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X~箱の中に何かいる~(3): モ-ニング (コミック) - 모로호시 다이지로/講談社 |
<<아래 리뷰에는 이야기의 진상 및 반전, 여러가지 트릭과 장치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형의 죽음으로 가정이 엉망이 된 고등학교 1학년 가쿠다 코우지에게 어느날 발신인 불명으로 세공상자가 배달되었다. 상자 퍼즐을 풀자 큰 소리와 함께 알수없는 무언가가 어디론가 향했고, 집과 어머니 머리 일부는 사라져 버렸다. 해명을 위해 무언가가 향한 곳을 찾아간 코우지는 루빅스 큐브를 풀고 있던 마스다 메구미를 만났다. 그 뒤 둘은 공원의 기묘한 정방형 건물 앞에서 똑같이 발신자를 알 수 없는 퍼즐을 받았다는 다른 다섯 명을 만났고 (두 명은 부부라서 네 팀), 호기심 넘치는 기묘한 여자 쿄우코와 함께 정방향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일행은 곧바로 건물의 출구가 사라져버린걸 알게 되었다. 건물 속 네비게이터라는 괴소녀가 건물을 빠져나가려면 '상자'가 제공한 퍼즐을 모두 풀어야 한다고 말했지만, 일행 중 야마우치는 퍼즐을 풀지 않으려 했다. 건물과 관련된 민담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들어간 사람 중 돌아오지 않거나 존재조차 사라진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퍼즐을 풀면 그렇게 된다고 생각했다.
결국 야마우치는 괴물로 변했고, 퍼즐을 풀지않고 편법으로 빠져나갈 생각이었던 고우다도 자기 퍼즐을 쿄우코에게 넘기다가 괴물이 되고 말았다. 다행히 쿄우코, 코우지와 메구미, 치에코 네 명은 괴물 고우다의 공격, 상자 퍼즐 네비게이터 괴소녀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퍼즐까지 풀어내는데 성공했다. 최후의 순간, 괴소녀가 품었던 네 명을 모두 없앨 계획도 쿄우코의 기지로 무사히 빠져나오게 되는데...
좋아하는 작가인 모로호시 다이지로의 장편(?)입니다. 국내에 소개된 작품은 아닙니다. 일본어 독해 실력은 형편없지만 읽고 싶은 마음에 도전해 보았는데, 전 3권으로 각 권당 200페이지 정도 분량 정도라 다행히 어떻게든 읽을 수 있었습니다.
정체 불명의 누군가가 보낸 초대장으로 모인 사람들이 폐쇄된 장소에서 생존 게임을 벌인다는 설정은 흔합니다. 하지만 초대받은 사람들이 서로를 없애야 하는 서바이벌 게임이 아니라는건 독특했습니다. 초대장이기도 한 '퍼즐'을 모두가 푸는게 살아남는 조건이라서, 모두 살아남는 것도 가능했으니까요.
또 이런 류의 생존 게임은 게임이 진행되는 상황의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문제가 많았었는데, '상자'에 갖혀있는 '인과'를 잡아먹는 괴물에게 먹이를 주기 위해서 게임을 벌인다는 나름의 이유도 괜찮았습니다. 황당무계하게 스케일을 키워버리니까 오히려 번잡하고 비현실적인 게임이 더 말이 되더라고요. 처음에는 그냥 사람들을 불러들였지만, 사람들이 패닉을 일으키며 생각대로 행동하지 않자 - 당연합니다. 정체 불명의 공간에 갇혔을테니... -, 사람들이 단계를 밟아 나가며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도록 '퍼즐'을 풀게 했다는 설정, 그리고 '먹이'가 사람들이 버리고 싶은 것이라는 설정도 마찬가지입니다. 괴물의 먹이가 '인과'인 탓에, 사람들이 상자에 두고가서 '무언가'가 원래부터 없던게 되어버리면 - 예를 들어 아내를 상자에 준다면, 상자에서 나온 세상에는 아내가 처음부터 없다. -, 인과관계 변화가 크게 생겨서 그에 따른 에너지를 상자 속 괴물이 먹어치운다고 설명되는데, 상황에 대한 설득력은 충분했어요. 괴물의 실체가 등장하지는 않지만, 작가가 자주 써먹는 특유의 크툴루 신화스러운 분위기를 적당히 살린 은근하게 묘사도 한 몫 하고요.
