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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03

할거 없어서 몰아본, 요새 핫한 넷플릭스 액션 영화 3편



<<그레이맨>>
한줄평 : 돈을 어디에 썼는지 모르겠다.

넷플릭스에서 사상 최고액 (2억 달러)을 투자하여 제작한 영화.
거대 조직에 의해 킬러로 키워졌지만 그 조직에게 배신당한다는건 너무 흔한 설정이었고, 악의 축이라 할 수 있는 CIA 부문장이 자기 친구이자 사설 용병단 리더인 로이스를 시켜 식스를 뒤쫓게 하는 전개 역시 특별한 반전을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전개에서 설명도 많이 부족했습니다. 전 팀장이었던 피츠로이가 뒷통수를 한 번 쳤음에도 그를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던가, 자기 경력이 제일 중요했던 미란다가 식스와 갑작스럽게 힘을 합친다는게 대표적입니다. 미란다가 도와줄걸 확신한 것으로 보였던 식스의 행동 - 로이스의 총구 앞에서 신발 사이즈를 묻는 - 도 이해가 되지 않고요. 전 세계를 돌아다니는 것도 돈을 많이 투자했기 때문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뭐 이런 류의 영화에서 특별한 설정이나 이야기를 기대하는건 무리이기는 합니다. 그러나 액션 장면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시종일관 액션이 이어지기는 하는데, 화끈함과 기발함 모두 평이한 수준이었던 탓입니다.

그래도 프라하 도심에서 펼쳐지는 액션은 볼 만 했습니다. 특히 도심을 가로지르는 '트램'과 추격하는 자동차들이 겹치는 액션 장면이 백미였어요. 복잡한 무대를 효과적으로 잘 활용하고 있거든요. 트램 지붕에 올라간 식스가 트램이 지나가는 건물 유리창을 통해 트램 내부의 적 위치를 인지하고 총으로 쏘는 장면처럼요.
피츠로이와 그 조카를 왜 구하려고 목숨을 거는지도 잘 모르겠지만, 조카 클로이 앞에서 악당들을 물리치고 아무렇지 않은 듯 나타나는 모습은 전형적인 클리셰이기는 하나 꽤 멋졌습니다.

그래서 별점은 2점. 머리를 비우고 보기에는 나쁘지 않은데, 사실 이 영화의 가장 큰 단점은 지나치게 거대한 제작비를 썼다는 겁니다. 로저 코만이 이야기했던 대로, 2억 달러를 썼으면 2억 달러를 쓴 티가 확실히 나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습니다.



<<카터>>
한줄평 : 액션은 좋은데 무슨 이야기를 하고있는지 모르겠다.

<<악녀>> 등의 작품으로 액션 영화의 장인으로 거듭난 한국 감독 정병길의 신작.

이 작품의 문제는 각본입니다. 너무 욕심을 부렸어요. 카터가 왜 기억을 잃고 소녀를 찾아 나서는지, CIA는 왜 남의 나라에서 무리한 작전을 펼쳐가면서까지 소녀를 확보하려 하는지, 북한 쿠데타 세력의 목적은 무엇인지 등에 대해서 제대로 설명되는건 하나도 없습니다. 카터가 누구인지도 불분명하고, 누구랑 왜 싸우는지도 잘 모르겠으니 말 다했지요.

그래도 독특한 촬영과 액션은 괜찮았어요. 이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전체를 하나의 씬으로 찍은 듯한 촬영인데, 중간중간 무리수가 보이기는 해도 아이디어만큼은 높이 평가하고 싶습니다. 이러한 촬영과 결합된 액션도 화끈하기로는 더할 나위 없습니다.

그래서 별점은 2점. <<그레이맨>>보다는 화끈하지만, 더 잔혹하고 더 말이 안됩니다. 호불호가 많이 갈릴 작품이에요.



<<R.R.R>>
한줄평 : 어이는 없지만 재미는 있었다.

인도산 액션 영화. 영국이 인도를 지배할 때를 무대로 인도 독립 운동가 두 명 - 빔과 라주- 의 활약을 그린 작품.

가장 눈에 띄는건 액션입니다. 화끈함을 넘어서 과장이 정말 심하거든요. 초반 불타는 강에서 빔과 라주가 위험에 처한 소년을 구하는 장면을 필두로 하여 기존 상식과 물리 법칙을 뛰어넘는 액션이 난무합니다. 단 둘이서 활과 창만으로 영국 총독의 군대를 쓸어버리고 총독부 관저(?를 날려버리며 총독마저 없애는 결말의 액션 장면이 화룡정점이라 할 수 있고요. 여기에 액션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인도 영화 특유의 뮤지컬스러운 노래와 군무가 빠지지 않은 것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말이 안되기는 하는데, 재미있게 보기는 했습니다. 두 친구의 고민도 설득력있게 그려지고 있고, 권선징악이 명확한 이야기 구조도 마음에 들었거든요. 우리나라로 따지만 백범 김구 선생이 각시탈로 나와서 일본군을 쓸어버리다가 마지막에 일본 총독마저 없애버린다는 영화인데 이런게 재미가 없을리가 없잖아요? 어이없는 액션도 흥을 돋우는 요소였고요.

그래서 별점은 2점. 누구에게나 권해드릴 수는 없지만 취향이 맞으신다면 꽤 즐겁게 볼 수 있는 영화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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