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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06

금의 나라 물의 나라 - 이와모토 나오 / 김진희 : 별점 3점

금의 나라 물의 나라 - 6점
이와모토 나오 지음, 김진희 옮김/애니북스

고도의 기술력과 중계 무역으로 번성하고 있지만 자원 고갈로 멸망해가는 A 나라, 기술적 기반은 보잘 것 없지만 풍부한 인적, 천연 자원을 가지고 있는 B 나라는 오랜 앙숙으로 얼마 전 전쟁까지 치룬 관계. 중재에 나선 신의 명령으로 A 나라는 가장 아름다운 아가씨를, B 나라는 가장 현명한 젊은이를 각각 상대국에 신부, 신랑으로 보내게 되는데...

<<동네에서 소문난 텐구의 아이>> 로 알게 된 순정 만화가 이와모토 나오의 판타지 단편. 발표 당시 이런저런 상을 휩쓸은 바 있죠. 상극이라 할 수 있는 두 나라 (제목의 나라이며 "금의 나라"는 부유한 A국, "물의 나라"는 자원 부국 B 나라를 뜻합니다) 의 대립이 우연히 만나게 된 두 남녀 덕분에 해소된다는 이야기인데 이와모토 나오 특유의 개그 센스도 곳곳에 잘 살아있을 뿐 아니라 굉장히 따뜻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라 마음에 들었습니다. 선량하고 착하게, 노력하며 살면 언젠가는 복을 받는다는 교훈도 전해주기 때문에 나중에 ("정부" 라는 표현을 설명해 주지 않아도 될 때 쯤) 딸에게 꼭 읽어 보라고 하고 싶을 정도였어요.

이러한 이야기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건 실수투성이 실업자인 '똑똑한 젊은이' 나란바야르와 뚱뚱하고 예쁘다는 말 한 번 들어본 적 없는 '아름다운 아가씨' 사라 공주 캐릭터입니다. 예쁘고 잘생긴 공주들과 정부 문라이트에 비하면 보잘 것 없지만 심성과 행동거지, 사고 방식이 훨씬 중요하다는 묵직한 메시지가 짧은 단편임에도 여러가지 묘사들로 캐릭터를 탄탄하게 쌓아 올린 작가의 솜씨 덕에 효과적으로 전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형적인 미남 미녀 로미오와 줄리엣 류의 캐릭터를 비튼 발상도 돋보이고요.

물론 이야기가 너무 급하게 마무된다는 단점은 있긴 합니다. 단편인 탓인데 지금보다는 조금 길어지더라도 나란바야르의 수로 건설 계획과 이를 위한 양국의 수교는 조금 더 상세하게 다루어 주었어야 하지 않나 싶어요. 최종 보스인 왕을 설득하는 몇 마디 말로 모든 위기와 장애물이 해소되는 건 급작스러웠거든요. 사라가 한 "아버지가 왕이라서 다행이다" 라는 말이 보다 효과적으로 사용되는 것도 좋았을 텐데 말이죠.

그래도 여기저기서 받는 호평은 충분히 수긍이 가는 수작입니다. 제 별점은 3점입니다. 서사만 조금 보강해서 눈이 호강하는 화려한 비쥬얼의 애니메이션을 제작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애니메이션 시장도 새로운 것 보다는 과거의 히트작들의 리메이크와 리부트가 많아 보이는데 이렇게나 좋은 컨텐츠를 왜 묵히는지 알다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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