다른 소소한 설정들도 잘 짜여져 있는 편입니다. 초대된 사람들이 6명인 이유는 '상자', 즉 육면체가 플레이어들을 선택하여 퍼즐을 풀게 했기 때문입니다. 이는 퍼즐을 풀었다는 증거인 카드가 죽은 사람 것이라도 반드시 필요했던 이유와도 연결됩니다. 육면체에 카드를 붙여야 했기 때문이었거든요. '퍼즐'을 풀지 않는게 가장 중요한 규칙 위반이라서 그런 짓을 한 플레이어는 상자가 처단한다는 설정, 그리고 입장권과 퍼즐을 넘기면 플레이어로서의 권리를 넘길 수 있다는 설정은 전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뿐더러 이야기 절정부에서 아주 잘 사용되고요.
작중에 등장하는, 작가가 직접 고안했다는 퍼즐들도 좋습니다. 종이를 접어야 풀 수 있는 미로, 일행의 이름을 사용하는 힌트없는 크로스워드 퍼즐에서 시작해서, 각 에피소드 표지 그림 등 곳곳에 삽입된 그림 퍼즐들 모두 볼거리였거든요.
퍼즐 풀이에 긴장감을 부여하기 위한 장치들도 적절합니다. 코우지는 세공 상자를, 메구미는 루빅스 큐브를 이미 풀었는데 상자에 들어갈 때 퍼즐을 풀었다는 증거인 카드를 받지 못했었지요. 오히려 '안'에서 다시 풀어야 한다는 이야기만 들었고요. 이는 세공 상자와 루빅스 큐브를 풀었던 방법을 상자 안에서 그대로 다시 반복해야 한다는 전개로 이어지는데, 아주 흥미진진했습니다. 세공 상자의 해법 순서대로 '문'을 열고 닫을 때 열린 문으로 괴물이 들어올 수 있는 상황에 처해지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메구미가 풀어야 하는 퍼즐이 전체 면이 백색인 루빅스 큐브라는 것도 기발했습니다. 원래 밖에서 풀었던 큐브 순서 그대로 다시 풀어야 했던 거지요. 네비게이터가 이를 방해하기 위해 큐브를 건드리려 했었던 상황은 정말로 큰 위기였고요. 한 칸이라도 돌렸으면 푸는게 불가능했으니까요.
캐릭터 구성도 나쁘지 않습니다. 전형적인 소년 만화 주인공다운 쾌남 코우지를 비롯한 대부분 등장인물들의 활약이 잘 배분되어 있는 덕분입니다. 메구미가 상자에 갇힌 타니 부부를 데려오려 했던게 알고보니 중요했다는 - 타니 부부의 카드를 손에 넣을 수 있어서 - 게 대표적입니다. 딜러, 힐러 등으로 역할 구분이 되는게 아니라 모두 퍼즐을 푸는데 성공하는 두뇌파 모습을 공평하게 보여준다는 점과 코우지와 메구미, 치에코의 기묘한 삼각관계도 독특했고요.
패닉을 일으키는 어른 두 명과 네비게이터 괴소녀와의 대결을 통해 서바이벌 게임이 아닌 탓에 다소 부족했던 갈등과 대결 구도를 보완하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였습니다.
그러나 '네비게이터'같은 설정 구멍이 없지는 않습니다. 사람들을 불러모아서 목숨을 걸고 게임을 시키고, 그 결과 자기가 필요없다고 생각하는걸 먹이로 준다는게 상자 퍼즐 게임의 핵심입니다. 그런데 왜 이를 플레이어들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않는걸까요? 애초에 제대로 먹이를 주지 않으면 상자 속 괴물이 상자를 찢고 나올 수 있어서 이 게임을 벌인다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이 게임은 퍼즐을 잘 풀도록 도와줘서 필요없는걸 - 그리고 그에 따른 인과 에너지를 - 쉽게 받아내는게 목적이 되어야 합니다. 구태여 플레이어들을 곤경에 빠트리고, 심지어 죽이려고 할 이유가 없어요. 그런다고 인과 에너지가 늘어나는 것도 아니니까요.
그리고 네비게이터는 마지막에 카드에 표시되는, 자기가 바쳐야 할 무언가를 상자에게 주는걸 거부하면 그 플레이어 혼자서만 빠져나올 수 있다고 알려줍니다. 그러나 각자에게 필요없다고 생각하는 것을 주는건데 그걸 거부하고 상자를 빠져나오는 선택을 하는 플레이어가 있을까요? 실제로 작중에서 코우지는 집안의 우환이 되어버린 죽은 형의 존재, 메구미는 성정체성장애를 겪는 자신의 '남성', 치에코는 자기를 고립되게 만든 '영감'을 주는데, 이것들은 그들이 너무나 쉽게 버릴 수 있고 버려야 하는 것으로 작 중에서 설명됩니다. 코우지 일행 중 이것들 때문에 배신을 할 사람이 있을리 없습니다. 이미 친구 이상이 되기도 했고요.
게다가 네비게이터는 쿄우코의 작전으로 진짜 '플레이어'가 되었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자기가 직접 무언가를 주는걸 거부하면 됐습니다. 일행을 유혹해서 배신하게 만들 필요는 없었어요.
