는 모습에 박수를 쳐 줄 생각입니다. 당장 내년은 성적보다는 앞으로가 기대되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기를, 그리고 LG에게는 반드시 이겨주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무엇보다도 내년 시즌에는 선수단의 핵이 될 만한, 근성 넘치고 팀 컬러를 대표할만한 스타 선수가 나와주면 좋겠습니다. 김대한, 송승환, 안재석, 이유찬, 정철원, 최승용 선수나 아니면 다른 선수 누구라도요. 겁없이 뛰어도 되는 시즌이니 부담갖지 말고!

순전히 팬심으로 써보는 2022 두산 베어스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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