모두가 필요없는걸 바친 정도가 목숨을 건 게임 보상이라는건 좀 시시했고요.
그래도 이런 설정 구멍은 빠른 전개와 여러가지 퍼즐의 배치로 읽으면서 눈치채기는 어렵지만, 더 큰 문제는 발암 캐릭터 쿄우코입니다. 이야기 맥락을 많이 끊을 뿐더러, 그녀가 네비게이터 소녀에게 싸움을 걸어서 코우지 일행이 위기에 처하게 되기 때문에 만악의 근원이라고 할 수 있거든요. 단순히 '흥미가 넘쳐서' 상자에 일부러 뛰어든다는 등의 캐릭터 설정도 쉽게 납득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녀가 대활약하는 '착시 퍼즐' 부분은 퍼즐이라고 하기는 억지스러운, 다소 개그스러운 내용이라서 역시나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고요.
캐릭터 구성도 나쁘지 않습니다. 전형적인 소년 만화 주인공다운 쾌남 코우지를 비롯한 대부분 등장인물들의 활약이 잘 배분되어 있는 덕분입니다. 메구미가 상자에 갇힌 타니 부부를 데려오려 했던게 알고보니 중요했다는 - 타니 부부의 카드를 손에 넣을 수 있어서 - 게 대표적입니다. 딜러, 힐러 등으로 역할 구분이 되는게 아니라 모두 퍼즐을 푸는데 성공하는 두뇌파 모습을 공평하게 보여준다는 점과 코우지와 메구미, 치에코의 기묘한 삼각관계도 독특했고요.
패닉을 일으키는 어른 두 명과 네비게이터 괴소녀와의 대결을 통해 서바이벌 게임이 아닌 탓에 다소 부족했던 갈등과 대결 구도를 보완하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였습니다.
그러나 '네비게이터'같은 설정 구멍이 없지는 않습니다. 사람들을 불러모아서 목숨을 걸고 게임을 시키고, 그 결과 자기가 필요없다고 생각하는걸 먹이로 준다는게 상자 퍼즐 게임의 핵심입니다. 그런데 왜 이를 플레이어들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않는걸까요? 애초에 제대로 먹이를 주지 않으면 상자 속 괴물이 상자를 찢고 나올 수 있어서 이 게임을 벌인다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이 게임은 퍼즐을 잘 풀도록 도와줘서 필요없는걸 - 그리고 그에 따른 인과 에너지를 - 쉽게 받아내는게 목적이 되어야 합니다. 구태여 플레이어들을 곤경에 빠트리고, 심지어 죽이려고 할 이유가 없어요. 그런다고 인과 에너지가 늘어나는 것도 아니니까요.
그리고 네비게이터는 마지막에 카드에 표시되는, 자기가 바쳐야 할 무언가를 상자에게 주는걸 거부하면 그 플레이어 혼자서만 빠져나올 수 있다고 알려줍니다. 그러나 각자에게 필요없다고 생각하는 것을 주는건데 그걸 거부하고 상자를 빠져나오는 선택을 하는 플레이어가 있을까요? 실제로 작중에서 코우지는 집안의 우환이 되어버린 죽은 형의 존재, 메구미는 성정체성장애를 겪는 자신의 '남성', 치에코는 자기를 고립되게 만든 '영감'을 주는데, 이것들은 그들이 너무나 쉽게 버릴 수 있고 버려야 하는 것으로 작 중에서 설명됩니다. 코우지 일행 중 이것들 때문에 배신을 할 사람이 있을리 없습니다. 이미 친구 이상이 되기도 했고요.
게다가 네비게이터는 쿄우코의 작전으로 진짜 '플레이어'가 되었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자기가 직접 무언가를 주는걸 거부하면 됐습니다. 일행을 유혹해서 배신하게 만들 필요는 없었어요.
모두가 필요없는걸 바친 정도가 목숨을 건 게임 보상이라는건 좀 시시했고요.
그래도 이런 설정 구멍은 빠른 전개와 여러가지 퍼즐의 배치로 읽으면서 눈치채기는 어렵지만, 더 큰 문제는 발암 캐릭터 쿄우코입니다. 이야기 맥락을 많이 끊을 뿐더러, 그녀가 네비게이터 소녀에게 싸움을 걸어서 코우지 일행이 위기에 처하게 되기 때문에 만악의 근원이라고 할 수 있거든요. 단순히 '흥미가 넘쳐서' 상자에 일부러 뛰어든다는 등의 캐릭터 설정도 쉽게 납득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녀가 대활약하는 '착시 퍼즐' 부분은 퍼즐이라고 하기는 억지스러운, 다소 개그스러운 내용이라서 역시나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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